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날 시아버지가 오셨어요. 정년퇴직하시고나니 심심하고 애가 보고싶으셨나봐요. 평소에 진짜 좋은 분이시고 저 잘 챙겨주시지만 크리스마스에 같이 보내는건 부담스럽더라고요. 비유하자면 저를 잘 챙겨주는 부장님이시지만 크리스마스날 같이 보내긴 좀 그런? 시어머니는 크리스마스당일날 일하셔야해서 못오셨고요. 그렇게 이브랑 크리스마스 당일을 보내는데 남편한테 점점 더 화가 나더군요. 이브날 시어머니껜 영상통화하고 시아버지는 같이있는데 저희 집에다간 연락 한 통 없었어요. 다음날 하겠지 하고 보는데 다음날도 본인 부모만 챙기더군요. 제가 보다못해 울엄마는 오늘 집에 혼자있고 아빠는 일가셨는데 너는 전화 한 통이라도 해 드렸어?하니 그제야 제 눈치보고 부랴부랴 전화하더라고요. 솔직히 그 모습도 짜증났어요. 왜 자기부모는 두분다 못오셔서 아쉽다 같이오면 좋았을걸 이러면서 우리부모 얘긴 없지 싶고. 내가 옆구리 찔러후벼파야 그제야 엎드려 절하는 꼴이라니. 게다가 시아버지는 언제 본인 집으로 돌아가겠다 말도 없어요. 며칠 더 계실지도 모르겠어요. 만약 우리부모님이었으면 언제 가시냐 물어봤을거면서... 심지어 남편은 오늘 골프약속있다며 늦게온다네요. 저번달에 저희 친정쪽 친척결혼식가서는 자기혼자 모르는사람 사이에 있으면서 불편했네 뭐네 하면서 버럭버럭하더니 정작 본인은 나한테 뭐하자는 건지...나는 안불편한줄 아는걸까요? 매번 불편하다 말해도 왜 그런걸 불편해하냐질않나...진짜 뭐 샴페인따고 이러는 로맨틱한 크리스마스는 바라지도 않았지만 기분 엄청 나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