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얼굴이 좀 까무잡잡하지만, 그래도 얼굴이 작고 피부는 좋은 편이라 귀욤귀욤상이었음.. 어릴 때.. (지금은 나이먹고 그냥 돼지임..ㅠㅠ)
그래서 누나들에게 인기가 나름 있었음.. 맨날 얼굴 쓰담쓰담...
이건 그냥 자랑이고.. 어쨌든..
고3 수능을 마치고.. 그당시에 IMF 지나가는 과정 중이라.. 안정적인 선생님이 인기였음..
나는 수능을 대충 생각한 것보다 못 봐서.. 보통 망쳤다는 표현을..
그래서 재수를 해야지 하고 마음을 먹고 있었지만.. 한 편으로는 대학에 합격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음..
그래서 상명대학교에 원서를 넣으려고 함.. 우리 때는 원서들고 학교가야했음..(아재임)
당시에는 일본이 바로 옆나라기도 하고 그러니까 일어교육과 가면 일본 가서 공부하고 오는 것도 쉬울 것이야 하는 생각이 있어서
일어교육과에 지원함..
그렇게 겨울에 상명대에 원서 접수를 하러 가게 되는데...
버스타고, 지하철 타고, 마을버스 타고.. 그때는 버스 환승이 없어서 교통비가 많이 나왔음..
요때 아.. 교통비 많이 나와 하면서 가지말까? 생각함..
학교 안에 있는 마을버스 정류장에 내렸는데.. 한무리의 누님들이 거기에서 진을 치고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었음..
한 무리가 우루르 본인에게 오더니.. 큰 소리로 어느 학과 지원해? 물어봄.. 그래서.. 약간 쫄아서..
일.. 일어교육과요.. 이랬는데..
한 누님이... 야!!!!!!!!!!!!!!!!!! 일어교육과 왔다!!!!!!!!!!!!
미.. 미친.. 저쪽에서 열 명가량의 누님들이 막 뛰어오는 거임.. 그랬음.. 일어교육과에 지원한 첫번째 남자였음..
상명대학교는 옛날에 상명여자대학교였던 것이었음.. 그런데.. 그런 거는 몰랐..-_-;; 온통 여자만 있었던 것임..
마을버스 정류장 뒤에 있는 건물에서 원서접수를 하는데.. 누님들이 우르르 몰려와서 내 양손을 잡고 건물로 들어가서
앉혀놓고..
직접 원서를 써주기 시작함.. (그 시절에는 원서 서류 때문에 학교에 가서 쓰는 시절..)
10명 정도의 누님들에게 둘러쌓여서.. 취조당하기 시작하는데.. 이름이 뭐야, 주소가 뭐야...
ㅋㅋ 귀엽네.. 등등.. 나는 너무 무서웠음.. 어떤 누님은 너 우리학교말고 다른 곳도 원서 낼거야?
어떤 누님은.. 오. 너네 집 흑석동이네, 나는 상도동인데. 나중에 학교 같이 다니면 되겠다...
아씨.. 진짜 무서웠음.. 당장 이 누님들에게 잡아먹히게 되버렸!!!!
그러고 다시 마을버스를 타러 가는데, 또 내 양손을 잡고 데려다줌.. 그러면서 왼손 잡아준 누님이
귀에 대고 그런데, 너 손 따듯하다 귀여워.. 후훗.. 이랬음..
이거가 어찌보면 로멘스 같지만.. 남자 사람이 눈이 번뜩이는 여자 사람들에게 둘러쌓여 있으면.. 진짜 겁이남..
나는 그 소리가 강철의 연금술사가 문을 여는 소리 같았음...(팔 다리 다 빼앗길 때...)
마을버스를 타고 누님들이 밖에 손을 흔들어주는데.. 경직된 웃음을 지으며 같이 손을 흔들었음..
그러고... 주변을 보니.. 죄다 여자만 있고.. 나를 보고 다들 웃고 있었음..
마을버스 내릴 때까지 패닉... 경복궁역에서 안국역에 내릴 때까지도 두근두근 하다가..
안국역에서 85-1번 버스(지금의 151번 버스)를 타는 순간 이제 집에 간다는 생각에 마음이 놓였음.
상명대는 합격해도 안 가야지 하고 마음에 각오를 하고,
다다음날 재수학원 등록함...ㅋㅋㅋㅋ
상명대 합격자 발표 나고.. 나는 학교에 전화를 걸어.. 안가요 시전~ ㅋㅋㅋㅋㅋㅋ
단국대 특수교육도 합격했는데..(한남동 시절) 마지막 인원으로.. 안가요 시전~
재수해서 집앞 학교에 입학.. 입학 첫 날에 학교에 갔는데.. 앵? 여기도 여자만 있네..-_-;;
그래도 상명대 사건으로 단련이 되어서 좀 괜찮았음..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