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거리 1.
집 근처 사거리 횡단보도에 아줌마인지 할머니인지 모를 분들이 서서 보행자 신호 녹색으로 바뀌면
초등학교 앞에서 엄마들이 하는 것처럼 깃발로 막는 시늉하는 거 있잖아요.
도무지 효율이 없을 것 같은데 좁은 거리도 아니고
어쩄든 그걸 하시는데
자리 잡고 하는 장소가 넓지도 않고 문제는 거기서 일하는 내내 서 있는게 보여서
젋은 사람도 한 두시간만 서서 일해도 무릎이나 다리가 아픈데
이 땡볕에서 그늘도 없는 곳에서 노인네들이 얼마나 힘들까 지나칠 때마다 안쓰러웠는데
그대로 바닥에 쭈그려 앉아서 쉬시는 것도 보이고
몇 푼 벌겠다고 나오시는 걸 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고
그래서 일하다가 갑자기 생각난 김에 그 사거리 근처에 있는 주민센터 연락해서 담당자 물으니
구청으로 연락하래서 구청 담당자 분께 의견 전달해서 간이 의자라도 놔 달라 부탁했습니다.
오후에 지나가면서 보니까 간이 의자에 앉아 계시드라구요. 뿌듯~
칭찬거리 2.
회사 때려치우고 나서 사업이라고 하기도 민망하게, 조그맣게 창고 겸 사무실 하나 빌려서 혼자 오픈마켓으로 물건 팔고 있는데
반려동물 용품이라 유기동물보호센터 같은 곳에 후원하고 있어요.
아직은 적자 운영이라 오전에는 마트 알바, 오후에는 창고에 가서 그날 물품 배송
이런 식으로 하고 있는데
안정적으로 운영되면 후원하자 하던게 계속 미루게 될까 봐 그리고 일하는 낙이라도 찾아야지 싶어서
달에 하나씩 늘리자 그래서 올 해 안에 열 군데 꾸준하게 후원하자 맘 먹고 이번 달까지 세 군데 후원하게 됐네요.
지난 주에 부산 모 동물병원 처음으로 보내고 오늘은 나주 모 보호단체 세 번째 들렀어요.
빨리 수량도 품목도 늘리고 후원할 수 있는 단체도 늘게 되면 좋겠네요.
창고 근처라서 오늘 갔던 나주에는 개들이 되게 많은데 유독 눈에 띄던 뒷 다리 하나가 없던 개 한 마리는
제가 찜 해 놓고 창고 더 넓고 안전한 곳으로 가면 가장 먼저 데려가기로 했습니다.
천성이 약해 빠져서 장애 있는 애들이 먼저 눈에 들어오더라구요.
귀여운 애들은 서로 데려가려고 후보까지 생기는데
요즘 너무 힘들고 무기력하게 지내는데 칭찬 좀 해주세요. 힘낼 수 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