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대주주가 일본 회사인 소프트방크이므로 쿠팡도 불매운동 대상이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소프트방크가 쿠팡 경영권은 없지만, 지분 28%인 비전펀드를 통해 쿠팡의 모회사에 3조 원가량 투자하고 있다고 합니다. 불매운동 여부는 각자 알아서 할 일이고 소프트방크의 사주인 손정의 또는 손마사요시의 정체성에 대해 알아봅시다.
다 아시다시피 손정의의 국적은 한국계 3세 일본인입니다. 손사장은 젊은 시절 정체성의 혼란을 겪었다고 합니다. 유치원 시절. 동네 아이가 “조센진”이라고 부르며 돌을 던져 머리에서 피가 흘렀습니다. 본인은 아픈 것보다 한국계라는 이유로 맞은 것이 더 충격이었답니다. 그래서인지 17세까지 그는 한국계임을 숨겼고 이름도 야스모토 마사요시(安本正義)로 통했습니다.
그런데 미국 유학 시절 일본 이름을 버리고 한국식 본명으로 돌아왔습니다. 본인이 사업을 시작한 뒤 10년이 지난 1990년 34세 때 일본 국적으로 바꾸었습니다. 특이하게도 일본 국적을 취득하고도 한국식 이름을 계속 씁니다. 국적 변경 때 일본 정부가 일본식이 아니라며 손씨 성을 유지한 채 귀화할 수 없다고 해서 (국적 변경 필요가 없는) 일본인인 아내가 손씨로 이름을 먼저 바꾸고 부부가 같은 성을 쓰는 일본 관습을 이용해 손씨 성을 유지하고 귀화할 수 있었습니다.
손씨 성을 고집한 이유는 한국계라는 정체성보다 본인 “자존의 문제”였다고 합니다. 본인 원래 성이 손씨이고 생활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국적을 바꿀 뿐인데 굳이 성을 바꿀 필요는 없었다는 겁니다. 국적 변경의 장점이 “두 딸이 생활하는데 불편이 없어졌고 여권 수속도 편해진 것”이라고 합니다. 그는 “저의 국적은 일본도 아니고 한국도 아닙니다. 인터넷입니다. 인터넷 안에는 우리의 미래가 있습니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한국계라는 이유로 차별을 당하고 이름도 한국식으로 바꾼 사람이 일본인으로서 민족적 자긍심을 갖고 있지는 않겠지요. 그렇다고 핏줄 말고는 한국과 인연이 없는 사람이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이 있지도 않을 것입니다. 그는 그냥 세계인임을 자처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