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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어머니의 고부 갈등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스압)
게시물ID : wedlock_1325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제육깻잎
추천 : 12
조회수 : 7870회
댓글수 : 30개
등록시간 : 2019/08/26 12:09:42
어디서 말을 시작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현재 결혼 2년차에 접어든 새내기(?) 남편이자 아빠입니다.
아내의 어머니에 대한 서운한 감정은 결혼 준비를 기점으로 현재 진행형입니다. 사실 어머니는 아내가 당신에 대해 서운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조차 잘 모르실거라고 생각을 해요. 실질적으로, 표면적으로 갈등을 빚은 적은 없었구요. 다만 아내는 나에게 서운한 점을 하소연하면서 어머니에 대한 불만을 얘기합니다.
저로서는 어머니가 아내에게 정말로 악감정으로 그러는건지 납득이 가질 않지만요. 지금까지 우리가 걸어왔던 과정만 보면 우리 부모님은 아내를 안 이뻐할래야 안 이뻐할 수가 없어요. 정말 아낄거라고 생각해요.
우리 부부는 햇수로 6년 정도 연애를 한 후 결혼 했어요. 군대도 기다려줬던 나의 여자친구, 이 사람이 지금의 나의 아내에요. 아내에게 감사하게 생각하는 건, 한 달에 최소 한 번씩 면회를 오면서 저를 챙겨줬던 거에요. 정말 저를 사랑해줬거든요. 지금도 그렇구요. 여자친구가 첫 면회때 부대원과 나눠 먹으라며 피자 여섯판가량을 싸들고 왔던게 생각나네요.
저희 부모님이 아내에게 감사하게 생각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요. 집이 멀어 군대간 아들 면회를 가지 못했는데 그 역할을 여자친구가 해줬으니까요. 또 아내 덕분에 우울한 캐릭터였던 저도 밝아졌구요.
때문에, 정황상 우리 어머니가 아내에게 나쁘게 대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아내의 얘기를 들으면 정말 우리 어머니가 나쁜 사람으로만 보입니다.
몇 가지 사례가 있었어요..

1. 아내에 대한 어머니의 뒷담화.
어머니가 아내에게 뒷담화를 했다는 거에요.. 한창 신혼집을 구할때 부동산 아줌마, 어머니, 아내 이렇게 셋이서 집을 보러다니게 됐어요. 저는 회사 때문에 못 갔구요. 여튼 집을 보러다니다가 아내도 프리랜서인지라 일을 해야돼서 도중에 가야될 일이 있었어요. 그래서 인사를 하고 나섰는데 도중에 물건을 빠뜨려서 다시 집으로 돌아오게 됐나봐요. 그때 부동산 아줌마와 어머니가 하는 얘기를 들었는데
부동산 아줌마 : "왜 갑자기 가셨어요?"
어머니 : "몰라요, 무슨 글 쓴다 보더래요~"
그런데 말투가 무언가 비아냥 거리는 듯해서 정말 속상하더랍니다. 남일 얘기하듯 빈정거리듯 얘기하시는게 속상했대요.
그리고, 또 다른 한 에피소드는 결혼식을 앞두고 드레스를 고르러 가는데 저희 어머니랑 보러가게 됐어요. 장모님이 바쁘셔서 이렇게 가게 됐거든요. 그래서 옷을 고르는데 점원이 어머니께 묻더래요.
점원 : 이 옷은 어떤거 같으세요?
어머니 : 저 한테 물으시면 안 돼죠. '이 분'이 마음에 드셔야지요~
그런데 어머니 말투가 빈정거리는거 같더랍니다. '이 분'이라는 표현과 억지 존칭이 마치 며느리가 까다로운 사람인양 느낌을 주는 것 같아서 속상했대요.

2. 남편에 대한 과도한 애정, 칭찬
저희 어머니가 자식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게 있어요. 그래서 그게 과한 측면이 있긴해요. 한날 어머니가 아내에게 말씀하시는데.
어머니 : 내가 (글쓴이)이 어린시절 잘 챙겨주지 못해서, 더 잘 될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한게 늘 미안한 마음이 컸어. (아내)가 내가 (글쓴이)에게 못해준것들까지 잘 챙겨주었으면 좋겠어.
이 말이 서운하더랍니다. 자기가 못 챙겨 주고 있는 것도 아니고, 자기 집안에서는 소중하고 이쁨 받는 딸인데 남편을 위해서 희생만해야 하는지..그게 서운했대요.

