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형은 책을 한권 써야 될 문제지
게시판에 짧게 글을 달아서 다 설명 될 문제가 애초에 아니긴한데
간단하게 오늘 조금만 다뤄볼게요
모든 걸 설명하면서 글을 쓰면 한도 없이 길어지니
가끔은 설명을 생략하고 결론만 말할게요
1. 전형적인 혼돈형 - 회피형 연애 상담
이런 글 많이들 보시죠
예를 들어 볼게요
"저는 3년째 연애를 하는 여자입니다.
하지만 남자는 저에게 다정한말조차 해주지도 않고,
제가 우울하거나 몸이 아플때에도 위로나 병문안도 없습니다.
오히려 왜 나한테 그런걸 말하냐고 내가 뭘 잘못했냐고 병원이나 가라고 짜증을 냅니다.
처음엔 그러려니 하고 이해하려고 했지만 지금은 정말 못 참겠네요."
이런 유형은 여자가 혼돈형이고 남자가 회피형인 경우가 굉장히 많은데
제가 연애상담을 하면 80프로가 여자분은 혼돈형, 남자분은 회피형입니다.
가장 흔하고 많은 유형입니다.
당연히 댓글은 그 남자가 쓰레기다 헤어져라 손절해라고 달립니다.
(물론 누가봐도 그런 남자는 쓰레기고 손절하는 것이 맞습니다.
댓글을 다신 분들이 잘못을 한 것은 전혀 없습니다.)
그러나 글쓴이의 바람직한 앞으로의 연애생활이라는 측면에서 따져 볼 때에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있습니다.
1. 애초에 여자가 이 남자랑 헤어질 생각이 없는 경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2. 헤어진다고 하더라도 저런 댓글을 받게 되면 글쓴이의 불안성향과 회피성향이 더 증가합니다.
(불안성향과 회피성향이 더욱 증가하면 다음 연애에는 더욱 쓰레기 같은 남자를 만나게 됩니다)
3. 애초에 이 여자분은 저런 유형의 남자만 좋아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근본적인 해결이 전혀 안 됩니다.
(저 남자와 헤어진다고 하더라도 다음 연애 또한 비슷한 남자와 합니다)
4. 내가 억울하며 내가 재수가 없었다고 남탓만 하게 됩니다.
(애초에 내가 문제가 있다는 발상 자체를 하지 않기 때문에, 고치려고 시도조차 안합니다.)
물론 정말로 좋은 여자분이고 좋은 성향을 가진 여자분인데
재수없게 연애를 해서 피해를 보시는 경우도 있겠죠
하지만 저한테 지속적으로 연애 상담하시는 분들의 80프로는 제가 말한 저런 경우에 해당됩니다
(왜 그런지 정말 궁금하신분들이 질문해주시면 답변은 해드릴테지만
이 네가도 왜 그런가 설명하면 엄청 길어지니까 일단 넘어갈게요)
게다가 혼돈형 여자분들은 자기보다 뭔가 못한 남자랑 사귀려는 경향이 좀 있어요.
나보다 못생겼거나, 나보다 돈이 없거나.
그러면 제 3자가 볼 때에는 정말이지 남자가 참으로 쓰레기같이 보이기만 합니다.
예를 들어
못생기고 돈없고 성격 더러운 남자 & 이쁘고 돈많고 성격 좋은 여자가 연애를 한다고 합시다.
간단히 형편없는 남자. 매력적인 여자라고 합시다.
그런데 형편없는 남자는 이번 연애 외에도 항상 매력적인 여자와 연애를 합니다.
반면, 매력적인 여자는 이번 연애 외에도 항상 형편없는 남자와 연애를 합니다.
이 둘 중에 나쁜 사람은 분명 남자임이 맞지만
어떤 면에선, 남자는 연애를 굉장히 잘하는 사람이죠.
자신보다 잘난 여자들을 꼬시니까요.
반면, 연애를 더 못하는 사람은 여자입니다.
오히려 더욱 안타깝죠.
이쁘고 돈도 많고 성격도 좋은데 연애만 하면 이상한 남자한테 빠져버리니까요.
연애에 있어서 잘못(내가 원하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바람직하지 않는 수단을 사용)하는 사람은
남자가 아니라 여자입니다.
2. 왜 이런 연애가 성립이 되는가?
