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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이야기] 시어머니와 꿈
게시물ID : panic_10046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플라잉제이
추천 : 14
조회수 : 3000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9/07/12 03: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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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시어머니의 꿈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재밌게 읽어주시면 좋겠네요. 편의상 반말로 쓸테니 양해부탁드려요. 또 내일중으로 공포단편 한개 올릴예정이니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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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어머니는 촉도 좋고 꿈도 잘 들어맞는 편이시다.


십년정도 된 일이다.당시 어머니의 어머니 즉 시할머니께서는 노환으로 인한 여러 합병증으로 힘들어하고 계시던 상태였다. 병원에서도 이제 돌아가실 날이 머지 않았으니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라고 권유했을 정도였다.

어머니는 아버지와 상의해서 시할머니를 당신의 집으로 모셨다. 어머니는 6남매 중에 넷째였기 때문에 누구도 어머니께 시할머니의 마지막을 책임지라고 강요하지 않았으나, 평소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마음하나로 그런 결정을 내리셨다 했다.


집으로 모신뒤, 어머니는 시할머니와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셨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여기가 아프다 저기가 아프다 하시는 시할머니를 위해 시시때때로 팔다리를 주무르고, 살갗을 어루만져 주셨다.

시할머니는 시간이 갈수록 음식조차 삼키시지 못해 미음과 보리차만으로 끼니를 때우신다던가 하는 일이 잦아졌다.그마저도 소화가 안돼서 뭐라도 들어가면 수십번씩 트름을 하셨다. 상태는 하루가 멀다하고 극악으로 치닫았다.

그러던 어느날 어머니는 꿈을 꾸셨다. 누군가 벨을 눌러 본능적으로 현관문쪽으로 걸어가는데 왜인지 문을 열어주기가 싫으셨단다. 그래서 문고리를 잡고 가세요!가세요! 외치기를 수번. 희한하게 현관문은 잠그고 싶어도 잠겨지지가 않았다고 했다.

그렇게 몇번이고 현관문 바깥의 누군가와 힘겨루기를 하던 중에 이번에는 어떤 아주머니의 목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아줌마,  전해드릴것 있으니까 잠깐 문 좀 열어봐요! "

어머니는 낯설지 않은 여자의 목소리에 순간 경계심을 풀고 문을 열어 주었다.문 밖에는 트렌치코트를 입은 평범한 아주머니가 미소를 지으며 서 있었다고 한다. 그 찰나 바람이 싸악하고 불어서 그여자의 코트가 살짝 제쳐졌는데,  속안의 옷이 눈이 부실정도의 새빨간 색이었다고 한다.

어머니는 왜인지 모르겠지만, 울면서 빌었다고 한다.

"아직 우리 엄마 데려가심 안돼요. 아직 못해 드린게 너무 많아요. 제발 시간을 조금만 더 주세요. 제발요"

여자는 무슨 소리를 하는거냐며 웃다가 계속된 어머니의 울부짖음에 갑자기 싸늘하게 표정이 바뀌고 표독스러운 눈으로 어머니를 갈겨보면서

"에이 이 지독한년!!  그래 니 맘대로 해라!"

하고 떠났다고한다.

우연인지 그 꿈덕인지,그 꿈을 꾸고나서 시할머니의 상태가 믿을수없을 정도로 호전돼어 그뒤로 일년여를 더 사셨다. 돌아가시기 몇주전에는 가족들이 다시 마음의 준비를 할 정도로 안 좋아지셨다. 그러다 하늘나라 가시기 삼일전 정도에 다시 컨디션이 매우 좋아지셔서 가족 모두와 천천히 마지막 인사를 나누셨다. 

시할머니는 안방에서 편안하게 죽음과 맞이하셨다. 어머니는 이미 눈을 감으신 시할머니를 어루만지면서 

"엄마 이제 안아파?  이제 안 아프지?"

말씀하시며 구슬프게 우셨다.

시할머니의 마지막 일년은 어머니의 꿈에 나온 빨간옷 입은 여자의 배려였을까?아니면 우연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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