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결혼과 출산을 원치 않고 이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낡은 사고방식때문에 고민하고, 아파하시는 분들의 생각과 의견을 존중하며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인생의 주도권을 갖고 자유를 누리실 권리가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꼰대짓이나 오지라퍼짓 할 생각조차 없습니다. 아이가 낳기 싫으시면 낳지 않는게 모두를 위해서 좋은 일입니다.
아이 낳아보면 달라진다? 그런 무책임한 이야기조차 할 마음 전혀 없습니다.
저는 한 아이의 아버지입니다.
'아이가 싫다.', '아이를 낳기 싫다.'는 글들이 올라올 때 마다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때로는 공감하는 마음을 가지고 글들을 훑어봅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아이키우는 일, 정말 쉽지 않습니다.
저도 아내도 지금까지 큰 충돌 없이, 육아도 살림도 잘 분담해가면서 2인3각 하는 느낌으로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만
가끔씩은 우리의 삶이 아닌, 부모의 삶이 되어버린 것 같아 안타깝고 슬플때가 있습니다. 내가 정말 좋은 부모인가에 대한 스트레스도 어마어마합니다.
아내는 오죽했을까요. 아이를 꼭 가지고싶어했기에 큰 문제는 없었지만 출산에 대한 부담과 두려움에 불안해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여성의 위대함을 알았습니다.
이런 저런 일들에도 버티면서 이 삶을 계속이어나가고자 함은 서로에 대한 애정과 아이에 대한 애정일테지요.
여하튼 어찌보면 저는 아이를 낳고, 기르고 함께 살아가는 입장입니다.
아이가 싫을 수 있고, 출산에 대한 두려움, 사회적인 걱정 충분히 있을 수 있고 그 고민들은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고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해합니다. 뭐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서론이 너무 길었네요.
본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아이를 낳기 싫은 이유에 대해 세부묘사가 되면서 아이 자체에 대한 혐오감을 표시하는 댓글들이 상당히 거북하고 부담스럽습니다.
막말로 동물 발은 귀여운데 애기 발은 뭐가귀여운지 모르겠다니, 징그럽다니
애 우는 소리만 들어도 소름이 끼친다니 어쩐다니
부모라서인지 모르겠지만 간혹 괜히 울컥 할 때가 있습니다. 제 아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님에도 겹쳐보이면서 불쾌 해 질 때가 있어요.
제가 너무 예민한가요?
누군가는 개짖는소리가 듣기 싫을 수 있고
누군가는 고양이 앞발이 뭐가 귀여운지 이해하지 못할 수 있어요.
그래도 그런 의견 개진이 가능한 것은 사람이 아니기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오유에서 사람과 사람간의 표현에 대해 존중하고 조심하잖아요? 사람 자체를 존중하면서 왜 아이에 대한 존중은 없나요?
아이가 나쁜행동을 해서 그것에 대한 부모와 아이에 대한 비판이면 이해합니다.
누군가는 한 아이의 아버지이고 어머니입니다. 그리고 아이도 사람입니다.
아이 싫다는 표현 충분히 할 수 있는데 묘사나 언급에 대해서는 조금 조심스러웠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