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은우를 만나고 아르바이트를 마친 철수는 늦은 저녁이 되어서 자신의 원룸에 돌아왔다.
원룸에 들어오자마자 컴퓨터부터 확인했다.
대화창을 열자 알리스는 은우가 건강해 보이는지부터 물었다.
철수가 골수 이식을 받아 병이 완치되었다고 말했고,
알리스는 다행이라며 기뻐했다.
잠시 망설이던 철수는 말했다.
(그런데.... 너는 그때 수술이 끝나고 뇌사 판정을 받았다고......)
철수가 다음 이야기를 해야 할지 망설이는 사이 알리스의 글이 쓰여졌다.
<내 몸의 장기는 잘 기증되었대?>
(알고 있었구나. 정말 네가 그렇게 해달라고 부탁한 거야?)
<맞아. 잘됐어. 정말 잘됐어.>
(네가 다시 돌아갈 몸이 없어져서 실망할 줄 알았는데...)
<내 몸을 그대로 뒀으면, 머리에 종양이 퍼져서 죽었을 거야.>
(그럼 왜 물어보라고 한 거야?)
<응? 뭘 물어보라고 해?>
(네 몸이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했잖아.)
<아.. 그건.. 그냥 궁금했어.>
알리스의 대답에 철수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렇게 강조하던 중요한 부탁 치고는 알리스의 반응이 미적지근하다고 생각했다.
그때 알리스의 글이 쓰여졌다.
<은우 예쁘지?>
철수는 피식 웃으며 키보드를 두드렸다.
(네 말대로 정말 눈에 띄는 미인이더라.)
<좋았겠네. 하하.>
(좋기는.. 가시 방석이 따로 없었어. 사촌동생이라고 거짓말한 것도 걸리고.. 나중에 설명하겠다는 말을 열 번은 한 것 같다.)
<그랬구나. 고마워.>
철수는 망설이다 물었다.
(그런데.. 네 친구.. 정말 만나지 않을 거야?)
한참이 지나 알리스 글이 쓰여졌다.
<솔직히 잘 모르겠어. 어떻게 해야 할지.. 좀 더 생각해 보려고.>
(참.. 혹시 너 혈액형이 뭐야?)
<B형인데.. 혈액형은 왜?>
(네 친구가 물어봤어.)
<은우가? 내 혈액형을? 왜 물어봤지?>
(혈액형으로 성격 맞추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
<그래? 모르는 사람도 아니고 내 성격 맞춰서 뭐하려고.. 다른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혹시 은우가 혈액형 관련해서 다른 이야기 한 건 없어?>
(아.. 골수 이식을 받고서 자기 혈액형이 바뀌었다고 그랬어. 골수 이식을 받으면 혈액형이 바뀌는 일이 종종 있다고 그러더라구.)
<은우 혈액형이 어떻게 바뀌었는데?>
(B형으로 바뀌었다고 그랬어. 원래는 A형이었고.)
한참이 지나서야 알리스의 글이 쓰여졌다.
<알려줘서 고마워. 별로 특별한 이야기는 아닌 것 같아. 그런데 시간이 많이 늦었다. 너도 이제 쉬어야지.>
(그래..)
다음날.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마친 철수는 USB 케이블을 컴퓨터에 연결했다.
대화창이 열리며 알리스의 글의 쓰여졌다.
<오늘 크리스마스 이브인데 만날 여자 친구는 있어?>
(여자 친구는 얼마 전에 헤어졌어.)
<슬픈 크리스마스를 보내겠구나. 그런데.. 왜 헤어졌는데?>
철수는 잠시 고민하다 키보드를 두드렸다.
(나 곧 군대 가거든. 그래서 여자 친구랑 미리 헤어지기로 했어.)
<음.. 이런 말 하기 좀 미안하지만.. 여자 친구 맞아? 너 혼자 사귄다고 생각한 거 아니야? 하하.>
(하하. 그런가? 1년 반 정도 사귀었으니까 여자 친구가 맞겠지.)
<너도 그렇고, 네 여자 친구도 그렇고. 정말 쿨하구나.>
쿨하다는 표현에 철수는 은우와의 대화가 떠올라 웃음을 지었다.
(너랑 네 친구랑 많이 닮았을 거란 생각이 들어.)
<왜?>
(데자부라고 그러나? 어제 네 친구와 이야기하던 느낌이 들어서.)
<그렇구나.>
잠시 침묵이 흐르고 알리스의 글이 쓰여졌다.
