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은 많이 들어보셨을 것이고, 이미 알고 계실 거에요. 쉽게 생각하면 돈을 빌려주고서, 언제 어떻게 갚겠다고 발행한 증표가 채권이죠. 세계적으로 채권시장은 주식시장에 비해서 세 배는 크다고 하죠. 경제뉴스를 보면 주식시장 이야기도 많이 나오지만, 채권에 대한 얘기도 빠지지 않고 등장해요. 특히 시장이나 기업이 어려운 경우에는 빠짐없이 채권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요. 최근에도 미국의 장단기 채권 수익률 역전이 기사에 많이 오르내렸어요. 채권은 우리의 생활과 매우 밀접하다고 해요. 주식에 비해서 역사도 오래됐고, 시장도 크고, 금융의 근간이 되죠. 하지만 여러분은 직접 채권에 투자해 본 적이 있나요? 채권을 계좌에 직접 담아본 일은 있으신가요? 금융시장의 근간이 된다는 채권이지만 주식에 비해서 사람들이 접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에요. 실제로 주식에 비해 쉽고, 안정적인 채권을 왜 우리는 직접 접하는 일이 별로 없는 걸까요? 사실 알아보면 채권에 직접투자하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답니다. 이번에는 채권에 대해서 알아보고, 실제로 매매하면서 채권을 통해서 수익을 내 봐요. 채권은 주식보다는 좀 더 안정적이고, 예상 가능한 수익을 주니까,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기본이 된다고 합니다. 피자로 따지자면 치즈피자 같은 느낌이랄까요? 기업이 활동을 하면서 돈이 필요한 경우가 생길 수가 있겠죠? 공장을 짓거나 생산시설을 산다거나, 사람들을 더 고용하기도 하고요, 채무를 갚기도 하지요. 보통은 회사에서 번 돈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가 그 자금으로 그런 일들을 하겠지만, 쌓아둔 자금이 없을 때에는 어떻게 할까요? 은행에 돈을 빌립니다. 개인들이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것처럼, 기업도 은행에게 대출을 받을 수 있지요. 그렇게 받은 대출금은 회사에 부채로 잡히게 됩니다. 유상증자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현재 주가에서 어느 정도 뺀 가격(보통 30%정도 빼 주는 것 같아요)으로 주식을 더 발행해서 사람들에게 파는 겁니다. 그러면 사실 이미 주식을 가지고 있던 주주들 입장에서는 손해이기 때문에 문제가 있죠. 그래서 기존 주주에게도 우선적으로 얼마 정도 유상증자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유상증자로 얻은 돈을 사용해서 회사는 빚도 갚고, 원하는 투자도 할 수 있죠. 경영권을 넘기는 조건으로 자금을 얻는 것이기 때문에, 어쨌든 주주들 입장에서는 좋지가 않아요. 채권(회사채)을 발행하기도 하지요. 장내채권일 경우에는 증권사를 통해서 채권을 발행해서 팝니다. ‘얼마만큼의 돈을 언제 갚을 것이고, 이자는 언제 어떻게 줄 것이다’라는 설명서도 만들고요. 주관하는 증권사는 사람들에게 공모(청약을 통해서 나누어 파는 것)를 해요. 해당 증권사 계좌를 만든 다음 증거금을 입금하고 공모에 응하면, 경쟁률에 따라 얼마씩 채권을 나눠주는 거죠. 공모를 하지 않는 채권들은, 브로커들을 통해서만 사고 팔 수가 있어요. 채권으로 돈을 버는 아이디어는 심플합니다. 