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반에 학원에서 알았던 동생입니다. 저는 이후에 해외에 계속 있느라 7년동안 제대로 보질 못하고 sns를 통해서만 연락을 해왔습니다. 그러다 일보고 집가는길에 카톡이 와서 "친구만나러 왔는데 오빠 동네쪽인거같아서 연락했다"고 하길래, 보자고 하여 즉흑적으로 만나게 됐습니다. 둘이서 따로 만난건 처음이었습니다. 이런저런 옛날 얘기를 화기애애하게 하다가, 학원에서 밑에층에서 수업을 듣던 어떤애가 저를 좋아했던 얘기를 하는 도중 얘가 "나도 오빠 좋아했는데" 라고 말했습니다.술도 마셨었고 웃고 떠들던 분위기라 "오오~"하고 웃어 넘기며 자연스레 딴얘기로 넘어갔지만, 사실 학원 다닐적에도 귀엽다고 생각했었고 그날 만나서도 '얘는 여전히 귀여워보이는거 보니까 오래 만나도 질리지 않겠다'라는 생각을 혼자 하던 중이었어서 좀 놀랬습니다. 술을 먹던 가게가 문을 닫아 나왔고, 전철역으로 가다가 걔가 배고프다고 하길래 밥이나 먹고가자고 하여 2차로 치킨집을 갔습니다. 아까 들은 얘기가 내심 기뻤지만 좀 제가 쑥맥인 편이고 어색해지기 싫어 일부러 더 딴얘기만 하다 헤어졌습니다. 제가 잘못느낀거일지도 모르겠지만, 막판에 좀 김빠진 듯한 느낌이었고 택시를 기다리면서도 아무 말을 안했습니다. 어색해질까봐 제가 정적 흐를때마다 쓸때없는 말을 했던 것 같네요.. 정말 옛날 얘기로서 아무렇지 않게 흘렸던건지, 아니면 마음을 있던것을 넌지시 비쳤는데 제가 거기에 반응을 안해 김이 빠진건지, 어떤 마음이였던걸까요? 제가 마음이 있어서 그런지 후자였음 좋겠는데, 차라리 저도 마음이 있었다고 말을 해 분위기를 이어갔어야 했을까요? 이런쪽엔 감이 없어 혼자 머리만 굴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