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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 연재(36) "월곡(月哭) 저수지 살인사건" - 대결2
게시물ID : panic_10045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heyman
추천 : 4
조회수 : 39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9/07/09 13: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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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이때였다.
정형사의 휴대폰이 울렸다.
정형사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원래 회의 중에는 진동으로 해두는데. 답장이 올까봐서.......”
됐어. 발신자나 살펴 봐.......”
.”
정형사는 고개를 조아리고 메시지를 살폈다. 수사과장을 비롯한 최반장. 박형사가 긴장된 표정으로 쳐다봤다. 그러나 정형사는 신통치 않은 표정으로 메시지를 끄고 주머니에 넣었다.
뭔데?!”
최반장이 물었다. 정형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100% 비아그라가 있답니다.”
좌우지간 스팸문자 문제야 문제!”
이때였다. 또다시 문자 수신음이 울렸다. 정형사는 상관들의 눈치를 살피며 중얼거렸다.
끈질기구먼.”
아냐. 아닐 수도 있어.”
박형사가 나서며 말했다. 정형사는 고개를 조아리고 메시지를 살폈다. 순간 그의 표정이 파랗게 질렀다.
뭔데 그래!”
수사과장을 비롯한 최반장과 박형사가 이구동성으로 소리쳤다. 정형사는 말 대신 휴대폰을 내밀었다.
거긴 링거를 꽂은 채 창밖을 바라보는 정나리의 상념에 젖은 얼굴이었다. 정형사가 놀란 건 그들이 어떻게 나리와의 관계를 알아냈느냐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남보다 자존심이 강한 그녀가 자진해서 알려줄 리가 없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누군가 자신의 휴대폰을 해킹했다는 것이 되기에 놀란 것이다.
아는 여자야?”
묵묵히 표정을 살피던 수사과장이 나서며 물었다. 정형사는 선뜻 대답하지 못하고 망설였다. 지켜보던 최반장과 박형사가 빨리 대답하라는 눈치를 보냈다. 정형사는 체념한 듯 한숨과 함께 내뱉었다.
한때 사귀었던 여잡니다.”
그런데 왜?”
이 여자가 바로 오동호한테 골수 이식을 받은 정나리라는 여자입니다.”
뭐야! 그럼, 치사하게 옛정을 무기화하겠다는 거야?”
최반장이 발끈하고 나섰다. 그러나 당사자인 정형사는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그 정도 파렴치한 무리들은 아닙니다. 저는 반대로 생각합니다.”
그건 또 무슨 말이야?”
다시 말하면 자신들은 이기를 따지지 않고 중환자를 회생시키는 박애주의자라는 거죠.”
그러니까 치사하게 해킹 따위는 하지 않는다.”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응해야하나?”
수사과장의 질문에 정형사는 단호하게 말했다.
저기서 장을 친 셈이니까 저희는 멍을 쳐야죠. “
그건 또 무슨 말이야?”
제 생각에는 결정적인 단서를 흘리는 게 상수라고 봅니다.”
그게 뭔데?”
목격자입니다.”
그러니까 그 말은 우리를 만만하게 보지 마라?”
. 그리고 전 한 가지 더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게 뭔데?”
분열입니다.”
어떻게?”
그건 아직 구체적인 게 아니라 정립되는 대로 말씀 드리겠습니다.”
대단하구만.”
아닙니다. 전 그저 제가 보았던 추리소설의 추리에 기인해 본 겁니다.”
역시…….”
그럼, 목격자 장면을 보내겠습니다.”
잠깐!”
역시 뭔가 골몰히 생각하던 박형사가 지지 않겠다는 듯이 소리쳤다. 최반장이 쳐다보며 물었다.
뭔데 그래?”
그러자 박형사가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이 형사한테 목격자 연행 여부를 알아본 뒤 보내야죠.”
그러나 정형사는 고개를 흔들었다.
물론 선배님 말씀이 맞지만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그건 왜?”
최반장과 박형사가 궁금한 표정으로 쳐다봤다. 수사과장도 흥미 있는 표정을 지으며 쳐다봤다. 그러나 정형사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왜냐하면 저희의 멍군을 받는 순간 목격자가 이미 확보되었다는 걸 인지할 테니까요.”
맞아! 그렇지!”
하며 수사과장이 무릎을 치며 동조했다. 최반장과 박형사도 무릎은 치지 않았지만 고개는 끄덕였다,
어떻게 할까요? 보낼까요?”
