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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자리 분위기가 비로소 예열되려고 하는데, 연애하는 놈들이 하나 둘 빠져나가다 보니, 이제는 서준이 녀석 밖에는 남지 않았다.
푹 삶은 고사리처럼 분위기는 다운 되었고, 서준이는 벌써 술에 취했는지 복학 전에 알바했던 얘기들을 재미없게 늘어놓고 있었다.
서준: “그래서 또 랙카에 실어 보냈지 뭐냐…”
나: “야.. 그 얘기 저번에 했던 거잖아.. 재밌는 얘기 없냐?”
맨날 둘이서만 노는 동아리 회식에 재밌는 이야기 레파토리가 남아있을 리 만무하지마는, 무심코 재밌는 얘기를 들려달라는 말을 뱉어버렸다.
서준: “재밌는얘기.. 글쎄.. 군대에서 귀신 본 얘기라도 해 줄까?”
나: “그것도 들었어.. 니 동기가 귀신 본 거? 삼 만 번은 들은 것 같다.”
서준: “아.. 그냐..”
서준은 뻘쭘한지 소주가 얼마 고여있지 않은 소주잔을 입에 가져갔다.
서준: “그럼 관련된 새로운 얘기를 해 줄게, 그 동기가 고등학교 때인가, 경주로 수학여행을 갔었대. 거기 호수인가 안압지던가 근방에서 저녁에 놀다가 그 친구가 물귀신을 본 거야.”
나: “응.. 그래서?”
서준: “그래서 그 친구가 아이들한테 물 가까이 가지 말라고 했다고 하더라고. 뭐.. 친구들 사이에서도 그 친구 귀신 보는 건 다 알려져 있을 테니까 다들 잠자코 말을 들었겠지.”
나: “응..”
서준: “그래서 그 친구네 반 애들은 별 일 없었는데, 다른 학교 애들 중에 물에 빠져 죽은 사람이 생겼다고 하더라고. 그 날 말이야.”
나: “신통하구만.. 어밴져스에 껴도 되겠어.”
서준은 건성건성 듣고 있는 내 얼굴을 보더니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귀신이란 말을 듣고 보니 뭔가 잊혀져 있던 생각이 떠올랐다.
나: “아.. 귀신 얘기 하니까 말인데, 요즘 좀 이상한 일이 있다.”
서준: “뭔데? 자취방에 글랜더 귀신이라도 나오냐?”
나: “글랜더가 뭐냐.. 슬랜더겠지… 여튼 흠.. 어쩌면 그런지도 몰라.”
서준: “뭐야? 이자식이 나만 놔두고, 너 여친 생기는 거냐?”
나는 어이없는 코웃음을 치며 서준이의 말을 무시하고 말을 이어갔다.
나: “귀신은 아니고.. 내가 오늘 아침에 샤워실 하수구를 청소하는데, 긴 머리카락이 나왔지 뭐냐.”
서준: “뭐야.. 진짜 여친 생긴 거야?”
나: “아냐… 뭔 일인지 모르겠어. 근데 이 번이 처음이 아니야.”
서준: “그래? 집에 여자가 들어온 거냐.. 어머니 아냐? 잠깐 자취방에 왔다 가신 거 아냐?”
나: “아니야.. 절대 그럴 리가 없어.”
서준: “흠.. 그래? 희한하네.. “
나: “저번에도 방 청소를 하는데, 긴 머리카락이 나오는 거야. 섬뜩하기도 하고. 아놔.. 기분이 그래서 그런지 요즘에 자꾸 악몽도 꾸고 정신이 없다.”
서준: “악몽? 아.. 그래서 요즘 아침에 지각하는 거냐?”
나: “그런가.. 저녁에 엄청 일찍 자는데도 아침에 잘 일어날 수가 없더라.. 알람을 켜놔도 무시하고 계속 늦잠을 자게 돼. 저번에는 12시까지 잠을 자는 바람에 오전 수업을 다 제꼈다. 원론 한 번만 더 빠지면 F뜰 것 같다.”
서준: “아.. 그래서 그랬구나? 기가 빨려서 그런가? 가위눌리는 건 없고?”
나: “몰라.. 저녁부터 졸리고, 한 번 자면 기억도 안 나고. 미치겠다. 방에 수맥이라도 있는 건가?”
서준: “수맥이든 아니든, 긴 머리카락 나오는 건 좀 아니지 않냐?”
나: “…”
서준: “내가 저번에 영화를 봤는데, 집에 노숙자가 숨어있는 거. 혹시 그런 거 아냐?”
나: “글쎄.. CCTV라도 설치해야되나..”
서준: “뭐.. 모르니까 담에 폰으로 동영상 촬영이라도 걸어놓고 나와봐. 학교 가기 전에.”
