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모든 기념행사를 취소하고 광주독립운동기념탑 참배로 3·1독립운동의 정신을 기렸습니다.
대한민국은 지금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서민 경제는 휘청거리고, 국민들은 일상을 잃어버렸습니다.
그 중에서도 대구의 고통과 어려움이 가장 큽니다.
권영진 대구시장님을 비롯한 공직자들과 의료진, 대구시민 모두가 가족과 이웃의 생명을 지켜내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수많은 대구시민들이 코로나 확진을 받고도 병상이 없어 방치되어 있고, 사망자까지 발생하는 참으로 안타까운 실정입니다. 오늘 현재 대구 확진자 2,569명 중 1,662명이 입원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전국에서 대구를 향한 구호와 봉사의 손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1980년 5월, 고립되었던 광주가 결코 외롭지 않았던 것은 광주와 뜻을 함께 해준 수많은 연대의 손길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우리가 빚을 갚아야 할 때입니다.
대구와 광주는 달빛동맹으로 맺어진 형제도시입니다.
정의와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일에 희생과 헌신을 마다하지 않았던 대구 2·28정신과 광주5·18정신이 맞닿아 지금의 달빛동맹으로 이어졌습니다.
존경하는 시민여러분!
오늘 뜻깊은 101주년 3·1절 기념일에 즈음하여 우리 광주공동체는 우리에게 주어진 역사적 소임을 다하고자 합니다.
우리 광주에서 대구 코로나 확진자들을 격리치료하겠습니다.
시민 여러분께서 한 마음 한 뜻으로 이 뜻에 동참해주시고 널리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광주에서는 7일째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국내 코로나 사태가 ‘심각’단계이고, 우리 광주에도 언제 추가 확진자가 발생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최근 전남의 동부권에서 확진자들이 발생하면서, 지역내 불안감이 고조되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광주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광주시가 대구 확진자를 받겠다고 결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결단이었습니다.
의료진을 비롯한 많은 분들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의향 광주의 시대적 소명과 책임에 대해 심사숙고한 끝에 이 길이 광주가 가야할 길이고, 광주다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랑하는 시민여러분!
우리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에 영향이 없도록 철저한 방역과 외부와의 완전차단 등 만반의 조치를 취하면서 대구를 지원할 것입니다.
대구 ‘경증’ 확진자들을 증상에 따라 감염병전담병원으로 지정된 빛고을전남대병원과 광주시립제2요양병원에 격리 입원시켜 치료토록 하겠습니다.
지역사회 감염이 없도록 대구 확진자들 수송 과정에서 안전의 완벽함을 기할 것이며, 가족들은 동행하지 않도록 할 것입니다.
또한 우리시 확진자가 대구 확진자 지원으로 인해 치료에 전혀 지장을 받는 일이 없도록 철저히 대비하고 있습니다. 중증 확진자들의 경우에는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 국가격리병상에서 치료토록 하고, 경증 확진자들은 감염병전담병원으로 지정된 빛고을 전남대병원에 우리시의 사용병상을 충분히 확보하여 격리 치료할 것입니다.
지금은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전염병 확산방지도, 대구를 돕는 일도 골든타임을 놓치면 효과가 크게 떨어질 것입니다. 자기만의 안위를 위해 경계하고 밀어내기보다 더욱 긴밀한 연대를 통해 국민의 모든 역량을 결집해 이 어려움을 극복해야 합니다. 이것이 지난 100년간 이어온 3·1독립운동의 정신이며, 40주년을 맞이하는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