하며 정형사는 수사과장과 최반장을 번갈아 쳐다봤다. 수사과장과 최반장은 서로 마주보며 교감을 나누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정형사는 휴대폰을 꺼내 정리해 두었던 문제의 목격자 사진을 전송했다.
- 띠릭!
언제쯤 답장이 올까?”
수사과장이 긴장된 표정으로 물었다.
그 순간 곧바로 신호음이 울렸다.
- 띠릭! 띠릭!
뭐야?!”
수사과장과 최반장. 박형사가 동시에 소리쳤다. 정형사는 호흡을 가다듬은 뒤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그는 힘없이 주저앉았다.
왜 그래!”
그들은 떨리는 목소리로 다가서며 물었다. 그러자 정형사는 자신의 휴대폰을 건넸다. 순간 그들은 말없이 주저앉았다.
거기에는 고순옥이 신변요청을 한 문서와 고발장 사진이 담겨 있었다. 고발대상자는 서장과 수사과장으로 죄명은 직무유기죄였다.
수사과장이 신음소리를 내며 소리쳤다.
선전포고구먼!”
그러나 최반장과 박형사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천정만 올려다봤다.
이때였다.
전화벨이 연달아 울렸다. 수사과장과 최반장. 박형사가 긴장된 표정으로 쳐다봤다. 그건 뒤통수 맞은 서장일지 모른다는 생각에서다. 정형사는 망설였다. 그러자 최반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정형사는 고개를 끄덕이고 수화기를 든 다음 스피커 단추를 눌렀다.
- 여보세요?!
. 수사본부 정형삽니다.”
- 민원실 박순경인데요. 반장님 빨리 이쪽으로 오시라고 전해주세요.
- 왜요?! 직무유기로 서장님과 수사과장님의 소장이 접수됐어요.
정형사는 묵묵히 최반장을 쳐다봤다. 최반장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정형사가 차분하게 말했다.
- 알겠습니다. 지금 수사과장님과 말씀 중이니까 끝나는 대로 전해 드리겠습니다.
하며 전화를 끊었다. 그와 동시에 또다시 전화벨이 울렸다.
뭐야! 알았다니까...... 뭔 좋은 일이라고 연달아 전화질이야.
정형사가 투덜거리며 다시 수화기를 들었다. 그의 말은 다소 거칠어 있었다.
여보세요?”
- 정 형사! 나야! 이 형사!
. 선배님 무슨 일로?”
그 놈은 검거해 와 취조 중인데..... 골치 아픈 일이 생겼어. 반장님 계시지!”
순간, 정형사는 재빨리 스피커 단추를 눌렀다. 그러자 최반장이 다가서며 다그쳤다.
난데. 무슨 일이야!”
- 아네! 오동호가 방금 찾아와 자수를 했습니다.
뭐야! 자수를!
최반장은 물론이고 수사과장. 박형사. 정형사가 놀라 이구동성으로 소리쳤다. 그러나 이형사는 침착하게 말을 이었다.
- 빨리 건너 오셔야 할 것 같습니다.”
알았어. 건너가지!”
최반장은 한마디 뱉고 전화를 끊었다. 수사과장이 흥분된 어조로 말했다.
이거 뭘 어쩌자는 거야? 한쪽에서는 고발을 하고 한쪽에서는 자수를 하고......”
최반장이 한숨을 내뱉으며 말했다.
한마디로 전면전으로 가자는 거죠. 일단 건너가시죠.”
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수사과장이 이해가 안 된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일어났다. 박형사가 따라 일어나며 말했다.
저희도 갈까요?”
아냐. 어차피 이리 데리고 올 테니까 자네들은 그동안 수집한 증거들이나 정리해둬.”
.”
그러자 최반장이 출입문을 열었다. 수사과장은 여전히 머리를 갸웃거리며 밖으로 나갔다. 뒤이어 최반장이 나갔다. 박형사가 정형사에게 다가서며 물었다.
지금 뭐하자는 거지. 금치산자를 자수시켜?”
그러자 정형사가 담배를 빼들고 창가로 다가서며 말했다.
외통수를 둬 협상을 하자는 거죠?”
외통수로 협상이라? 서둘러 사건 종결?”
박형사 역시 담배를 빼들고 창가로 다가서며 맞받았다. 정형사가 자신의 담배에 불을 붙이며 말을 이었다.
한마디로 자신들은 손해날 것 없다는 거죠.”
박형사는 뭔가 아리송하다는 듯이 머리를 갸웃거리며 담배를 빼물었다.