나: “뭐.. 설마 그럴까 싶다. 원룸이라서 숨을 곳도 없어.”
서준: “너네 원룸 꽤 크다며? 노숙자 말고 긴 머리 나올 이유가 없지 않냐? 아니면 누가 가끔 들어와서 씻고 가는 건가.”
나: “뭐.. 일단 모르는 일이니까 누가 들어오는지 확인은 해 봐야겠다.”
친구들 없이 쓸쓸하게 일찍 파하는 술자리가 요즘에는 더 기분 나쁘게 느껴진다.
무엇보다 무언가 일어나고 있는 집에 혼자 들어가서 자야 된다는 부담감이 느껴지기 때문인 것 같다.
○○○
몇일 뒤에도 집에서 긴 머리카락이 발견됐다.
방에서 가끔 시큼한 냄새도 난다.
노숙자가 숨을 장소가 없는, 좁은 원룸이기 때문에 누군가 집에 들어오는 것이 아닐까 강하게 의심이 들었다.
그래서 요 몇 일 동안 집에다가 스마트폰을 숨겨놓고 동영상 녹화를 해 봤지만, 아무 것도 건지지 못했다.
어제 저녁부터는 이상한 환청도 들렸다.
누군가 손톱으로 긁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렸다.
나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귀신은 무섭지 않았다.
다만 나를 괴롭히는 피로감이나 궁금증, 그리고 최근에 시작된 환청을 뿌리부터 뽑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서준이를 통해, 귀신을 본다는 서준이의 군대 동기와 연락을 부탁했다.
그리고 주말에 서준이의 동기를 만나게 되었다.
○○○
나: “구현우씨죠? 저는 ‘유우기’라고 합니다. 바쁘실텐데 이렇게 오시게 해서 참 죄송해요.”
구현우: “안녕하세요. 아뇨.. 뭐 어차피 할 일도 없고 얘기 듣고 재밌을 것 같아서 와 봤어요.”
나: “아 네.. 얘기는 들으셨죠?”
구현우: “네.. 긴 머리카락이 보인다고요?”
나: “네.. 요즘 잠도 이상하게 많이 자고.. 환청도 들려요.”
구현우: “음.. 그럼 정신과에 가 보시는 게 어때요? 귀신이 영적으로 해코지를 할 수는 있겠지만, 물리적으로 뭔가를 남기는 경우는 저는 본 적이 없어요.”
정신과 얘기가 나오니까 왠지 허탈해졌다.
나를 정신병자 취급하다니, 잘 아는 친구였으면 멱살을 잡았을 것이다.
그래도 구현우의 비위를 건드리고 싶지는 않아서 짜증을 마음 속에만 담아 두었다.
나: “음.. 오늘 해결 안 되면 진짜 정신과라도 가 봐야겠어요. 요즘 너무 생활이 엉망이라.. 이 집이에요.”
방금 전에 나왔는데, 원룸의 철문에는 전단지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약간 후미진 동네라서 그런지 이상한 전단지들이 붙어있다.
애인대행과 신장을 매입하겠다는 전단지들이 새롭게 눈에 띄었다.
문을 열었더니 시큼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나는 성큼성큼 걸어가 욕실 하수구를 뒤져보았지만, 이번에는 긴 머리카락을 발견하지 못했다.
정말 희한하게도, 지난 번에 모아두었던 긴 머리카락 세 올은 어느새 짧아져 있었다.
나: “진짜 희한하네.. 제가 저번에 모아뒀던 긴 머리카락이 없어졌어요.”
나는 거짓말쟁이처럼 보일까 두려워, 모아뒀던 머리카락을 못 본 척하고 말했다.
구현우는 내 말에는 관심을 둘 상황이 아니라는 듯한 심각한 표정으로 집 주변을 둘러봤다.
구현우: “제가 어렸을 때 한약을 잘 못 먹었는지, 그 다음부터는 귀신을 볼 수 있었거든요. 오랫동안 귀신이라면 참 많이 봐 왔는데요..”
나: “네… 말씀 들었어요. 군대에서도 귀신을 보고서 사람들을 구했다면서요.”
구현우: “네.. 뭐.. 여튼 많이 봐 왔는데, 이렇게 심각한 경우는 처음 보네요.”
나: “심각해요? 왜요?”
구현우: “너무 끔찍한데요.. 잠깐 나가죠.. 여기는 좀…”
구현우는 쫓기듯 방에서 나갔고, 근방에 있던 카페들을 멀찌감치 지나서, 한 블록 너머에 있는 카페에 자리를 잡았다.
구현우는 긴장한 듯 땀까지 흘리고 있었다.
구현우: “저기.. 진짜 심각하던데요.. 바닥에서부터 원혼들이 기어올라오는 것처럼 보였어요.”
나: “네?”
