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맥주 브랜드 아사히는 지난 7월 23일 후쿠시마 쌀을 원료로 한 아사히 수퍼드라이 후쿠시마 공장 한정 양조세트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후쿠시마 캠페인인 “먹어서 응원하자”의 일환인데, 이 말은 아베 정부가 후쿠시마 재건을 위해 후쿠시마 농산물을 먹어주자며 내건 구호입니다. 이 구호가 탄생한 배경은 그렇습니다.
30년 가까운 구조적 침체를 겪는 일본 경제를 재건 하겠다며 아베 정부가 2기 집권과 동시에 소환한 것이 64년 동경 올림픽에 대한 기억입니다. 일본인에게 동경 올림픽은 패전 이후 일본의 경제 부흥을 상징하죠. 해서 아베 정부는 내년 동경 올림픽을 “부흥 올림픽” 이라 명명하고 그 부흥의 가장 극적인 사례로 죽음의 땅 후쿠시마가 올림픽에 맞춰 재건되었음을 선언하려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지원금을 끊어버리는 방식으로 타 지역으로 피난 갔던 후쿠시마 주민들의 복귀를 강요하고 그래서 성화 봉송 출발지를 굳이 원전 폭발 사고 당시 대책본부가 있었던 곳으로 정하고, 그래서 올림픽 선수단에게 하필 후쿠시마 산 농수산물을 먹이겠다는 것이죠. 그리고 그래서 자국민을 상대로 꺼내 든 구호가 바로 “먹이서 응원하자”인 겁니다.
저는 도무지 납득이 안 갑니다.
지역 농수산물을 일본 시민들이 먹어주면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도가 떨어지나요? 방사능 오염도가 아니라 올림픽이란 시기가 후쿠시마 피난민들의 복귀 시기를 결정하는 게 말이 됩니까? 그렇게 정권 치적 과시를 위해서 시민들의 건강이 동원돼도 되는 겁니까? 일본 부흥의 홍보물이 되려고 다른 나라 선수들이 그 농수산물을 먹어줘야 하나요?
이보다 야만적인 국가 구호를 본 적이 없다.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