<이곳에 의식이 갇히고.. 나는 가끔 은우의 몸에서 다시 살아가는 상상을 하곤 해.>
고개를 갸우뚱하며 철수는 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
<의식만 남아있는 나에게 몸이 있다면 어떨까 하는 그런 상상을 한다는 말인데..>
(어떤 상상을 하는데?)
<의식만으로는 할 수 없는 것들.. 주로 느끼는 감각 같은 것들이지..>
(예전에 네가 말한 눈을 감고 밥을 먹는 것처럼?)
<맞아. 맛보고, 냄새를 맡고, 보고, 듣고, 그리고 손으로 느끼는 그런 것들..>
(특별히 느끼고 싶은 것들이 있어? 듣고 싶은 음악이나.. 먹고 싶은 음식 같은 것들?)
<그런 꼭 기억하고 싶은 느낌들은 수술을 받기 전 해봤어. 그리고 아직까지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고... 그런데 지금은 사소한 것을 다시 느껴보고 싶어. 찬바람이 얼굴을 스치는 느낌, 숨 쉬는 느낌, 이런 사소한 느낌들을 집중해서 느껴보지 않은 것이 후회가 돼. 그리고 몸이 아픈 느낌 역시 어떤 느낌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서 아쉬워.>
철수는 알리스를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 내가 그런 느낌을 너에게 설명을 해준다거나...)
<글쎄.. 말로 설명된 표현으로는 별로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은데.. 그래도 말이라도 고마워.>
(그래.)
철수는 자신이 주제넘게 나섰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침묵이 흘렀고 한참이 지나서 철수가 말했다.
(나 한 일주일 동안 어머니 집에 다녀올 생각이야.)
철수의 말의 기다렸다는 듯 알리스의 글이 쓰여졌다.
<나도 혼자 생각하고 싶은 것들이 좀 있었는데, 잘 됐다. 혹시 네 컴퓨터를 여기에 두고 갈 수 있어?>
(지난번처럼 전원을 켠 상태로?)
<응. 그러면 돼. 고맙고.. 잘 다녀오고 우리는 새해에 만나겠구나. 안녕.>
(그래, 다음 주에 만나.)
철수는 노트북의 전원 설정을 꺼지지 않게 바꾸었다.
그리고 옷장을 열어 캐리어 가방을 꺼내어 짐을 싸기 시작했다.
8.
공주 고향 집에 도착했을 때 철수는 평소보다 피곤하다 느꼈다.
철수는 저녁 식사도 거르고 샤워만 간단히 한 후 일찍 침대에 누워 잠을 청했다.
그렇게 잠이 들었다가 이른 새벽 오한으로 잠에서 깼다.
열감기인 듯했다.
갈증으로 침대 옆으로 내려 일어난 철수는 다리에 힘이 풀려 다시 침대에 주저앉았다.
잠시 앉아있던 철수는 힘겹게 몸을 일으켜 거실로 나가 물을 마셨다.
갈증 탓인지 철수는 물이 달달하게 느껴졌다.
철수는 어머니가 깰까 조심스럽게 거실의 수납장들을 확인했다.
오한으로 온몸을 덜덜 떨고 있던 철수는 해열제 찾는 것을 포기하고 자신의 방 침대 이불속으로 들어왔다.
문득 알리스의 말이 떠올랐다.
아픈 게 어떤 느낌이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는 말.
철수는 열나고 아픈 것을 한 번 느껴보기로 했다.
철수는 으슬으슬한 느낌에 집중했다.
으슬거리며 오한이 오는 느낌은 몸의 피부에서 시작하는 것 같았다.
철수는 몸에 오한이 올 때마다 피부에서 지릿거림을 느꼈다.
오한이 시작하는 순간 전기에 감전된 것 같이 지릿거리는 느낌은 이불 밖에 나와있는 오른쪽 귀 아래에서 시작해 피부를 타고 온몸으로 퍼져나가는 것 같았다.
그렇게 전기의 흐름 같은 오한이 퍼져나가면 곧 몸이 부르르 떨려왔다.
한참을 몸이 주는 느낌에 집중하자 철수는 느껴지는 오한이 그리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오한과 몸의 떨림이 나쁘지 않다는 생각과 함께 몸의 긴장이 풀렸다.
가빴던 호흡은 느려졌고 철수는 이내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이불속 철수의 몸과 속옷은 땀으로 젖어있었다.
아직 약간의 두통이 있었지만 열은 많이 내려 있었다.
철수는 몸을 일으켜 침대에 기대앉아 지난밤의 꿈을 떠올렸다.
꿈에 철수의 아버지가 나왔다.
아버지는 철수에게 보고 싶다는 말을 했다.
철수가 기억하는 아버지는 보고 싶다는 감정 표현을 하는 분이 아니었다.