구현우: “엄청 끔찍해요… 사지가 절단돼 있고, 여튼 거기서 나와야 돼요.”
나는 액면 그대로 구현우의 말을 믿어야 될까 의심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월세로 들어와 살고 있었다면 그냥 몇 개월 월세를 날리고 다른 집을 구하면 되는 일이겠지만, 내가 학교 다닐 때 쓰라고 어머니가 무리해서 구입한 곳이었기 때문에 나는 섣불리 그 집에서 나갈 수가 없었다.
나: “그게 머리카락이랑 무슨 상관이죠?”
구현우: “글쎄요.. 머리카락은 솔직히 모르겠어요. 무서워서 집을 제대로 둘러보지도 못했어요.”
나: “평생 귀신을 봐 오셨다면서 무서워요?”
구현우: “보통은 무섭지 않은데… 이렇게 원한도 많고, 숫자도 많고 그런 경우는 처음 봤어요. 다들 사지가 찢겨 있는 것도 희한하고요”
이 친구가 혹시 부적 장사를 하는 게 아닌가 싶어서 나는 한 번 떠 보았다.
나: “그럼 뭐.. 부적이나 그런 걸로 막을 방법이 없나요?”
구현우: “글쎄요.. 그냥 보통의 것으로는 안돼요. 그리고 집 안에만 하는 것도 안돼요. 이미 들어온 원혼을 밖으로 내보내야 돼요.”
나: “어떻게요?”
구현우: “어려워요 방법이. 그냥 집에서 나와서 다른 집을 찾으세요.”
나: “흠.. 집을 나올 수가 없어요. 저거 제 집이거든요. 세 들어 사는 게 아니라서..”
구현우는 표정을 찡그리며 고심을 한 끝에 입을 열었다.
구현우: “꼭 나가셔야 되는데.. 어쩔 수 없다면 원혼들을 집에서 내보내야 돼요.”
나: “네.. 그럼 어떻게 할까요?”
구현우: “제가 아는 스님이 계세요. 좀.. 후미진 곳에서 혼자 사시는데, 직접 가서 부적을 받아 볼게요. 생각보다 심각해서 쉽게는 안될 거에요.”
나: “그럼 그것만 붙이면 되는 거에요? 간단하네요?”
왠지 부적 값을 비싸게 부를 것 같아서 나는 기분이 좀 안 좋았다.
흥정을 어디서부터 해야 할지 지켜보고 있었다.
구현우: “간단하지는 않아요. 그냥 집에 붙인다고 해서 해결되는 게 아니에요.”
나: “그럼 굿이라도 해야 되나요?”
돈이 더 필요하다는 얘기로 들려서 내 말투에 빈정거림이 섞였다.
구현우: “아니요.. 원혼은 바닥으로 올라오는 거에요. 아랫집에도 부적을 붙여서 원혼을 내보내야 돼요.”
나: “아랫집에요? 그럼 문 밖에다가 붙이고 오면 될까요?”
구현우: “그 정도로는 안 될거에요. 집 안에다가 잘 붙여야 돼요.”
나: “그래요? 흠… 알았어요. 근데 그렇게 하면 긴 머리카락은 이제 안 보이게 될까요?”
구현우: “솔직히 머리카락은 왜 생기는 지 모르겠어요. 이번에 원혼을 다 내보내고 나면 다시 생각해 봐요.”
나: “그렇군요.. 그럼 부적이랑 수고비는 어느정도 드리면 될까요?”
구현우는 약간 머쓱한 웃음을 머금고 말 했다.
구현우: “그 스님은 따로 돈을 받지는 않으세요. 그냥 공양미로 한 가마 값 정도만 주시면 괜찮을 거에요.”
○○○
택배로 부적이 도착할 때까지 한 보름은 걸린 것 같았다.
그 친구가 공양미 값을 떼먹고 잠적한 게 아닐까 싶을 무렵이 되어서야 정성스럽게 포장된 부적 두 장이 집으로 배달 되었다.
그 동안에도 긴 머리카락들이 가끔씩 나타났고, 시큼한 냄새가 머리를 띵하게 했다.
어제 새벽 2시에는 여자의 종이를 찢을 듯 날카로운 비명이 들린 것 같았다.
어쩌면 주변에 성매매 업소가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배송된 부적 중 한 장을 집 현관문 위에 붙이고, 나머지 한 장을 어떻게 아랫집에 전달할 지 고민했다.
생각 끝에, 정성스럽게 편지를 써서 아랫층 사람에게 보이도록 우편함에 넣어 두었다.
동봉된 부적을 현관에 붙이면 좋겠다는 조금 어이 없는 내용이었다.
○○○
일 주일이 지나도, 우편함에 넣어둔 편지가 그 자리에 계속 있었다.
