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1면은 흥미롭게도 “자기 비하 세태에 일침 가한 대통령”이라고 뽑았다. 기성세대에 반발하는 젊은 세대에 거칠 것 없이 훈수를 두고 훈계를 내려왔던 이 신문은 박 대통령 발언에 대해 “‘지옥 같은 나라’라는 비하의 뜻으로 젊은 층을 중심으로 ‘헬조선’이란 말이 번지는 것,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 지나치게 중국의 눈치를 보는 세력들 등을 의식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3면 역시 톱뉴스 제목을 “‘할 수 있다’ ‘함께 가자’… 6500자 연설 키워드는 국민단합”이라고 뽑으며 1면의 기조를 이어받았다. 이 기사에서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사드 배치를 둘러싼 국내 갈등,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룬 성과가 많은데 이를 인정하지 않고 부정적으로만 보고 비하하는 사회 풍조 등에 대해 걱정하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라고 말했다.
정점은 사설이다. 조선일보는 “광복 71년 성공한 나라에 넘치는 자기 비하와 부정”이라는 제하의 사설에서 “‘헬조선’이나 ‘개한민국’과 같은 말에서 느껴지는 우리 사회에 대한 혐오는 사회현상에 대한 합리적 문제의식을 넘어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조선일보 16일자 3면. 이어 “이런 조어는 힘들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증오를 심는다”며 “이미 일각에선 자기혐오가 무슨 유행처럼 번지면서 매사 부정적 측면만 지나칠 정도로 과장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이 지옥이라면 이 지구상에서 지옥이 아닌 나라는 몇 곳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동아일보도 3면에서 “‘자기비하는 발전의 동력 될 수 없어’… ‘헬조선’ 현상 우려”라고 뽑으며 암울한 현실에 대한 젊은 세대의 좌절과 반감을 지적하는 기사를 실었다. 이 신문은 “박 대통령은 이날 경축사에서 ‘할 수 있다’(4회), ‘자신감’(4회), ‘자긍심’(1회) 등 긍정적 사고와 관련된 표현을여러 차례 사용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