하루에 10분 정도.
세 식구의 아침식사 시간이 아버지와 함께하는 유일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철수와 아버지 사이에 길게 오가는 대화는 거의 없었다.
학교에서 별일 없느냐는 물음과 그렇다는 대답이 둘 사이에 가장 흔한 대화였다.
철수는 기분이 좋았다.
비록 꿈이었지만 아버지에게 보고 싶다는 말을 들은 것은 처음이었다.
어머니와 식사를 마친 철수는 밖으로 나갈 준비를 했다.
성탄절 휴일에 어디를 가느냐는 어머니의 물음에 철수는 말했다.
아버지 묘소에 다녀오겠다고.
철수는 시외버스 창가에 자리를 잡고 앉아 창밖을 바라보았다.
버스가 출발했다.
창밖에는 이내 시내 건물들이 사라지고 시골 풍경이 시작되었다.
논두렁 사이 드문드문 남겨진 하얗게 포장된 짚더미가 보였다.
철수는 멀리 낮게 솟은 야산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는 푸른색이었다.
잠시 후 버는 어느 한적한 정류장에 멈췄다.
정류장 옆 나무에 앉아있던 까치 한 마리가 철수의 눈에 들어왔다.
까치는 다가오는 버스에 놀란 듯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날아오르는 도움닫기가 약했던 탓인지 까치는 날개를 빠르게 퍼덕거렸다.
나무 아래로 떨어지는 듯하던 까치는 이내 균형을 잡고 여유로운 날갯짓으로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그리고 잠시 후 날개를 쭉 펼치고 논두렁 아래를 향해 활강했다.
내릴 자리를 정한 까치는 공기를 앞으로 밀어내는 날갯짓을 하며 두 다리를 앞으로 쭉 뻗어 땅에 내려앉았다.
버스에서 내린 철수는 아버지의 묘소를 향해 걸었다.
버스의 엔진 소리가 점차 멀어져 가면서 주위에서 들려오는 소리들이 선명해졌다.
멀리 들려오는 새소리.
바람에 마른 나뭇잎이 스치는 소리.
산길을 오르며 거칠어지는 자신의 숨소리.
철수는 숨소리에 집중했다.
같은 듯했지만 숨을 들이쉬는 소리와 내쉬는 소리가 달랐다.
입으로 쉬는 숨과 코로 드나드는 숨소리가 또 조금씩 달랐다.
잠시 후 철수는 발아래 자박자박 낙엽 밟히는 소리에 집중했다.
반복되는 발자국 소리 역시 낙엽을 밟는 소리와 흙을 딛는 소리가 확연히 다르게 느껴졌다.
아버지의 묘소.
고모가 다녀간 흔적이 남아있었다.
지난달 아버지 기일이 얼마 지나지 않아 다녀간 듯했다.
아버지의 묘를 향해 절을 한 철수는 무덤을 등지고 자리에 앉았다.
추운 날은 아니었지만 산 중턱으로 불어오는 12월의 겨울바람은 제법 차가웠다.
철수는 산을 오르며 벗었던 외투를 다시 입고 지퍼를 올렸다.
아직 열감기의 미열이 남아있던 터라 철수는 얼굴에 부딪히는 바람이 시원하다 느꼈다.
문득 알리스가 해준 말이 떠올랐다.
<시각은 강렬한 감각이야. 그래서 눈을 뜨고 있으면 다른 감각이 상대적으로 잘 느껴지지가 않거든. 그래서 음식 맛을 볼 때 눈을 감으라고 한 거였어. 그러면 입에서 느껴지는 미각도 코로 느껴지는 냄새도 선명해지거든.>
철수는 눈을 감았다.
바람이 철수의 얼굴을 스쳐서 그의 귀를 타고 머리 뒤쪽으로 흘러가는 것이 느껴졌다.
바람이 점점 빠르게 불어왔고,
철수는 바람이 자신의 머리카락을 흩뜨리고 지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철수는 그렇게 두 볼이 얼얼해질 때까지 자신의 얼굴을 때리는 바람을 느끼며 앉아있었다.
눈을 뜬 철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뒤로 돌아 아버지의 무덤을 향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빠, 나 갈게요. 그리고...... 나도 사실.. 아빠가 보고 싶어.”
9.
성탄절 다음날.
철수는 어머니에게 아르바이트 날짜가 바뀌어서 서울에 가야 한다 말했다.
과외 일정을 바꿀 수 있느냐는 연락을 받았을 때 내심 반가운 마음이 앞선 것이 사실이었다.
알리스와 이야기를 하고 싶은 마음에 철수는 빈 캐리어 가방을 챙겨 집을 나섰다.
