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명이 아닌 항의 였다.' 검사의 상갓집 추태를 보도한 SBS 기자가 여론이 심상치 않자 내 놓은 말이다. 그래 맞다. 상사의 지시를 거부하는 게 항명이니.
그럼 이렇게 한번 생각 해보자.
최초 보도한 SBS기자 가족 중 누군가가 죽었다. 하여 보도국장, 사회부장, 기자나부랭이들이 문상을 왔다. 폭탄주 열 댓 잔 쳐 먹고 얼굴이 불콰해진 어떤 기자 나부랭이가 부장에게 '시바 니가 언론인이냐?'며 고성을 지르며 대든다. 분위기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같이 온 동료들이 그 기자 나부랭이를 끌고 밖으로 나간다.
그럼, 이건 항의인가? 추태인가?
좋다. 니들은 사기업이니 넘어갈 수 있다 치자. 경찰 가족 중 한 분이 돌아가셨다. 해당 경찰서 서장, 과장, 형사들이 문상을 왔다. 폭탄주 열댓 잔 쳐 먹은 형사나부랭이가 과장에 대든다. '당신이 경찰이냐?' 나이도 어리고 기수도 낮은 후배 경찰이 말이다. 그것도 상가집에서...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자, 같이 온 동료 경찰들이 문제의 형사나부랭이를 밖으로 데려 나간다.
그럼 이건 항의인가? 추태인가? SBS기자 당신은 이를 두고 야마를 어떻게 딸 껀가? 당신은 소신 있는 경찰이 상사에게 항의했다 쓸 건가? 경찰 기강이 헤이해졌다고 할 건가. 술 취한 경찰이 상갓집에서 추태를 부렸다 기사 작성할 건가.
우리 상식은 그렇다. 아무리 미운 넘, 죽이고 싶은 넘이라도 상갓집에선 참는다. 원수 같은 넘이 앞에 앉아 있더라도 참는다. 왜? 그곳은 유족들의 슬픔 가득한 공간이니까. 보통의 상식을 가진 사람들은 상갓집에서 문제의 검사처럼 '절대' 행동하지 않는다.
아, 아니다. 그럴 수도 있겠다. 보스 말 잘 안 듣는, 그래서 눈 밖에 벗어난 조폭 행동대장 정도라면 후배 조폭나부랭이들로 부터 그런 수모를 당할 수도 있겠다. 그들은 아예 예의란 걸 모르니까. 안하무인이니까. 지멋대로 행동하니까. 주위 시선일랑 아랑곳하지 않을 정도로 개차반이니까.
자, 이제 묻는다. SBS 기자여, 문제 검사의 행태은 항의인가? 추태인가?
이걸 모르니 니들이 쓰레기란 소릴 듣는 것이다. 보통 사람의 상식도 가지지 못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