채권에 써 있는 시간까지 회사가 망하지(파산, 워크아웃 등)않는다면, 채권에 명시된 금액만큼을 받는 다는 것이죠. 중간중간 채권 투자 설명서에 써 있는 만큼 이자도 받게 되는 것이고요. 중간에 채권 가격이 오르면, 팔아 치워도 됩니다. 하나은행에 저축을 하면 이자율 얼마 받나요? 요즘 2%도 못 받죠? 그런데 하나은행에서 발행한 채권은 금리 5.45%를 주네요(하나은행36-1 채권). 하나은행이 망할 가능성은 무척 적죠. 그리고 파산한다고 해도 예금자는 예금자보호로 5천만원까지만 보호가 됩니다. 5천만원을 훌쩍 넘어가는 금액으로 투자를 할 경우에는 저축이건 채권이건 별 차이가 없죠. 하지만 저축과 채권 사이에는 금리 차이가 몇 배는 난다는 점에서 채권투자가 엄청 유리하겠죠. 채권은 정말 많은 종류가 있어요. 발행 주체별로도 다르고, 상환 기간별로도 다르고, 설명서에 어떤 옵션을 넣었는가 등에 따라서도 달라요. 교과서처럼 모두 세세히 다루기는 좀 그렇고, 그냥 뭉뚱그려서 보시기 편하게 정리해 볼게요. 회사가 발행하는 채권. 회사에 돈 빌려준 증서. 국가가 발행하는 채권. 국가에 돈 빌려준 증서. 종이가 아니고 전자발행을 한 회사채. 1년 미만 단기 채권. 보통 3개월에 한 번 만기가 돌아옵니다. B급 이상(보통은 A급 이상)의 신용등급을 가진 회사가 단기간 자금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어음. 이자 선지급. (5) CB(Convertible Bond: 전환사채), BW(Bond with Warrant: 신주인수권부 사채), EB(Exchangeable Bond: 교환사채) 이 세 가지는 주식과 채권의 중간 영역이라고 해서 ‘메자닌(Mezzanine)’이라고 불립니다. 다음에 따로 다루려고 합니다. CB: 돈을 얼마 더 주면 신규주식을 발행해서 주식으로 전환해주는 채권. BW: 신규발행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신주인수권(워런트)’를 따로 주는 채권(전환 시 비용이 든다) EB: 회사 소유의 특정 주식으로 교환 가능한 채권 채권 만기까지 회사가 파산하지 않고, 내 채권을 돈으로 돌려줄 수 있을까? 이 질문이 채권투자의 핵심이에요. 그걸 알기 위해서는 재무제표를 확실히 파악하고 있어야 하겠지만, 사실 기업의 ‘신용등급’만 봐도 어느정도는 알 수 있지요. 신용등급 종류는 다음과 같이 나눠져 있어요 AAA, AA, A, BBB, BB, B, CCC, CC, C, D 대충 보시면 아시겠지만 AAA등급이 가장 건실하고, D로 갈수록 투자하기 적합하지 않은 상태이지요. 보통 BBB이상을 ‘투자적격등급’이라고 하고, 그 이하를 ‘투기등급’이라고 해요. 대충 감이 오시죠? BB아래등급의 회사들은 채권 만기 때 상환을 못할 수도 있겠다고 평가사들이 예측했다는 것이에요. 그렇다고 해서 신용등급을 과신해서도 안돼요. 기업에 따라서 우발채무(일정한 조건에서 생기는 채무)위험도 있고, 자산 가격을 잘못 책정하는 경우도 있고, 배임/횡령등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채무 불이행을 하는 경우들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에요. 실제로 2018년에는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이라는 회사에서 단기채권(ABCP)를 발행한 적이 있었는데요, 신용평가기관에서는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이 국유회사인줄로 착각해서 A등급을 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지요. 그런데 알고 보니 그 회사는 국유회사도 아닐 뿐더러 재무상태도 매우 좋지 않아서 부도가 나게 되었어요. 당연히 그 회사의 채권을 나누어 가진 사람들은 원금도 제대로 돌려받지 못했고요. 일단 시장에 어떤 채권들이 거래되고 있는지 확인해 볼까요? HTS에서 장내채권 주문 관련 화면을 찾아서 열어보면 보통 다음처럼 화면이 나와요.
