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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시엠립 1박2일
게시물ID : travel_2768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흑무지개
추천 : 5
조회수 : 1747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9/12/17 20:5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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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꾸었습니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었습니다.

요 며칠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따뜻한 곳이 그리웠습니다.

알바 일을 그만두고 정보도 없이 목적지를 향했습니다.

캄보디아의 시엠립.

목적도 없습니다.

추운 겨울만 피하면 그뿐.

수정됨_20191215_항공권.jpg
* 여행은 차비만이 걱정거리가 아님을 깨닫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항공권을 검색해보니... 아! 비싸다!

1회 경유하는 대신에 가격이 절반입니다.

편도 18만 5천 원입니다.

환승 시간도 양호합니다.

왜 편도를 끊었냐고요?

언제 돌아올지 몰라서 그랬습니다.

 

11:05~14:10 인천 -> 하노이

16:20~18:05 하노이 -> 시엠립

공항에 도착 후 원활한 이동을 위해서라도 경유 코스를 선택했습니다.

초행길이라서 자정 무렵에 도착하는 직항은 부담스러웠습니다.

게다가 지난번 하노이 공항에서 못 먹고 온 쌀국수를 먹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출발!

2시간 전에 넉넉히 인천 공항에 도착했습니다만...

어머나 세상에!

보딩 줄서기만 1시간입니다.

기내에 들고 갈 가방 무게를 재더니 10kg.

7kg이하로 줄이든지 수하물 추가 요금을 지불하라고 합니다.

잠시 난감한 표정을 짓고 가방에서 노트북과 어댑터를 꺼냈습니다.

6.7kg으로 통과. 어차피 다시 넣고 탈 건데 속으로 욕 한 바가지를 해줬습니다.

더 끔찍한 것은 검색대 통과 줄이 끝이 없습니다.

허기도 밀려오고 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지각 승객 속출!

결국 1시간 지연출발.

수정됨_20191215_항공기 출입문.jpg
* 드디어 몸을 싣습니다. 누군지 모르는 승객과의 여행.

아침을 거르고 왔더니 마치 저혈당쇼크처럼 눈앞이 노래졌습니다.

하노이에서 쌀국수 먹을 생각에 힘을 내보았지만 4시간의 비행시간을 견딜 수가 없습니다.

5달러를 지불하고 기내식을 사 먹었습니다. 아, 정말 맛없다... 차라리 쌀국수 사발면을 달라고 할걸...

원화는 얼마냐고 물어보니 5천 원이랍니다. 벌써 손해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콜라는 2달러. 이번엔 한화로 계산했습니다. 2천 원.

VietJet.jpg
* 출처 : http://www.sportsseoul.com/news/read/596188

이런 모습을 기대했지만, 기내에 들어서는 순간 상상은 물거품 되었습니다.

비엣젯 항공에서 벌금을 물고 비키니 쇼는 더는 제공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수정됨_20191215_노이바이 공항_1.jpg
* 이제는 환승할 차례

수정됨_20191215_노이바이 공항_2.jpg
* 경유지 노이바이 공항에서 한 컷.

1시간 연착되는 바람에 환승 시간도 빠듯하게 되었습니다.

갈등에 휩싸였습니다.

쌀국수 때문에 하노이 왔는데...

일단 먹을 것은 먹고!

수정됨_20191215_노이바이 쌀국수.jpg
* 공항이 아니였다면 이 가격에 먹지 않습니다! $9+$3.5

음, 뭐랄까... 국물은 좋았는데 좀 더 뜨거웠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 면은 미리 익혀서인지 맛이 없었습니다.

SANPELLEGRINO 합격.

PHO 불합격!

아직 17분이나 남았는데 빨리 탑승하라고 방송에서 난리입니다.

입가에 묻은 국물을 닦기도 전에 열심히 뛰어갔습니다.

수정됨_20191215_앙코르 공항_1.jpg
* 시엠립 앙코르 공항 도착.

수정됨_20191215_앙코르 공항_2.jpg
* 걸어야 합니다.

수정됨_20191215_앙코르 공항_3.jpg
* 건물이 아름답습니다.

드디어 첫 도착지 시엠립에 왔습니다.