 

본청 복도에 들어서자 수사과장이 최반장을 보며 말했다.
나는 지금 서장실에 가서 동태를 살피고 바로 수사본부로 갈 테니까. 자네는 저 인간 그쪽으로 데려와.”
.”
최반장이 고개를 조아리자 수사과장은 오른 손을 들어 보인다음 2층 계단을 올랐다. 최반장은 묵묵히 강력계 출입문을 밀쳤다.
왁자지껄한 강력계 사무실에 들어서자. 이형사가 기다렸다는 듯이 최반장에게 다가와 속삭였다.
저기 있습니다.”
동행자도 없이?”
아니오. 저기 소파에......”
이형사가 가리킨 소파에는 견기자가 앉아 차분히 태블릿 PC로 뭔가 검색을 하고 있었다. 자신은 이 일과 상관없다는 듯이 여유를 부렸지만 그의 눈빛은 수시로 이쪽을 감시하고 있었다.
다른 사람은?”
아직까지는 안 보입니다.”
그래.”
최반장은 예상을 하고 있었다. 동행한 오동호 변호인 강변호사가 지금쯤 민원실에서 소장을 접수한 뒤 법률적 검토를 하고 있을 것이라는 것을..... 최반장은 다음 말을 기다리는 이형사에게 할 일하라는 듯이 오른 손을 들어 보이고 오동호한테 다가섰다. 그러자 오동호가 벌떡 일어나 배꼽인사를 했다.
안녕하십니까? 오동호입니다.”
최반장 역시 고개를 조아리고 의자에 앉으며 물었다.
여긴 어떻게 왔어요?”
그러자 그는 마치 대사를 되뇌듯 말했다.
좋은 나라 경찰아저씨가 나를 나쁜 나라라고 해서 벌을 받으러 왔습니다.”
최반장이 히죽 웃으며 물었다.
누가 그래요. 우리가 동호 씨를 나쁜 나라라고 했다고.......”
그러자 그는 선뜻 말을 못하고 두 손을 만지작거리더니 견기자를 쳐다봤다. 견기자는 눈이 마주치자 딴전을 피우며 태블릿에 열중했다. 최반장은 그가 들으라는 듯이 큰소리로 말했다.
그러면 조사를 받아야지요. 갑시다.”
어디로 말입니까?”
아네, 조사하는 데가 따로 있습니다. 가시죠.”
최반장은 곧장 일어나 출입문으로 향했다. 순간 오동호가 당황해하며 견기자를 쳐다봤다. 그러자 견기자가 황급히 태블릿 PC를 가방에 넣고 최반장에게 다가서며 고개를 조아렸다.
형님 접니다.”
그러나 최반장은 무시하고 쏘아붙였다.
추위도 끝나가는 데 추위 먹은 거야. 수사본부도 위치도 모르고.......”
그러자 그가 당황해 하며 변명을 했다.
형님 저는 저 사람과 무관합니다. 여기서 만났어요.”
거참 왜 이래 우리 짱구 아냐!”
그리고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출입문을 나섰다. 그러자 견기자가 머뭇거리는 오동호에게 손짓을 했다. 오동호가 급히 다가왔다. 견기자는 그를 데리고 출입문을 나섰다.
그동안 시간이 많이 흘렀는지 제법 긴 햇살이 공터에 누워 있었다. 최반장은 여전히 뒤도 돌아보지 않고 수사본부로 향했다. 견기자와 오동호도 분주히 뒤따랐다.
출입문을 열고 들어서자 정형사와 박형사가 서류를 정리하다 말고 쳐다봤다. 최반장은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잠시 후 오동호와 견기자가 들어와 머리를 조아렸다. 견기자는 목례수준이었지만 오동호는 여전히 배꼽인사를 했다.
안녕하십니까. 오동호입니다.”
그러나 박형사와 정형사는 목례만 하고 자신의 일에 몰두했다. 견기자가 머쓱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거 왜들 이러십니까? 저한테 삐진 겁니까?”
저흰 어린애가 아닙니다. 무참하게 짓밟힌 의리가 아쉬워 할 뿐이지......”
아니 그건....”
견기자가 변명을 늘어놓으려 하자 최반장이 말꼬리를 끊었다.
됐고, 저기 오동호 씨가 자신이 나쁜 나라라고해서 자수한다니까. 박형사가 조서 받아.”
박형사가 고개를 조아리고 오동호를 자신의 책상 앞으로 인도했다. 오동호는 고개를 끄덕이고 가리킨 의자에 앉았다. 최반장은 다이렉트로 물었다.