채권 종목을 고르는 화면에는 만기가 남은 엄청 많은 채권들이 나와요. 하나하나 읽고 찾아보기 힘들죠. 그런데 그 중에 호가가 있고 거래가 되는 종목들은 그렇게 많지 않아요. 빨간 테두리에 있는 거래종목을 클릭하면, 요즘 거래되는 채권 종목들만 표시되지요. 그러면 그 중에 보이는 ‘메리츠증권 1905-01’이라는 채권 종목을 클릭해 볼게요. 클릭을 하면, 오른쪽에 호가들이 표시되게 되죠. 오른쪽 아래를 보면 주문을 할 수도 있어요. 주문은 다음에 해 보고, 일단은 그런 종목이 있고, 2019/05/31에 상장됐으며, 만기는 2026/05/30에 이루어진다는 사실만 알고 갈게요. 이제는 공시사이트에서 자세한 내용을 살펴볼게요. 전자공시시스템(Dart.fss.or.kr)에서 채권의 내용을 확인해 봅시다.
공시사이트에 들어가면 채권을 발행한 회사의 이름과, 기간(채권이 발행된 날짜 전후로)을 체크해서 검색해 봅시다. 그러면 초록색으로 표시된 것처럼 ‘투자설명서’가 나와요. ‘투자설명서’를 클릭하면 채권에 대한 내용이 나올 거에요. 559페이지짜리 투자설명서네요. 다 읽기는 좀 힘드니까 중요한 부분만 보죠. 일단은 ‘모집 또는 매출에 대한 사항’(18페이지)을 보면 채권에 대한 내용이 나오겠죠? 여기에 이자율이랑 이자지급 방법이 나와있네요. 이 채권을 만 원 어치 살 경우에, 1년에 395원을 이자로 받게 되고요 저기 써져있는 날짜가 되면 98.75원씩 계좌에 입금을 해 주는 식이에요. 물론 이자소득세(15.4%)를 빼면 83.5425원씩 받게 되겠네요. 아까 호가가 제시된 것(6-6-1)에서 10109원에 채권을 한 장 사두면 수익률이 얼마나 될까요? 일단 만기가 되는 2026년 5월 30일에 10000원을 받게 될 거에요. (장내 채권은 모두 만 원이니까요. 어떤 채권은 만기 상환율이 100%가 넘기도 해요.) 그리고 이자는 다음과 같이 받을 수 있겠죠.(세금은 생각하지 않을게요) 아, 물론 오늘을 기준으로 하니까, 오늘(2020년 5월 18일) 이후로의 이자만 생각할게요. 그러므로 이 채권의 연수익률은 이렇게 계산하면 되겠죠? (상환금 + 채권수익 – 채권가격) / 채권가격 / (보유 날짜 / 365일) * 100 보유날짜: 2020-05-18 ~ 2026-05-30 (2203일) 연수익률 = (10000 + 2468.75 – 10109) / 10109 / (2203 / 365) * 100 = 3.867552% 대략 연 3.86%정도가 나오네요. A+급의 신용등급을 가진 회사의 채권 치고는 나쁘지 않죠? 채권을 좀 더 낮은 가격으로 사면 수익률이 더 높아지겠죠? 매수호가 가격인 10051원에 운 좋게 매수했다면 연수익률이 어떻게 될까요? 연수익률 = (10000 + 2468.75 – 10051) / 10051 / (2203 / 365) * 100 = 3.98% 이제 실제로 채권을 사 볼까요? 장내채권은 HTS로 살 수 있고요, 장내채권이 아닌 경우에도 여러 루트를 통해서 구입 가능해요! 하지만 채권은 개인들에게는 인기가 없기 때문에, 좀 커다란 증권사가 아니면 HTS에 기능이 없는 경우도 꽤 있으니 알아보셔야 돼요. 