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 중 오유를 하는 사람이 떠올라 오유에 가입해 첫 글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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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 학원 원장선생님과 불편한 일이 있었습니다.
영어학원은 현재 제가 다니는 유일한 학원이고, 직접 가르치시는 원장선생님과 허물없이 가깝게 지내고 있습니다. 선생님들과 친화력이 좋은 편이어서 학원이 끝난 후에도 종종 수다를 떨고 학원 저학년 축제 때 잠깐 놀러가 일을 거들어드린 적도 있습니다. 아버지같이 친근한 분이고 도움도 받았기 때문에 늘 감사히 여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학원 수업이 끝나고 제가 단어시험 재시험이 늦게 끝나 자연스레 저와 원장선생님 둘만 학원에 남게 되었습니다. 일요일 수업은 제가 소속된 반이 마지막 수업이었거든요. 평소처럼 구두테스트를 하기 위해 선생님의 자리 앞으로 나갔습니다. 선생님에게 단어가 잘 외워지지 않는다고 투정을 부리자 원장선생님은 자신의 무릎에 앉으라고 말씀하셨고, 저는 거절했습니다. 두어번 더 권하셨지만 저는 원장선생님꼐 그냥 서 있는 편이 좋겠다고 말씀드렸고 선생님은 알았다고 하셨습니다. 그 후 더는 무릎 위에 앉으라고 권하지 않으셨습니다. 대신 제 머리를 쓰다듬으셨고, 저는 선생님이 하시는 대로 두었습니다. 선생님은 다정한 성격이어서 평소에도 학생들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는 일이 자주 있었습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고, 저는 여전히 틀린 단어를 반복해서 읽고 있는데 선생님이 저를 껴안으며 볼에 입을 맞췄습니다. 저는 간지럽다, 싫다 하고 거절했지만 선생님은 "나는 원래 뽀뽀를 좋아한다"고 말씀하셨고 제 목덜미에도 입을 맞추셨습니다. 목덜미와 귀에 숨이 닿는 것이 불쾌해 계속 몸을 피하며 하지 말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나중에는 급하게 가족과의 외식 약속을 핑계로 대고 단어시험을 얼버무리고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며 짐을 정리했습니다.
교실을 나서기 전 선생님은 좀 더 있다 가라며 포옹을 하셨습니다. 원장선생님의 손은 제 한쪽 가슴에 닿았습니다. 가슴을 '주무른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두 차례나 가슴을 가볍게 움켜잡은 건 우연히 닿았다고 하기엔 의심스러웠습니다. 원장선생님은 거듭 '학생이 귀여워서 그렇다'며 '이상하게 생각하는 건 아니지?'라고 물으셨고, 저는 선생님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고 학원을 빠른 걸음으로 나갔습니다.
어머니와 상의한 끝에 학원은 다른 핑계를 대고 그만두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동안 원장선생님께 도움을 받은 것도 많았고, 무엇보다 정말로 선생님이 악의를 갖고 하신 행동이 아니라면 제 반응에 상처를 받으실까봐 걱정되었기 때문입니다. 원장선생님은 유부남이고 어린 자녀도 있으십니다.
집으로 돌아온 후 몸을 전부 씻어내고 손 소독제로 목덜미를 다시 한 번 문질렀습니다. 아직도 마음이 불편하고 답답합니다.
제가 과민반응을 하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