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공장 초기화 하고, 일이 좀 있었어. 여유가 좀 생기니까 너 생각이 나더라."
그녀의 연락을 받고 기쁜 마음이 가장 크게 앞섰지만,
그녀에게 답장을 보내는 내용은 기쁨보다는 섭섭한 마음이 컸다.
"누나는 나랑 연락하는게 별로 안즐거웠나보네? 나는 누나가 그렇게 내 대답도 안듣고 어플 지운다고해서
굉장히 많이 섭섭하고 배신감도 느끼고 아쉬웠는데, 나만 그렇게 즐거웠나보네?"
"미안해..."
"누나 나 어차피 외국에 있잖아, 누나가 뭘 무서워 하는지 아는데 나랑 2주가량 연락하면서 내가 해끼칠 사람처럼 보여?
그냥 연락 편하게 하다가 서로 좀 더 친해지면 좋은거고 아니면 그만하면 되는거잖아. 카카오톡 아이디 알려줘.
언제 이렇게 가는 끈이 끊어질까 혼자 이렇게 불안해 하기 싫어."
나의 토로에 그녀는 마지못해 카카오톡 아이디를 알려줬다.
서로 친구추가를 하고
그녀가 나에게 처음 한 말은
"너 이름 예쁘다. ㅎㅎ"였다.
살면서 이름 예쁘다는 말을 딱히 들어본 적이 없는 나는
지금 이 시간,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까지 내 이름을 사랑한다.
카카오톡으로 연락을 하게 되면서
우리는 좀 더 빠르고 깊숙하게 친해져 갔다.
내 기준으로 늦은 밤까지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대화의 마지막은 꼭
한 달 남은 내 방학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나도, 그녀도 얼굴도 모르고 목소리도 모르지만 서로에 대한 감정이 조금씩 커지고
서로의 인생에 한 부분을 차지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