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금융공기업에서 재직중인데, 지금 하는 업무가 장기연체로 넘어오게된 채무자들 상대하는 업무입니다.
몇달있으면 2년째인데, 대출을 받고 신경안쓰는 사람이 꽤 많습니다.
일단 대출을 받고 이자만 내던, 원금+이자를 내던 일단 채무자 스스로도 신경을 써야하는게 맞는건데
맨처음 하는 소리들이 보통 "왜 연체되고 있는데 연락을 안줘?" 입니다.
물론 연체되면 문자 나갑니다. 전화는 못해줘요. 채무자가 몇십만명인데 어떻게 그걸 일일이 전화하나;;;
저희가 연체되면 문자나가는데 못받으셨어요?
ㄴ난 문자받은적 없음.
스팸으로 처리되거나 그런거 아니신가요?
ㄴ아 그건 모르겠고 문자받은적없음. 그러니깐 전화를 해줘야할거아냐
채무자가 몇만명인데 그거 언제 다 전화드립니까? 그렇게는 못해요
ㄴ그러라고 니들이 따박따박 이자받아가는거 아냐
근데 혹시 번호 바뀌신거 아니세요? 지금 번호랑 등록된 번호랑 다른데요?
ㄴ그건 니들이 알아내서 연락해줘야할거아냐, 통신사에 알려달라고 하면 다 알려주잖아
아 몰라 니들이 연락 안해줘서 나 피해봤으니깐 못갚아 (or 원금 깎아줘)
아... 써놓고 보니 발암;;;;;;;;;;;;
여튼, 대출이라는게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연체된다고 통보해줘야할 법적 의무가 있는것도 아니고 어디까지나
권고사항정도의 서비스인데 이걸 당연한 권리인양 주장하면서 자기 대출관리안한것은 잘못이 없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뭐 확실하게 통보할 수 있는 방법은 있긴하죠. 법원에다가 지급명령서 넣어버리면 되긴하는데 이거 한번 진행하면 보통 15만원정도
깨지는데 이 비용부담을 채무자가 해야합니다. 그래서 안해요.
거기다 뻑하면 공기업 니들이 세금 도둑이네 뭐네 내가 주는 월급으로 일하면서 블라블라 ㅡㅠㅡ;;;;;;
공기업특성상 대국민 서비스다보니 왠만하면 가압류같은거 진행안하려고 하는데 저런 소리 듣고있으면 저 깊은곳에서 딥빡이;;;;;;
물론 요즘 정부시책이 복지를 향상하는게 아니라 '돈 빌려줄테니깐 대출해서 버텨봐' 이딴식이라 문제가 있는건 아는데
이렇든 저렇든 대출이라는 행위를 하면서 뻔뻔하게 모르쇠하는 사람들 보면 어서 다른부서로 이동가고싶습니다...;;;ㅠㅠ
그냥 오늘도 진상이랑 한바탕하고 썰풀어봤어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