서울로 향하는 버스에서 철수는 메시지를 받았다.
은우였다.
'크리스마스는 잘 보냈니?'
잠시 고민하던 철수는 답장을 적어 보냈다.
'네. 잘 보냈어요.'
'혹시 헤어진 여자 친구랑? ㅎㅎ'
'아니에요. 고향집에서 어머니랑 같이 보냈어요.'
'흠.. 슬픈 크리스마스를 보냈구나.
'ㅎㅎ 그런가요?'
'그럼 서울에 없겠네.'
'지금 가는 길이에요.'
'KTX? 서울역?'
'고속버스요.'
'그럼 고속버스터미널로 오는 거야?'
'네.'
'정말? ㅎㅎ 나 지금 고속버스터미널 지하상가에 왔거든.'
은우는 철수의 커다란 캐리어 가방을 가리켰다.
"무슨 짐을 그렇게 많이 가지고 다녀?"
"아.. 이거 빈 가방이에요. 이제 고향집으로 조금씩 짐을 옮겨야 하거든요."
은우는 철수가 곧 입대한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아- 맞다. 그렇구나."
둘은 식당을 찾았고, 밥을 먹으며 은우가 말했다.
"나 사실 너에게 거짓말을 했어."
"네?"
"아까 고속터미널 지하상가에 있었다는 말.. 거짓말이었어."
철수는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으로 은우에게 말했다.
"뭐, 괜찮아요. 그런데 왜.. 그런 거짓말을 했어요?"
"그냥 널 만나고 싶어서."
은우의 말에 철수는 놀란 표정으로 은우를 바라봤다.
은우는 짓궂은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너 얼굴이 조금 빨개진 것 같은데?"
"아.. 아니에요."
철수는 수저를 내려놓고 두 손을 모아 자신의 얼굴을 문질렀다.
은우는 그런 철수를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지난번 너도 거짓말을 했으니까 우리 이제 쌤쌤인 거지?"
"하하. 그런가요?"
"사실 너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 그런 건데.."
"어떤 이야기요?"
은우는 철수의 물음을 무시하고 자신이 하던 이야기를 계속했다.
"그런데 나는 너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잖아. 네가 나쁜 의도를 가지고 나에게 접근한 것일 수도 있는 거고.."
은우는 두 눈을 얇게 뜨고 철수를 바라보았고,
철수는 미안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듣고 보니 정말 그렇네요."
"그런데도.. 예전에 나 골수이식 받았을 때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어. 나도 왜 너에게 그 이야기를 해주고 싶은 지 모르겠는데.. 내가 원래 그래.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해야 해..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되지 않는다면.."
은우는 철수를 향해 씽긋 웃어보였다.
7년 전 알리스가 죽었을 때 은우는 친구의 죽음을 슬퍼할 겨를이 없었다.
2만 명 중 한 명의 확률.
유전자 검사 결과 은우와 골수 조직의 항원이 일치하는 기증자가 나타났고,
기증자의 사정으로 이식 수술 일정이 촉박하게 잡혔기 때문이었다.
수술은 성공했고 은우는 빠르게 회복했다.
기증자가 원지 않으면 환자는 골수 기증자가 누구인지 알 길이 없었다.
병원을 통해 편지는 남길 수 있었기에 수술이 끝나고 은우는 감사 편지를 적어 보냈다.
그 후로 은우는 기증자에게 매년 꼬박꼬박 편지를 보냈지만 답장을 받는 적은 없었다.
은우는 철수에게 물었다.
"왜 답장이 없는 걸까?"
"글쎄요."
"네가 기증자라면 어떻게 할 것 같아? 네가 죽기 직전의 한 소녀를 살렸어. 그리고 그 소녀가 매년 너에게 감사 편지를 보낸다면... 답장을 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철수는 고개를 저었다.
"그렇다면 답장을 하지 못한다는 말인데... 답장을 하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
철수는 다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잘 모르겠어요."
은우는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돌려 식당 창밖을 바라보았다.
잠시 후 그녀는 입을 열었다.
"알리스는 죽기 전 검사를 많이 받았어. 유전자 검사도 받은 것으로 알고 있어. 그런데 무슨 검사인지 내가 물어도 알려주지 않았거든. 연명치료를 받는 환자가 무슨 검사를 그렇게 많이 받았는지 나는 아직도 궁금해."
철수는 알리스의 혈액형과 은우의 바뀐 혈액형이 같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럼... 혹시.. 누나가 알리스의 골수를 이식 받았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은우는 대답 대신 미소를 지어 보였다.
(다음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