오히려 고지서에 파묻혀, 내 편지는 존재감을 점점 잃어가고 있었다.
계속 되는 불안함과 악몽 때문에, 이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겠다 싶어서 나는 내가 쓴 편지를 빼들고서 과감하게 아랫층 문을 두드렸다.
“똑똑똑”
알 수 없이 소름 끼치는 적막감이 감돌았다.
문 너머에서 내 모습을 계속 지켜보기만 할 뿐, 노크 소리에 응답하지 않는다는 생각도 들었다.
기묘한 호흡의 압력이 나에게까지 전해지는 기분이었다.
“똑똑똑”
다시 한 번 노크를 했더니, 안 쪽에서 소란스럽게 문을 열었다.
노크 즉시 문을 연 것을 보면, 확실히 그 사람은 문 너머에서 뭔가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았다.
아저씨: “누구시죠?”
아저씨는 기묘한 눈동자를 굴려 내 주변을 둘러보며 어눌한 말투로 응답했다.
나: “아.. 저 윗층 사람인데요?”
부적 얘기를 직접 전하려고 생각하니 부끄러운 마음에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아저씨: “네.. 펴..편지요? 아…”
나: “아.. 네. 편지를 편지함에 꽂아놨었는데, 안 읽으셔서요.”
아저씨는 또 눈을 굴리며 말했다.
아저씨: “그랬구나.. 그거 잘못 온 건 줄 알았어요. 일단 들어 오세요.”
아래층은 원룸이 아니었다.
아니, 더 큰 원룸인지도 모른다.
칸막이를 해 놔서 마치 방이 있는 것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나는 원혼들 이야기가 떠올라서 본의 아니게 눈을 돌려 집 안을 둘러봤고, 아저씨는 그런 나의 모습을 탐탁치 않게 지켜봤다.
아저씨는 소파에 앉은 나에게 종이컵에 따른 커피를 한 잔 주었다.
나: “죄송한데 이 거 받아주세요.”
나는 부적이 동봉된 편지를 아저씨에게 전달했다.
아저씨는 아무런 감정을 보이지 않고 편지를 열었다.
아저씨: “편지 내용은 전에 읽었어요. 이런 귀한 걸 보내주시고..”
아저씨는 능숙하게 봉투에서 편지와 부적을 뽑았다.
아저씨: “원혼이라는 거군요?”
나: “네.. 저기.. 제 친구의 친구가 그런 걸 잘 봐서요. 용하다고 할까... 사람을 구한 일도 있고.”
아저씨: “아.. 네”
나: “그래서 혹시 모르니까 또 그 친구가 구해준다는 생각으로 조심하면 좋을 것 같아서요..”
아저씨는 처음 보는 브랜드의 담배를 입에 물고 말했다.
아저씨: “네.. 그쵸.. 조심해야죠..”
아저씨가 물고 있던 담배에 불을 붙이자, 지독한 담배의 구린 냄새가 퍼졌다.
아저씨는 소파에 앉지 않고 내 주변을 서성거리더니, 나중에는 화분에 물을 주려는 듯 분무기를 어디선가 하나 들고 소파로 왔다.
그러더니 아저씨는 다짜고짜 내 코 앞에 분무기를 대놓고 빠르게 세 네 번 뭔가를 뿌렸다.
특유의 시큼한 냄새가 코를 뒤덮었고, 무례한 행동에 놀라 나는 자리에서 반사적으로 일어났다.
하지만 무릎에 잠깐 들어갔던 힘이 천천히 빠지면서, 슬로우모션처럼 다시 소파에 엉덩방아를 찧게 되었다.
아저씨: “원혼이라니.. 크크크… 다 보내기 전에 너 까지는 넣어줄게..”
아저씨는 즐겁다는 듯이 서랍을 열고 라텍스 장갑을 조심스럽게 끼기 시작했다.
특유의 시큼한 냄새가 익숙하게 느껴졌다.
그래.. 가끔씩 방에 흘러들어오던 그 특유의 냄새였다.
나는 힘이 들어가지 않는 손을 애처롭게 쳐다보면서 낑낑대며 온 정신을 집중했다.
기절할 것 같은 피로감이 찾아왔지만, 나는 더욱 더 정신을 집중했다.
내가 뚫어져라 쳐다보던 손가락이 점점 길어졌다.
내가 눈을 감기 전까지 주변에 있던 식물들, 아저씨의 모습이 모두 점점 길게 보였다.
아저씨는 아기처럼 나를 안아들고, 병원에서나 볼 법한 철제 침대에 눕혔다.
매트리스 위에 덮어진 차갑고 두꺼운 비닐의 느낌이 척추를 타고 느껴졌다.
아저씨는 냉장고에서 꺼내온 차가운 냉동박스를 열고, 능숙하게 적출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