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바다(엄간지, 191105)
정신 없이 앓기만 하던 그날의 언저리
아픈 줄 모르고 멍하니 취한 걸음이 닿았던
야속하리만큼 텅 빈 하늘 아래.
그쯤 어딘가,
강릉바다.
유독 아리던 파도 소리 말고는
갈매기 소리도 들리지 않던
이상하리만큼 고요한
쉼 없이 다가오는 텅 빈 시간처럼
서늘한 파도
혼자로 던져진 나의 일상처럼
광막한 바다
그 하늘아래
더는 없을 푸르던 우리가
한없이 가라앉던.
그쯤 어딘가,
강릉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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