일단 HTS를 열어서 장내채권 주문화면을 열어볼게요. 매매할 채권 종목을 선택한 다음에, 빨간 네모칸 안처럼 가격과 수량을 넣으면 돼요. 여기서 주의할 점은 ‘채권의 주문 수량은 이상하고, 액면가는 만 원이다’라는 점이에요. 주식처럼 ‘10주 사려면 10주를 넣어야지’ 이런 게 아니에요. 10주를 사고 싶으면 ’10 x 10,000원(액면가) = 100,000(원)’이라고 생각해야 돼요. 제가 하는 걸 보세요. 저는 10,000원짜리 채권을 50장 사려고 해요. 그래서 수량을 500(천원)으로 입력했어요. 매수가격은 10,052원으로 넣고요. 그러면 총 50 x 10052원 = 502,600원어치 매수주문이 들어갈 거에요. 헷갈리셔도 직접 해 보시면 괜찮을 거에요. 그렇게 입력을 하고 나니까, 초록칸이 쳐져있는 것처럼 주문이 잘 입력되었네요. 누군가 저 가격 이하로 매도를 해 주면, 저는 채권을 받아서 소유할 수 있게 되겠네요. 장내채권 외에 다른 채권들은 개인들이 사고파는 게 불가능해요. 증권사의 채권팀을 통해서 거래해야 하는 것이죠. 일단 증권사에 계좌를 만들고, PB(PrivateBanker)를 만드는 게 편해요. 계좌에 돈이나 주식을 왕창 넣어 놓으면(1억 이상 정도?) PB분이 지정되어 보통은 연락이 오고요, 증권사 영업점(본인이 계좌를 만든 지점)에 전화를 걸어서 PB분을 소개시켜달라고 하셔도 될 거에요. 그렇게 결정된 PB분에게 연락해서 투자할 수 있는 채권 리스트를 알려달라고 하시면, 해당 증권사가 거래하고 있는 채권의 리스트(종목, 신용등급, 수익률)을 알려주실 거에요. 그 중에서 원하는 종목을 매입해달라고 말씀하시면 PB분이 증권사 내부의 채권팀을 통해서 매수해 주시지요. 그런데 문제는 금액이에요. 보통은 1억 단위인데, 기본 금액을 좀 더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요. 왜냐면 채권은 매매단위가 커도 수익률이나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채권팀이 소액매매를 대행하기가 좀 애매하기(귀찮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보통 3~5억 정도는 보통 해야, 매입을 해 주는 것 같아요. 물론 증권사와 시기에 따라서 다르지만 말이에요. 전에 소개했던 것처럼 단기사채들은 보통 3개월 안에 상환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오래 가져가는 부담이 없어서 좋아요. 보통의 채권은 주식과 달라서 수익이 한정돼 있어요. (물론 다음에 말씀드릴 CB나 EB같은 메자닌 채권은 그렇지 않지만요) 대신에 회사가 어려우면 채권을 상환받기가 어려워지죠. 그래서 회사가 어려워질 경우, 채권 소유자들이 채권단을 꾸려서 회사와 상환 방법과 시기를 논의하게 되죠. 물론 그럴 일이 없어야 되기 때문에, 채권에 투자하기 전에 회사의 리스크를 더 확인해야 돼요. 일단 투자설명서나 공시를 보고, 채권을 상환할 만큼 자산이 충분히 있는지 확인해야 돼요. 부동산이나 다른 자산들이 많다고 해도, 현금자산이 너무너무 모자른 회사는 좀 위험하죠. 우발채무나 연대보증이 과하지는 않은지, 당기손익이 상태가 너무 나쁘지는 않은지 잘 살펴봐야 돼요. 회사가 성장하지 않더라도, 큰 리스크가 없다면 채권투자는 성공하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주식보다는 조금 더 여유 있는 자세로 재무제표를 읽어보면 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