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나온 이녀석을 처음 본게 벌써 한달도 전 일이네요. 추운 겨울 새끼 낳느네 안타까워서 집 지어줘야 겠다라고 생각 하게 됬습니다.
배 쓰다듬어 주는 걸 좋아해서 바닥에 자주 뒹구네요.
마트에서 사과 박스를 주워왔습니다. 튼튼한 소재죠. 그냥 스티로폼 아이스 박스 있으면 좋으련만 마음에 드는 사이즈가 없어서
사과박스에 보온재 남는 자투리로 만들어 주기로 했습니다.
보온재 사이즈 맞게 재고 자르는 중입니다. 생각보다 귀찮네요. 괜히 만든다고 나댔다고 후회도 되요.
집 뚜껑 부분이 될 박스의 날개를 잘라주고,
보온재 사이즈 잘못 재서 박스를 조금씩 돌려 깍게 되네요.
다 보여주기에는 사진이 너무 많이 들어가니 좀 건너 뛰겠습니다. 집 아래 부분입니다. 박스 날개를 오므리면서 세워주고, 튀어나오는 부분은
잘라준뒤 보온재를 붙입니다. 튼튼한 내구성을 위해 한번 들러 붙으면 더럽게 안 떨어진다는, 청테이프를 써서 붙여줍니다.
박스 아래 부분에 박스 깔판을 깔아주고, 벽쪽에는 맨 처음 잘랐던 박스 날개부분을 재활용해서 넣어줍니다. 박스 양옆과 바닥부분을 보온재로 둘렀지만, 벽을 한층 더 두껍게 해서 냉기를 차단하는 목적입니다. 창문도 이중창이 더 보온 효과가 좋으니까요.
벽이 안 무너지게 네 모퉁이를 테이프로 붙여서 고정, 출입구는 임신한 어미 고양이의 똥배를 고려해서 크게 만들어 줬습니다.
완성된 모습. 위에 덮힌 박스는 뚜껑역할을 해서, 나중에 봄 되면 열고 청소가 용이하게 만들었습니다. 입구에는 바람 그나마 덜 들어가라고 농사지을 때 쓰던 비닐 조금 잘라다가 붙여놨습니다.
어미 고양이를 임신 시킨 걸로 추정되는 아빠고양이입니다. 둘이 꼭 붙어서 털 서로 핥아주기도 하는 걸 보니 분명할 겁니다.
이 녀석은 아직 경계심이 많아서 만지게는 못하게 합니다. 1미터 정도 가까이 가도 안 도망가는데 만지려고 하면 가버립니다.
따뜻한 햇빛쬐고 있네요.
고양이 사료 20kg 샀는데 동네 길고양이가 무료 급식소 인줄 알았는지 몰려와서 먹으니 한달 가더라고요.
가끔 반찬 먹고 남은 고등어 뼈 주면 아주 좋아합니다.
길 고양이라 그런지 알아서 잘 먹네요.
바가지에 담긴 사료 먹으려고 온 길고양이를 경계하는 어미 고양이. 관찰하면서 보니까 저 어미고양이는 자기 조직?들이 먹을 땐 냅두는데
조직에 속하지 않은 떠돌이 고양이는 되게 구박하더라고요. 고등어 무늬 고양이 밥먹는데 어미고양이랑 아빠 고양이가 와서 자꾸 압박하니까
고등어무늬 고양이가 귀 바짝 내리고 무서워서 못 먹어요.
그래서 집안에 들여놓고 밥 먹입니다. 몇번 그랬더니 이젠 아침마다 와서 대문 밖에서 야옹야옹 거립니다. 그러면 제가 안아들고 집 안에서 또 밥먹이죠.
아버지는 이 고양이 예뻐하시더라고요. 길고양이 중에 사람 손 타는 애들은 이 놈하고 어미 고양이 밖에 없습니다.
몇번 쓰다듬어 주면 졸기도 합니다.
새끼 낳았는데도 배는 안 줄어들더라고요. 그냥 똥배같네요. 새끼 낳았는지 어떻게 아냐면요.
저기 조그마한 새끼가 있기 때문이죠. 바람 덜 들어가라고 옛날 헛간 있던 곳에 집 넣어 줬습니다.
추운지 집에 들어가 있는 새끼 2마리와 밖에 나와있는 1마리. 총 3마리더 라고요. 애들도 만지려고 하면 도망가서 못 만지고 그나마
최대한 가까이 가서 찍어 봅니다.
사진에는 안 나왔지만 어미 고양이가 작년에 낳은 새끼들로 보이는 고양이들도 저희 집에 와서 밥먹습니다.
개네들이 밥 먹을땐 가만 냅두는 거보니 새끼가 분명합니다. 등 무늬도 어미랑 아빠 고양이 반씩 섞여서 노랗고 검고 그렇더라고요.
즉 어미,아빠 고양이 2마리하고 작년에 낳은, 이제 성인이 된 고양이 3마리, 요 조그만 놈들 3마리, 왼쪽 앞다리 발목이 없어서 절뚝이는 큰 고양이
1마리, 그리고 집안에 델고 와서 먹이는 고양이 1마리 해서 총 10마리가 우리집에서 밥 먹고 가네요.
특히 어미고양이랑 새끼 고양이 3마리는 항상 집 안 마당에서 왔다갔다 하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 무사히 보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