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일본 동경에서 회사생활하고 있어요.
아직까지도 가슴이 벌렁벌렁하고 진정이 되지않네요.

점심을 먹고 회사로 돌아와서 커피한잔 하고 업무를 보려는데
잔잔한 흔들림이 느껴지더라구요.
그냥 언제나처럼 지나가는 그런 작은 지진이겠거니 했죠.
일본은 작은 흔들림은 일상처럼 있으니까요.

그런데 그 흔들림이 점점 세지더니
약 3분간 몸을 가누기가 힘들정도로 건물이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집기나 컴퓨터, 선반등은 이미 넘어지고 떨어져서 엉망이 되었구요.
일본인들도 처음에는 외국인이 저 하나뿐이라서 

-괜찮아, 넌 처음 느껴보나? 그냥 지나가는 지진이야.

라고 했는데 점점 강도가 세지면서 자기들도 얼굴빛이 달라지더라구요.

-이거 위험하다. 책상밑으로 숨어. 뉴스좀 틀어봐

등등...
일본인들이 우왕좌왕하니까 저는 더 놀랬죠.
그렇게 큰 흔들림이 지나가고 일본 동쪽해안선은 쓰나미로 초토화가 되었습니다.
집이며 자동차며 그냥 한번에 쓸려나가는 영상이 라이브로 티비에서 방송되었습니다.
진짜 무섭더라구요.
일단, 일본에 있는 지인들과 한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안녕을 전할 생각으로 전화를 했는데,
거는것도 받는것도 불통..
거리에 있는 공중전화에는 수십명씩 줄서있고..전쟁터 같았습니다.
전철, 버스, 고속도로 전부 통제되고 역마다 몇천명씩 고립되서 집에도 못가고 그랬어요.
저는 이제서야 한시적으로 풀린 지하철로 퇴근했습니다.

쓰나미가 덮친곳은 여기도 인명피해가 확실하지 않아요.
하지만 동경지역에 거주하는 교민들이라면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너무 걱정하지마세요.
지금 일본에서 국내 핸드폰끼리 통화도 매우 어려울 정도로 통신이 불안합니다.
유선전화가 있다면 유선전화를 통해서 연락을 하시면 될거같아요.

이글을 쓰면서도 계속 여진으로 인해 집이 흔들흔들해요.
일본에 오래 있었지만 동경 토박이 노인분들도 생애 이런 큰 흔들림은 처음이었다고 할만큼,
엄청난 강진이었음에는 틀림없네요.
정규방송, 유선방송 할 것 없이 다 지진관련 방송만 하고 있는 실정이구요.
아무쪼록 일본에 가족이 있는 모든 분들 별 피해없이 무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공동묘지님의 글이 올라오길 기다리고 있었는데, 소강이 될 것 같다고 하셔서 한시름 덜었어요.
저도 부모님과 전화통화 어렵게 어렵게 하고, 조금 진정되서 글을 씁니다.
가스도 통제한다고 끊어놔서 따뜻한 물도 안나오고 전기포트로 물 끓여서 세수만 겨우 했어요.

두서없이 이래저래 쓴 점 이해해주세요.
정말 여기는 정신이 없네요.
또 무슨 일이 있다면 글 올릴게요.
혹시 일본에 가족이 있으신데 연락이 안되서 걱정이신 분들은 
제가 대신 전화정도는 걸어봐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메일남겨주시면 개인적으로 연락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