때는 겨울이라서 춥지는 않아도 해는 일찍 졌습니다.

공기를 한껏 들이켜서 앙코르 공항의 냄새를 맡아봅니다.

9월에 이미 받아둔 1년짜리 복수비자가 있어서 1등으로 문을 나왔습니다만, 참으로 막막합니다.

여긴 어드메뇨, 나는 또 누구인가!

시내까지 택시나 툭툭을 타고 나가야 하는데 요금이 10달러입니다. 욕이 나올만한 요금이죠.

공항 출국장까지 앞쪽으로 150여 미터를 걸었습니다.

잠시 후 툭툭이 오더니, 손님을 내렸습니다.

이제 제가 흥정할 차례가 왔습니다.

"Le Tigre Hotel, Sok San Rd, $5 OK?"

"OK"

흔쾌히 흥정이 끝나고 툭툭이에 올라탔습니다.

저녁 공기를 가르니 비로소 캄보디아에 온 것을 실감했습니다.

그러나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서 먼지를 죄다 뒤집어써야 했습니다.

그래도 좋았습니다.

수정됨_20191215_펍스트리트.jpg
* Pub Street

간단히 여장을 풀고 샤워를 한 후 야시장 구경에 나섰습니다.

잡다한 물건을 파는 터라 그다지 흥미는 없었고 'Pub Street'에 가니 많은 사람으로 북적였습니다.

외국인이 반, 삐끼와 툭툭이 기사가 반.

순박해 보이는 참한 점원의 손짓에 저도 모르게 그만 메뉴판을 보고야 말았습니다.

수정됨_20191215_펍스트리트_음식.jpg
* 기쁘나 슬프나 우리에겐 고기가 있습니다.

꼬치 $1.50 + 소고기 $2.50 + 맥주 $2.50

꼬치는 괜찮았고 맥주는 밍밍하긴 했어도 쌉싸름한 맛이 좋았습니다.

고기는 조금 질긴 듯했으나 난데없이 갑자기 여자친구를 사귀게 되어...

수정됨_20191215_펍스트리트_친구1.jpg
*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아 글쎄 얘가 제 소고기를 탐내지 뭡니까!

눈물을 머금고 소고기 절반을 헌납했습니다.

저는 관대합니다.

수정됨_20191215_펍스트리트_친구2.jpg
* 훗~ 오빤 이제 내 남자야!

긴장의 연속으로 나름 피곤했습니다.

$8짜리 마사지를 받은 후 일단 철수하기로 했습니다.

숙소로 돌아오는 동안 수많은 삐끼 때문에 힘이 들었습니다.

수정됨_20191216_르 티그리1.jpg
* Le Tigre. 호텔이라고 쓰고 여관이라고 읽는다.

수정됨_20191216_르 티그리2.jpg
* 아담하지만 캄보디아 향기가 물씬 우러납니다.

날이 밝았습니다.

공항에 도착 후 혹시나 밤거리를 헤맬까 봐 출발 전날 갑작스럽게 호텔을 예약했습니다.

1박에 1만5천 원 정도입니다.

싼 맛에 예약했지만 있을 것은 다 있습니다.

단점이라면, 스프링 침대가 아니라서 잠자리가 불편합니다. 그리고 냉장고가 없었습니다.

조식은 질긴 고무 빵과 크루아상, 버터와 잼, 디저트로 수박 한쪽. $2.50

홍차 / 커피 / 핫초코 선택으로 $1.00

수정됨_20191216_르 티그리_조식.jpg
* 진짜 고무로 만든 빵이 아니라 고무처럼 질긴 빵입니다.

고무 빵을 질겅질겅 씹으며 참으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일정이 없는 여행이라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이 되는 순간입니다.

앙코르 와트를 갈 것인지 낮잠을 늘어지게 잘 것인지 모든 것은 자유입니다.

떠밀려서 궁지에 몰린 듯한 감정을 추스릴 계획입니다.

이후의 일정은 여러분의 상상력에 맡기겠습니다.


P.S : 12월 17일 현재 아직 캄보디아에서 서식 중입니다. 이후의 후기는 작성할 생각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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