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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공화당 보수집회
게시물ID : sisa_114293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재즈매냐
추천 : 25
조회수 : 2868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9/10/06 05:53:11
서초동 촛불집회에 다녀와서 잠이 오지 않습니다. 우리공화당의 보수집회에서 본 수많은 얼굴들 때문입니다.

촛불집회가 끝나기 전에 먼저 일어나서 우리공화당의 보수집회옆을 지나 고속버스터미널로 가는데, 양옆에 도열하듯 서있던 수많은 사람들이 욕설과 함께 "빨갱이들! 정신차려라! 빨갱이는 북한으로 꺼져라!" 같은 말을 하며, 막대기를 위협적으로 흔들고, 성인남자들보다는 여자분들이나 어린 분들을 밀치거나 도발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무섭기보다는 놀랐습니다.

그 사람들의 독기어린 얼굴표정과 분노하고 울분에 찬 눈빛, 쏟아내는 표독스러운 독설이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왜 그렇게 화가 났을까? 이런 작금의 비정상적인 상황이 보이지가 않는 걸까? 다른 사람들이 자기을 무시해서 그런걸까? 자기 의견을 안들어줘서 그런걸까? 어떤 삶을 살았을까? 어떤 교육을 받았을까? 이해관계가 엮여있는 것일까? 왜 그렇게 박근혜를 좋아하는 것일까? 

자. 공감을 한번 시작해보겠습니다. 대부분 나이가 많은 분들이니 1960년 이전에 태어나서 어린시절 6.25이후의 가난하고 힘들었던 환경에서 박정희 대통령 정권에서 획일적인 반공교육을 받고, 새마을운동의 감동과 함께 잘 사는 대한민국을 위대한 박정희대통령과 함께 만들어간다는 뿌듯함이 1979년 10.26과 12.12로 무너졌고, 2,30대를 전두환,노태우 군사정권에서 지냈고, 3,40대를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정권에서 보낸 후, 50대이후 이명박정부 그리고 드디어 위대한 박정희대통령의 불쌍한 딸 박근혜 정부를 맞이하게 됩니다. 너무너무 감동적이고 기뻤겠죠. 인생에 있어서 큰 성취였을 겁니다. 60대이후 맞이한 정부는 그 불쌍한 박근혜대통령을 끌어내리고 만들어진 문재인 정부이니 그 정부가 너무나도 싫었겠죠. 나이가 들어가니 경제적으로 힘들어지고, 아픈 곳도 많아 지고, 젊은 사람들은 무시하는데.. 우리공화당 집회에 오면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울분을 토하니 카타르시스도 느껴질 것 같습니다. 

OK. 공감하려고 노력해보니 조금 이해는 가는데... 촛불집회에 온 사람들에게 왜 그리 적대적이고, 욕설을 퍼붓고, 폭력을 쓰고, 도발하는지는 아직 공감이 안가는데... 진짜 빨갱이라고 생각하는 걸까요? 조국 법무부장관을 수호한다고 하니까? 그런 여러가지 사실들은 그 사람들에게 그리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핵심은 '박근혜'같네요. 자신들이 응원하고 지원하고 투표해서 만든 그 대통령이 탄핵되어 감옥에 갇히니, 그 사람이 마치 자신같이 동일시되겠죠? 그래서 '촛불'이란 글자만 봐도 미친듯이  화가 나겠죠. 그런 촛불을 들고있는 사람들을 보면 불태워버리고 싶겠죠.(직접 들은 말입니다.) 마치 '메트릭스'에 갇혀있는  인간배터리 같기도 하고, 며칠전에 본 영화 '조커'같기도 합니다. 

안타깝네요. 40대 중반인 본인도 60이 넘고 70이 넘으면 저들같이 편협하고 적대적인 사람이 될까? 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지금 내가 생각하는 여러 가치관이 2~30년 뒤는 보수적인 가치관이 될까? 상대적으로...? 여러가지 생각으로 밤을 꼬박 새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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