오늘은 정말 간단하게 그러면 어떻게 하면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가에 대해서 말을 해볼게요.
그 이전에 제가 위에서 말했던 저 상황에 대해서 해석을 좀 해볼게요.
"저는 3년째 연애를 하는 여자입니다.
하지만 남자는 저에게 다정한말조차 해주지도 않고,
제가 우울하거나 몸이 아플때에도 위로나 병문안도 없습니다.
오히려 왜 나한테 그런걸 말하냐고 내가 뭘 잘못했냐고 병원이나 가라고 짜증을 냅니다.
처음엔 그러려니 하고 이해하려고 했지만 지금은 정말 못 참겠네요."
만일 여자분이 안전형이거나 불안형이었다면
애초에 회피형과 연애 할 생각도 안했을 겁니다.
(물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른 매력이 남자가 더 많은 경우라거나..)
연애를 했다고 하더라도 연애 초기에 진작 그런 문제에 대해서 서운함을 말을 했을 겁니다.
그래서 남자가 성격을 좀 고쳐서 서로 타협하고 연애를 하거나
혹은 아무리 여자가 말을 해도 남자가 안 바뀌면 안 되는 것을 깨닫고 여자분은 헤어졌을 겁니다.
(물론 이때도 되게 못 헤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세부적인 경우는 제외하고 큰 줄기만 말할게요)
여자분이 애초에 회피성향(혹은 극단적인 불안성향)이 있기 때문에
불만이 있어도 겉으로 표현 안하고 참고 넘어가고 연애를 한 겁니다.
싸움도 좋은 싸움이 있고 나쁜 싸움이 있습니다.
꼭 해야만 사이가 반드시 더 좋아지는 싸움도 있습니다.
하지만 회피형들은 싸움이란 무조건 나쁜 것이고 안 좋은 것이라고 생각 합니다.
나아가서 연인이라면 서로 속 이야기를 터놓고 하면서 소통하는 것이 당연히 옳은 일인데
회피형들은 내 속 이야기를 터놓는 것에도 어려움을 겪고
상대의 속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에도 어려움을 겪습니다.
반대로 여자분이 안전형과 불안형과 연애를 했다면
상대방이 오히려 여자분에게 답답하다 우리 속 이야기 좀 하자.
소통을 좀 하자.
그렇게 나왔을 겁니다.
남자분이 좋게 말한다고 하더라도 여자분은 그런 속 이야기를 터놓는 것을 껄그러워하고
남자분이 채촉하면 그것을 공격 혹은 우리가 싸운다라고 판단합니다.
따라서 그런 경우에는 여자분이 애초에 안 사귀거나 헤어지려고 합니다.
반면 같은 회피성향이 있는 남자와 연애를 하면
서로 속 이야기를 안하기 때문에 표면적으로는 마찰이 없습니다
서로 불만이 있어도 참기만 할 뿐 겉으로 표현을 안합니다
그러면 여자분이 생각 할 때
안전형과 불안형과 내가 연애하면 자꾸 싸움이 나는데
회피형과 연애를 하니 싸움이 전혀 안 나네? 우리는 잘 맞나보다
그렇게 아주 잘못된 판단을 하고 연애를 시작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여자분은 혼돈형 그러니까 불안성향+회피성향입니다
불안성향은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지고
(친한 사람일수록 연락이 두절되면 불안하죠)
회피성향은 시간이 지날수록 낮아집니다.
(모르는 사람일수록 우리집에 데려오기 싫죠)
그러면 시간이 지나면 여자분은 회피가 낮아지고 불안이 높아져서 불안형처럼 되어버리는데
남자분은 애초에 회피형이라서 쭉 회피형입니다.
불안형과 회피형의 연애는 개와 고양이처럼 완전 상극입니다.
다시 글을 볼게요
"저는 3년째 연애를 하는 여자입니다.
하지만 남자는 저에게 다정한말조차 해주지도 않고,
제가 우울하거나 몸이 아플때에도 위로나 병문안도 없습니다.
오히려 왜 나한테 그런걸 말하냐고 내가 뭘 잘못했냐고 병원이나 가라고 짜증을 냅니다.
처음엔 그러려니 하고 이해하려고 했지만 지금은 정말 못 참겠네요."
1년 정도까지는 여자분이 회피성향이 여전히 높은 상태입니다.
