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탄할 곳 찾다가 오유 가입하고 쓰는 지라 잘 모릅니다 잘못 올렸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요즘 신천지 논란이 커져서 자연스레 신천지에 관해 접하다보니 신천지 포교 방식이 제가 겪었던 것과 흡사한 듯 하여 무섭기도 하고 고민도 되어 올려봅니다
평소에 시내에 나가면 설문조사 등을 하는 사람들이 말을 많이 걸어오는 편입니다. 참여하면 무언갈 주기도 하고, 가끔 심리테스트나 설문조사는 재미있을 때가 많기에 자주 참여하는 편이었고요. 그때도 마찬가지로 뭐 카페 가서 심리 검사 참여해주면 무료로 음료수를 사준다기에 신나서 따라갔던 것 같습니다.
심리 검사 이후 결과에 따라 상담을 해주는데, 상담하면서 성격 관련 문제에 대해 상담 해주시는 분이 말씀하시는데, 그게 딱 들어맞더라고요. 그리고 혹시 이런 문제도 있지 않았냐던가 이런 경험을 하지 않았냐던가 하는 이야기가 나와 자연스레 제 고민 이야기도 하게 되었죠. 예전에 학폭도 당했었고, 뭐 이러저러한 문제들로 정신적으로 많이 피폐했는데, 마침 상담할 기회가 오니 저도 모르게 말하게 되었습니다. 진지한듯 상담을 해주시던 분이 상담을 하던 도중 이런 말씀을 하시는 겁니다. 혹시 변화해 볼 생각 없냐고.
ㅇㅇ시에서(지역 명칭입니다) 이러이러한 청소년 관련 문제가 많아서 이번에 멘토멘티 같은 프로그램을 지원해준다며 한 번 해볼 생각이 없냐더군요. 만약 너가 이걸 한다면 내가 널 맡을거라고, 난 널 변화시켜줄 자신이 있다? 이런 식으로 이야길 했던거 같은데 그때 저는 혹했습니다. 이상한 거라도 뭐 내가 연락을 차단하면 되지 않을까? 하면서 속는 셈 치고 참여하기로 했고, 그렇게 그 분과 바로 약속을 잡고 만나게 되었습니다. 일주일에 몇 번씩 만나면서 심리에 관해 배우면서, 이거 좀 괜찮은 프로그램이다 싶었습니다. 실제로 도움도 되었고요.
그러던 어느날, 평소와 같이 약속에 맞춰 시내 카페로 나왔는데 갑자기 그분한테서 전화가 오더군요.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 다른 분을 보냈다길래 괜찮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그날은 다른 분을 만나 진행했는데, 원래 맡으시던 분이 다른 일이 생겨 대타분과 계속 만남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그 분이 제 또래의 아이를 맡고 있는데 같이 상담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하셨고, 그렇게 또래 아이와 함께 상담을 하고 셋이 놀러다니기도 하며 친해졌습니다.
친해지고 나니 상담 도중 하워드? 인가 하는 사람이 막 4대 성서 어쩌구 하면서 심리 공부를 했다며 이야기를 꺼냈고, 그렇게 성경을 공부해보지 않을래?(대충 요약) 해서 기독교지만 모태신앙이라 믿음이 생기지 않는게 고민이었던 저는 소개받은 친구와 함께 성경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부모님이랑 종교 문제로 싸운 걸 이미 고민으로 이야기 했던게 성경 공부 시작의 계기가 된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게 성경 공부를 2회 정도 하다가, 갑자기 상담해주시는 분이 자기가 힘들때 도와주셨던 분이 있는데 바쁘신데 시간을 내주셨다며 소개해주었고, 그분과 이야기를 하다가 이번에 성경 공부를 하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다른 회차와 달리 무료로 지원해준다? 는 말과 함께 자신에게 추천권이 있어 원한다면 면접 없이 들을 수 있게 해주겠다고 했고, 옆에 친구가 자기는 하는 걸로 결정했다고 했습니다.
가족에겐 비밀로 상담을 받고 있는데 프로그램까지 참여하는 건 좀 그렇지 않나/ 이 프로그램을 수강하면 더 나아질 수 있다는데(상담해주시던 분이 자기도 이런걸 다른 지방에서 듣고 나아졌다고 하심) 어쩌지 로 고민하다가, 그 분이 이런 기회가 또 언제 올지 모른다고 하시기에 친구도 하는데 괜찮지 않나 싶어 결국 하기로 했고 거부감을 느끼면서도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복사비인지 등록비인지 뭔지 돈을 내야한다는데 일단 돈이 없다고 하자 그분이 대신 내줄테니 나중에 갚으라고 했고, 성경도 새것을 하나 선물해주시며 열심히 들으라고 하셨습니다.
처음엔 친구와 함께 갔는데 생각보다 강의하시는 분이 재미있었고, 종교 강요 없이 무교라도 괜찮다는 식으로 이야기 하며 성경 기반으로 강의를 진행했고, 중간중간에 오기 싫으신 분은 안오셔도 된다? 는 느낌으로 이야기 하는 덕에 더 열심히 참여를 해야하나 하며 일주일 정도 나간 것 같네요. 가면서 거기서 봉사하시는 분들(팀장님 전도사님 그외 청년들) 과 친해지기도 했고요.
그러다가 아버지께 시내에 나가는 것에 대해 혹시 이상한 짓 하고 다니는 거 아니냐며 누구랑 놀러다니냐며 꾸중을 들었고, 나도 이제 다 컸는데 왜 나를 믿어주지 않냐? 이런 느낌으로 싸우고 나서 고민끝에 이렇게 숨기고 다니다가 마음 불편하게 싸울 바엔 차라리 강의에 참여하지 말자 싶어서 갑자기 이사가 당겨지게 되었다며 강의를 소개해 주신 분과 전도사님께 말하고, 그 뒤로 강의를 나가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 친구랑도 소개해준 분과도 자연스레 연락이 끊겨 잊고 지내다가 이제서야 신천지 포교방식과 비슷한 걸 알았네요. 그쪽에 제 전화번호랑 다 남아있을텐데 괜찮으려나.. 만약 그때 아버지랑 싸우고도 계속 나갔다면 지금쯤 이미 포교되어서 저도 신천지였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랬으면 집회도 나가고 했을거고.. 좀 무섭기도 하고, 혹시 저같은 분이 있다면 얼른 벗어나시라고 이렇게 글을 올려봅니다. 애초에 저처럼 길거리 참여를 즐긴다던가 귀가 얇다던가 뭘 하든 별로 신경 안쓰고 나아지기만 바란다던가 하는 사람이 드물긴 하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