여긴 왜 왔어요?”
그러자 역시 그는 당황한 표정을 짓더니 뭔가 생각난 듯 말했다.
좋은 나라 경찰아저씨가 나를 나쁜 나라라고 해서 벌을 받으러 왔습니다.”
박형사가 히죽 웃으며 물었다.
누가 그래요. 우리가 동호 씨를 나쁜 나라라고 했다고.......”
그러자 그는 선뜻 말을 못하고 두 손을 만지작거리더니 견기자를 쳐다봤다. 견기자는 눈이 마주치자 여전히 딴전을 피우며 가방에서 태블릿PC를 꺼냈다. 박형사는 들으라는 듯이 비아냥거렸다.
기자 봉급이 그렇게 약하나. 뺑이 치는 우리보다 배는 많다고 들었는데. 사건 브로커가 뭐야?!”
지금 말 다했어요!”
빈정대는 박형사 말에 견기자가 발끈하며 소리쳤다. 하지만 박형사는 여전히 무시하며 질문을 계속했다.
그럼 지금으로부터 자수자 조서를 작성하도록 하겠습니다. 서로의 불이익을 감안해 공정을 기하기 위해 녹취를 해도 되겠습니까?”
오동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박형사 여전히 사무적으로 물었다.
이름은?”
오동호입니다.”
주소는?”
안성시 봉남동 000번지입니다.”
자수동기가 뭡니까?”
제가 사람을 죽였답니다.”
누가요?”
아저씨들이요?”
우리 가요?”
박형사는 너무도 황당해 쳐다봤다. 그러나 그는 확신하듯 말했다.
.”
박형사는 히죽 웃으며 말을 이었다.
어떻게 죽였답니까?”
컴퓨터로 조작해서 죽였다고 합니다.”
순간 최반장과 정형사의 눈빛이 반짝였다. 견기자도 뭔가 위험수위를 느낀 듯 다가서며 말했다.
그건 변호님 오시면 말씀하세요.”
그러자 박형사가 노려보며 비아냥거렸다.
브로커 맞네.”
견기자가 발끈했다.
당신 끝까지 이러면 명예훼손으로 고발 할 거요.”
아이고 무서워라.”
박형사는 장난기 섞인 제스처를 해보이곤 신문을 계속했다.
컴퓨터로 어떻게요?”
전파를 쏴서..... 머리를 헷갈리게 해서요.”
순간 견기자가 다가서며 소리쳤다.
변호사님 오시면 하라니까요?”
그러자 오동호가 고개를 저으며 반박했다.
아닙니다. 지금 동호는 바보라서 컴퓨터를 잘 못합니다.”
순간 최반장과 정형사가 확신하듯 쳐다봤다.
이때였다.
출입문이 후닥닥 열리면서 강변호사 들어왔다. 그는 오동호 쪽으로 다가 오며 소리쳤다.
지금 뭐하는 겁니까?”
그러자 박형사가 물끄러미 쳐다보며 말했다.
의뢰인께서 자수하셔서 진술서를 작성하고 있는 중입니다.”
강변호사가 다가서며 단호하게 따졌다.
하지만 이건 무효입니다. 변호인 동석 없이 작성하고 있으니까요.”
박형사 역시 지지 않고 그의 말을 맞받았다.
왜요. 오동호 씨는 성인입니다.”
아닙니다. 몸은 성인이어도 정신은 초등학교 3학년 수준의 금치산잡니다.”
그래서요?”
저의 동의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요?”
박형사는 자판에서 손을 떼고 최반장을 쳐다봤다. 이제 어떻게 진행해야 하느냐는 의도였다. 최반장은 뭔가 골몰히 생각하더니 강변호사에게 다가서며 물었다.
그럼, 오동호 씨가 자수하겠다는 것이 사실입니까?”
강변호사는 단호하게 고개를 흔들었다. 최반장은 기가 찬 듯 웃으며 다그쳤다.
그럼 여기는 왜 왔습니까?”
자진 출석한 겁니다.”
최반장은 고삐를 늦추지 않고 바로 물었다.
자진 출석이라뇨? 증거 고삐가 죄어오니까. 맞불을 놓으시려고요?”
증거라뇨?”
“CCTV 조작이요. 목격자도 있습니다. 지금 연행해 수사를 하고 있고요.”
그래서요?”
그래서 요는 사건을 빨리 종결하자는 거 아닙니까? 쌩둥맞게 이미 수면으로 가라앉은 직무유기를 들고 나와 고소를 하시고요.”