서로 회피 - 회피 상태기 때문에 딱히 서로 간섭이나 터치도 없고
속 이야기도 잘 하지 않고, 상대한테 딱히 뭘 서운해하지 않고 연애를 잘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여자분은 회피가 낮아지고 불안이 높아집니다.
서로 불안 - 회피 상태가 됩니다.
그러면 이때부터 여자분은 애정과 사랑을 갈구합니다만,
나 역시 회피성향이 있기 때문에 그런 속마음을 털어놓기 두려워서 제대로 말을 못합니다.
남자분은 애초에 회피형인 성격이고. 회피형인 상태로 1년동안 연애를 잘해왔는데,
하루아침에 성격이 바뀔리가 절대 없습니다.
회피형들은 공감을 요구하면 그걸 공격이나 비난으로 받아들입니다.
"오빠가 요즘 나랑 안 놀아줘서 우울해"
이 말을 듣고 안전형이나 불안형들은
나는 여전히 널 사랑하고 그래서 더 많은 사랑을 원한다 이렇게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오빠 요즘에 많이 보고 싶었구나? 오빠가 더 잘 놀아줄게 알았지?" 정도의 대답이 나옵니다
반면 회피형들은
너는 나랑 놀아주지도 않는 나쁜놈이며, 여자친구를 우울하게 만드는 나쁜놈이다. 인정해라.
이런식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내가 뭘 잘못했는데? 바빠서 연락 못한게 죄야? 우울하면 정신병원을 가 왜 나한테 뭐라고해?
이런 말이 나오는 겁니다.
(그래서 회피형들은 애초에 상담을 받으려고 하지도 않고
상담을 해도 본인이 잘못된 것이 있어서 고쳐야하는 수순인건데
본인이 잘못된 것을 애초에 인정 안하려고 하고 그것을 지적하는 것을 굉장히 기분 나빠해서
개인적으로 불안형 상담할때보다 회피형 상담할때 10배 정도는 피곤합니다)
이 타이밍에 둘이서 잘 지내기란 사실 굉장히 어렵습니다
둘 다 회피성향이 있는데다가 이미 스트레스가 많이 누적된 상태기 때문에
이건 마치 대인기피증이 있는 두 사람이 만나서
A가 B에게 속마음을 잘 털어놓도록 유도하는 대화를 해야하는 수준의 난이도입니다
한쪽이 굉장한 노력을 해야만 합니다
3. 그래서 해결책은?
이걸 어떻게 짧게 쓸 수 있을까요?
다 담는건 애초에 불가능하고
생각나는대로 다양한 관점에서 써볼게요
근본적인 해결책은 혼돈형인 여자가 회피형인 남자와 헤어지고
혼돈형인 내 성격을 고쳐서 그러니까 내 불안과 회피성향을 낮추어서
안전형인 남자와 만나서 연애를 하면 됩니다(말은 참 쉽네요)
내 불안성향과 회피성향을 그럼 어떻게 하면 낮추느냐?
자존감을 높이는 것이 그 방법의 하나일 수 있겠는데
이건 마치 근육을 키우는 것처럼 꾸준히 해야 하는 것이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닙니다
자존감을 높이는 대표적인 방법은 온라인에 검색해보세...
내가 나에게 잘해주면 됩니다.
또 다른 방법은 내가 소소한 계획들을 실천하고 성공하면 됩니다.
그리고 나를 존중해주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면 됩니다.
우울증이 심해서 내가 자존감이 너무 낮다거나
경계선 인격장애가 심해서 내가 혼돈형처럼 연애한다거나
불안장애가 심해서 내가 연애할때 많이 불안해한다
이건 카테고리가 연애에서 정신건강의학과로 넘어가는거긴한데
이런 경우는 상태가 심하지 않다면
나에게 휴식을 주고 운동이나 명상 등으로 마음을 다스려보고
상태가 심하다면 병원에 다녀야 합니다
그리고 자기 마음을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이렇게 말하니까 무슨 명상서적에 나오는 말 같은데...)
내가 오늘 엄마한테 혼나서 짜증이 나있다.
그런데 친구가 말걸어서 짜증이 났다.
그래서 친구한테 짜증을 내다가 내가 깨닫는 겁니다.
아 엄마한테 짜증이 난 걸 친구한테 푸는구나?
