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저는 다 기억합니다.
얼굴도 못 뵌 할머니도 그랬다는 것을요.
그리고 제가 자라면서 본
어머니도 그랬다는 것을요.
어머니
지난 가을에 감자 쪄 먹으면서 물으셨지요.
내 하나뿐인 아들. 이제 결혼해서 살아야 하지 않니?
대답없이 감자만 입에 넣고 있는 아들에게 어머니는
괜찮다고 그냥 괜찮다고만 하셨지요.
어머니
사실 전 괜찮지 않습니다.
제 몸속에 그 피가 흐르고
제 이름의 성이 그것인 것이
제 인생의 최대의 한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아직도 잠결의 그때 그 소리에
온몸을 떨면서 눈을 뜹니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30년 전의 그때 그 새벽의 소리가
너무나 기억이 생생합니다.
어머니의 하나뿐인 아들은
그렇게 살고 싶지 않습니다.
그 누구에게도 상처내고 싶지 않습니다.
마음 아프고 싶지 않습니다.
불효를 용서하세요.
저는 어머니의 임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머니가 가시고 나면
저는 이 세상의 아무것도 아닌
그 무엇도 아닌 존재로 살아 갈 것 입니다.
이런 아들의 마음을 용서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