그건 동의 못합니다.”
순간 최반장이 기가 찬다는 듯이 가슴을 치며 톤을 높였다.
그럼, 여기는 왜 왔어요? 노골적으로 수사에 혼선을 주시자는 의도 아네요!”
궁색해진 변호사가 당황한 빛을 띄우더니 애써 변명을 했다.
....아닙니다. 그럴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그건 또 무슨 말씀이세요? 그래서 지금 서장님과 수사과장을 직무유기로 고발하신 거 아닙니까?”
그건 우리 잘못이 아닙니다. 전적으로 경찰 잘못입니다.”
우리 잘못이라뇨?”
왜 증거가 확실한데도 황동팔을 구속하지 않습니까?”
이거 왜 이러십니까? 황동팔은 알리바이가 확실한 피해자에요. 그래서 말인데 목격자 진술이 밝혀지면 빼도 박도 못해요.”
그래도 이건 사유가 되지 못합니다.”
왜요?”
우리 의뢰인은 권위 있는 의료기관에서 인정한 진단서가 있으니까요. 보여드려요. 여깃습니다.”
하며 그는 가방에서 진단서를 꺼내 내밀었다. 최반장은 받아 들고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모든 게 상관없으시다는 거네요?”
우리 법이 그렇습니다. 법을 집행하시는 분들이니까 잘 아시죠?”
순간 최반장은 말문을 잃고 천정을 쳐다봤다. 그러자 묵묵히 듣고 있던 정형사가 나섰다.
그럼, 어떻게 하시면 좋겠습니까?”
사건 종결입니다.”
지금 두 사람이 피살된 데다. 어린애가 실종됐는데요?!”
하지만 그건 우리와 무관한 이야깁니다.”
저 양반이 모두 관련 되어 있는데 두요?”
그건, 경찰의 궁여지책이라 봅니다.”
뭐라고요?!”
박형사가 흥분해서 소리쳤다. 그러나 정형사는 손사래를 치고 말을 이었다.
그렇다면 오동호 씨와 관련된 분들의 처벌 여부를 결정해도 되겠습니까? 입수한 증거물에 관여한 정황이 확실한데.”
그건 알아서 하십시오. 하지만 이것만은 각오하셔야 할 겁니다.”
뭐요?”
확실하게 매듭을 짓지 못하시면 명예훼손으로 대응할 방침이라는 것을......”
이때였다.
전화벨이 울렸다. 옆에 있던 최반장이 전화를 받았다.
수사본부 최반장입니다.”
그리고 그는 연신 고개만 조아렸다. 그러나 그의 표정을 떨 드럼 했다. 박형사와 정형사가 유심히 쳐다봤다. 강변호사와 견기자는 여유 있는 미소를 지었다. 최반장이 마지막으로 알겠습니다.” 라는 말과 함께 전화를 끊었다. 박형사가 물었다.
누굽니까?”
그러나 최반장은 대답 대신 담배를 빼어 물고 창가로 다가서며 말했다.
지금까지 작성한 진술서 모두 파기하고 보내드려!”
.”
놀랍게도 박형사와 정형사는 무슨 뜻인지 알겠다는 듯이 반박하지 않고 고개를 조아렸다. 강변호사가 히죽 웃으며 오동호의 팔을 잡아 일으켰다. 그러자 오동호가 소리쳤다.
아닙니다. 나는 나쁜 나라입니다.”
그러나 그 누구도 토를 달지 않았다. 강변호사는 오동호의 등을 살며 시 두드리며 출입문으로 향했다. 그러자 오동호가 갑자기 뒤돌아서더니 배꼽인사를 했
.
수고하십시오!”
하지만 누구하나 상관치 않았다. 강변호사 역시 한마디 하지 않고 오동호를 데리고 출입문을 나섰다. 견기자도 줄곧 작성하던 취재수첩을 접고 슬그머니 그들의 뒤를 따라나섰다.
수사본부에 침묵이 흘렀다. 그 대신 여기저기서 뿜어대는 담배연기가 이리저리 흩어졌다.
박형사가 침묵을 깨듯이 최반장에게 물었다.
서장님이세요?”
그래. 고소가 취하됐단다.”
그럼 윗선에서.......”
씨발...... 가자! 점심이나 먹으러.”
그리고 그는 신경질 적으로 담뱃불을 비벼 끄고 출입문을 나섰다. 박형사와 정형사도 담배 불을 끄고 최반장의 뒤를 따랐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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