그러면 친구에게 아마 사과를 하거나
짜증을 덜 내게 되겠죠?
그런데 이때 늦게 깨닫거나 아예 끝까지 깨닫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게 불안형과 회피형 그리고 혼돈형들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친구가 날 짜증나게 해서 내가 짜증이 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절대로 싸움이 끝이 안 납니다.
불안형들은 내가 불안한건데 상대가 잘못했다고 착각하는 경향이 있고
회피형들은 애초에 내가 잘못이 있다는 걸 인정을 안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말과 글 그리고 심리
컴퓨터 안에서 복잡한 작업을 한 것이 모니터에 출력이 되듯이
그리고 모니터의 상태를 보고 어떤 부분이 고장이 났는지 알 수 있듯이
내가 하는 말들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내가 어떤 심리 상태인지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심리가 말을 따라가기도 합니다
우울한 날에 사람들을 만나서 "상쾌한 아침이네요" 라고 말을 하는 습관이 있는 사람은
정말로 기분이 상쾌해지기도 합니다
공부로서 어느정도까진 나아질 수 있지만 거기서 더 회복되려면
결국 사람을 만나서 연습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럴려면 애인 뿐만 아니라 친구를 가지고 연습을 해야 합니다
평소에 친구랑 싸웠을 때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다양하게 화해할려고 노력해보고 가장 좋은 방법을 애인한테 적용하는 겁니다
애인에게 집착하는 사람일수록 친구를 많이 만들어야 합니다
사람이 받아야만 하는 사랑은 할당량이 정해져있는데
가족이나 친구관계가 좋지 않은 사람은 그 모든 것을 애인으로부터 요구하기 때문에
상대가 벅찬 겁니다
나는 이 상대와 헤어지고 싶지 않다 그럴때는
일단 상대방 입장에서 공격이나 비난으로 들리지 않도록 최대한 조심해서 말을 해줘야 합니다
그리고 비난으로써 상대의 행동을 고치려고 하기 보다는
칭찬으로써 상대의 행동을 고치려고 해야 됩니다
만일 우리 둘이 갈등상황이 오래 지속이 되어서 서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그러면 둘이 노력해서 고쳐나가면 좋겠지만
상대방이 지금 고칠 생각이 없다면
내가 일단 닥치고 잘해줘야 합니다...
이전보다 내가 더 잘해준다면 저 사람은 이전보다 내가 당연히 더 좋아질겁니다
그러면 그 때 칭찬이나 격려로 상대가 성격이 조금씩 변할 수 있도록 유도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평소에도 속 이야기를 자주 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혼돈형들은 평소에 회피성향이 있어서 속 이야기를 잘 안하려고 하다가
불안이 심해지면 참지 못하고 속 이야기를 하자고 하는데
이게 연애하는 회피형 입장에서는
애인이 속 이야기하자고 하는거 = 불만이 있어서 나한테 화내는거
이 공식이 성립해버리게 되거든요
그래서 갈수록 더 말을 안하려고 합니다
그러니 평소에 기분 좋을 때에도
혹은 기분이 나빠도 상대가 속마음을 털어놓을 때 최대한 덜 화내고 최대한 칭찬을 해주어서
속 이야기를 털어놓았더니 좋은 일도 발생하네? 이걸 경험적으로 학습을 시켜줘야 합니다
그리고 아무것도 기대 안하고 연애하면 됩니다...
...이게 말이 쉽지 절대 쉬운 일이 아니고
애초에 연애를 하는데 상대로부터 아무런 기대도 안한다는 것이
과연 연애인가? 이런 의문이 듭니다
그래서 회피형하고 애초에 안 사귀면
고양이가 날 안아주길 바라고 내 품에 안기길 바라면 도망갑니다
그런데 다 포기하고 TV보고 있으면 어느 순간 내 옆에 다가옵니다
그리고 이때 칭찬과 격려를 해줘야 합니다
상대가 내 옆에 오지 않는다고 해서 내가 불안해하거나 화를 내면
두려워서 더욱 오지 않으려고 합니다
나도 먹고 살기도 힘들고 머리도 복잡한데 내가 저렇게까지 해야만 하냐?
하기 싫으시면 안 해도 되는 남자와 사귀시면 됩니다
그런데 굳이 그런 남자(회피형)와 행복한 연애를 하고 싶다면 제 생각엔 저런 방법들이 최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