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제일 싫어하는 말이 지식인 같은데보면 있어. 치료하고 관리 잘 받으면 오년 십년은 충분히 살 수 있다고. 바로 죽을 사람한테하는 말이니까 위로겠지. 헌데 남같이 살 줄 알았던 나는 죽을 똥을 싸고 운이 좋아야 십년 사는걸 목표로 가져야되나하는 말로 밖에 안 들리더라.
환우회나가서 사람들 하고 정보도 나누고 위안도 얻는게 중요하다고 알면서도 못나가는것도 그래. 오늘 힘내라고 헤어지고 다음에 못보면 그걸 어떻게 받아들일까.
오방떡소녀 닉네임을 쓰던 조수진씨가 죽었대. 작년 이맘때쯤 처음 백혈병 진단 받고 골수검사하는게 무서워서 인터넷에 검색하다가 그 만화를 봤었어. 암은 암이고 청춘은 청춘. 멋진 말이구나 싶더라. 그 힘든 상황에도 밝게 밝게 밝게 열심히 노력했겠지. 마지막까지 웃을 수 있었을까. 괴로울텐데 힘들고 무서울텐데. 그랬을텐데.
사는게 한 줌 마른풀 같다. 지금도 초단위로 사람은 죽어가고 있을텐데. 그렇게 흔한게 죽음인줄 알면서도 내 죽음만은 왜 그리 특별하게 느껴지는지. 벽걸이 시계처럼 가까이두고 자주 보는 죽음이란건 썩 불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