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남북녀
70년 같은 7개월이 지났어
도시를 가르는 강을 사이에 두고
너와 함께 걷던 북쪽 강변이 떠올라
갈대밭과 쉼터를 지나 넓은 공원과
대나무 숲에 이르러 우리는 쉬곤 했어
지나고 보면 그때가 행복이었던 것 같아
삶은 늘 아쉬움의 연속이라 언젠가는
이것마저 무뎌질 거라 생각해
홀로 남쪽 강변을 거닐며 강 건너편을
쳐다보곤 했어
시력이 닫지 않을만큼 멀리 있는 그 곳을
쳐다보며 우리가 함께 쉬던 대숲을 향해
걸었어
혹시 너와 마주칠까 무지개 빛 뿜는
다리 중간에 멈춰 한참을 고민했어
혹시 오늘밤 너도 걸을까
혹시 이쪽을 보며 나를 생각할까
터무니 없는 상상을 하곤 했어
우리의 앞날을 위해 일부러 정을
떼게 만들었던 내 행동에 후회는 없어
이제 좋은 사람 생긴 걸 알아
네가 좋아하던 말처럼 너를 아는
모든 이들이 행복했으면 좋겠고
나는 네가 더 행복했으면 좋겠어
행복해 하는 너를 보며
나는 이제야 너를 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