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은 후보시절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더욱 확고히 하고 중국과의 관계도 더욱 발전시키겠다'라고 발언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는 중국 러시아의 대륙세력과 미국 일본의 해양세력이 강렬하게 부딪히는 지정학적 위치에 있기에 어느 한 쪽 편에 서게 되면 반드시 자동적으로 다른 쪽의 반발을 불러올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땅에 사드를 배치함에 따라 미국과의 관계는 더욱 돈독해졌다고 수구들이 평가할 수 있지만, 반대로 중국의 강한 반발을 지금까지 보고 있는 것이 한 예입니다.
따라서 문재인 뿐만 아니라 그 어떤 정치인이 '미국과의 혈맹을 더욱 발전시키면서 동시에 중국, 러시아의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겠다'라고 말한다면, 그 사람은 우리 나라가 처한 외교적 상황을 전혀 알지 못하는 외교적 무능자이거나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 됩니다.
그런데 북한을 포함한 한반도에 거주하는 우리 민족이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을 동시에 가깝게 지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있다면 그것은 우리 한반도 전체가 '중립의 길'로 가는 것입니다.
한반도가 '중립의 길'을 걸을 때,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은 조금이라도 한반도를 자신들의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이것 저것 각종 선물들을 주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우리가 전투기를 구입한다면 매우 저렴한 가격에 파격적인 기술이전을 서로 주겠다고 할 것이고, 각종 상품의 수출 등에서 간접적인 관세 인하 혜택도 받게 되는 것은 매우 쉽게 예측이 가능한 우리의 미래입니다.
제가 최근에 쓴 글에서 아베의 경제도발을 제2의 북방정책으로 과감하게 돌파해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우리가 굳이 일본이나 미국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문재인은 한미일 삼각체제의 틀 안에서만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데, 김대중 전대통령이 지적한 바대로 우리는 '양안의 소'의 위치에 있기에 한 쪽이 우리를 건드리면 다른 쪽의 풀을 뜯어 먹으면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베의 경제도발에 러시아가 재빨리 '불화수소'를 공급하겠다는 제안을 우리 정부에 했던 것은 단지 불화수소를 수출하게 됨으로써 얻는 경제적 이익만을 생각한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너희 한국은 한미일 체제에서 벗어나서 우리와 좀 더 협력하면 우리 러시아는 많은 것을 너희 한국에게 줄 수 있다.'는 메세지라고 해석해야 합니다.
더구나 최근의 러시아 전투기가 독도 영해를 침입하며 한국과 논쟁을 벌이는 모습을 국제적으로 보여준 것은 한국에게 일본과의 독도 마찰 문제까지도 '우리 러시아는 너희 한국의 편에 있다'는 직접적인 메세지인 것입니다.
러시아의 전투기가 실수로 독도 영공을 침입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중국과의 합동훈련에서 일어난 일이며, 러시아가 이 문제로 한국과의 공군협력을 원한다는 메세지를 보낸 것이 그 증거입니다.
이제 우리 민족은 선택을 해야 합니다. 더이상 미국, 일본이 만든 틀 안에 거주해서는 안됩니다. 보다 더 자주적이고, 보다 더 자존감 있는 국가가 되기 위해, 그리고 한반도의 영원한 평화를 위해서는 '중립의 길'로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