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메모장에 쓰다 쓰다 너무 길어져 결국 요약만 올립니다.
요약 : 내돈으로 결혼함 (10년 넘는 오랜 연애 후 결혼하려보니 시댁 사업이 망해서 남편/시댁 돈이 전혀 없는상황)
잘 몰랐는데 알고보니 시어머니 우리 결혼으로 자존심이 엄청 상했나봄. (연애 초기, 아버님사업 잘될 때 어머님 유세가 엄청났었음)
말로는 늘 미안하다 하시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런것 안느껴졌음.
이번에 다시 생각해보니 내가 결혼할때 비용 다 냈다고 며느리 노릇 안하거나 남편/시댁 무시할까봐 늘 전전긍긍하셨던 듯.
이미 결혼한지 한참 지났고, 남편과 나는 결혼할 때 누가 했네 따질일도 없는데,
어머님 혼자 툭하면, "결혼할 때 해준에 없어서 미안해서 그리 잘하라고 하건만" 이런 말씀을 자주 하심.
나는 나한테 미한해서 저러시나보다 했는데(참고로 행동은 미안함과는 거리가 머심),
그게 아니라, 아들가진 집에서(이런거 엄청 따지심) 아무것도 못해준게 늘 가슴아프고(자존심 상하고) 머릿속을 지배하고 계신가봄.
그러다가 뭔 일만 터지면 전혀 상관없는 우리 결혼을 끌어다 대며,
결혼할때 해준게 없어서 며느리가 자길 무시한다고 생각하심. (<- 이게 제일 문제)
나는 애초에 뭘 바란적도 없고(친정에도 마찬가지), 그냥 당연히 내 일을 내힘으로 한것 뿐이라
그게 다른 누군가를 그토록 자존심상하게 한 일인지 몰랐음.
내가 그걸로 유세떨 생각도 없고, 결혼 당사자인 남편도 자격지심 부린 적 없고, 우린 늘 행복했음.
내 입장에서는 남편 하나만 보고 니돈 내돈 안따지고, 우리 둘 형편에 맞게 한건데(그게 거의 내 돈이었을 뿐)
뭔 일만 생기면 오히려
'결혼할때 해준거 없다고 싸가지없게 시댁 무시하는 x' 이 되어버리니 정말 억울함.
솔직히 무시한 적, 아니, 그런식으로 생각해 본 적 자체가 없고, 오히려 양가(특히 시댁) 형편 어려운거 뻔히 알기 때문에
남편이나 나나 자식입장지만 금전적으로나 마음적으로도 베푼게 더 많았다고 생각함.
내 성격이,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선에서는 왠만하면 다 이해하고 넘어가는데, 최소한의 선을 안지키면 그건 못참는 편.
어머님이 그 선을 여러번 넘음.(아들의 연애, 결혼생활을 본인의 일이라 생각하시는게 문제인 것 같음)
고민: 지금도 사소한일로 저는 '결혼할때 해준거 없다고 싸가지없게 시댁 무시하는 x' 이 된 상태이고,
이번일은 풀고 지나가더라도, 어차피 어머님께 저는 잠재적으로 결혼할때 해준거 없다고 싸가지없게 시댁 무시'할' x이라는 생각에 너무 답답합니다.
시어머니의 저런 생각 패턴을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시어머니가 그토록 자존심 상한일(며느리 돈으로 결혼한 거)이 제 잘못도 아니고, 되돌릴 수도 없는 일이니까요.
아무 말씀이나 조언 부탁드려요..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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