3. 아이에 대한 과도한 관심, 참견
저희 어머니는 어린이집 원장이세요. 그래서 아내에게 육아 관련해 여러 조언을 하시는데 그게 아내에게는 마치 잘 기르고 있나 확인하고 감시하는 거 같아 서운했다고 합니다.
가령, 신생아때는 함부러 밖에 데리고 다니면 안된다. 감기 걸리면 큰일난다. 이유식은 해 먹이는게 좋다. 애착 형성시기라서 잘 놀아줘야 한다. 등등등.. 전화횟수는 그리 많지 않았대요. 일주일에 한 번정도? 그러나 한 번 전화할때마다 그게 스트레스 였대요.

4. 기타 등등
그 외에도 너무 많아서 일일이 다 적기는 무리긴 하네요. 신혼때는 어머니가 하는 말들이 너무 부담되고 싫었대요. 가령, "혼수 이렇게 잘해올 필요없는데 엄청 많이 해왔네" "우리집에서 많이 못해준거 같아 미안하다" "남편 벌이가 적어서 힘들지?" 등등등 이런 말들이 싫었대요. 자기는 한 번도 그런 생각 해본적이 없는데 애써 어림 짐작해서 그렇게 사람 떠보는거 같은 말들이 싫었대요.
현재는 아내도 프리랜서일을 그만두고 직장을 다니고, 부부가 맞벌이를 하면서 아이를 저희 어머니께 맡긴 상태에요. 아들은 최근에 돌잔치를 했어요. 어느날 내려갔는데 어머니가 아내 앞에서 아들에게 "이쁜 누나 왔네~" 이러더래요. 그래도 엄연한 엄마인데 그 말이 너무 싫었대요.
저는 단순히 우리가 좀 일찍 결혼한 편이어서.. 그래서 농담하신 걸거라고 했는데. 아내는 어머니가 현재 주양육자니까 그렇게 말하신 거라고 하네요..

사례는 여기까지에요.
제가 여기서 어떻게 해결해야 할 지 저로서는 잘 모르겠어요.
위에서도 말했듯 정황상 어머니가 아내에게 그렇게 나쁘게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적어도 저랑 부모님하고만 있을때는 아내 칭찬만 하세요. 나의 외가댁 식구들도 다들 아내 칭찬하고요. 우리 어머니가 아내 칭찬을 많이 하고 다니시나봐요. 그리고 우리 부부에게 지원을 많이 못 해줬다며 항상 미안해하셔요.
저는 위에서 아내가 듣기 싫었던 그 말들이, 부모님이 아내를 떠본게 아니라 진심이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오죽하면, 부모님하고 저랑만 있을때 가끔 아내 칭찬이 나올때 그걸 녹음해서 아내에게 들려주려는 생각도 해봤어요. 

나 : "우리 부모님이 너 엄청 예뻐하신다"
아내 : "예뻐하시는거 필요없고, 예쁨받고 싶지도 않고 그냥 우리끼리 살게 내버려 두셨으면 좋겠어"

라고 하네요. 부모님이 우리 부부에게 보이는 관심이 아내에게는 참견이고 스트레스인가봐요..

정말 언제 부모님과 우리 부부가 속 시원하게 속 얘기를 털어놓는 자리를 마련해볼까 했는데도 아내가 한사코 거부하네요. 오히려 곪아버린 곳이 터져버릴 거라고 하네요.

저희 부부, 오래 연애해온 만큼 서로간의 문제로는 크게 싸운적도 없고 잘 지내고 있어요. 그런데 항상 늘 부모님, 특히 어머니 얘기만 나오면 갈등을 빚고 도저히 해결 방안이 보이지를 않네요.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렇다고 무턱대로 부모님께 말씀드리며 해결을 종용하려면 역효과가 날거 같구요. 지혜로운 해결 방법이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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