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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희실종 41일 - n극과 s극의 비극
게시물ID : animal_19703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무따
추천 : 0
조회수 : 39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9/05/11 09:3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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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락희 한번 안아주고 억지로 뽀뽀하고 집을 나왔어요. 다시 문을 열고 들어가서 락희야 신락희~ 불러봐요. 안보이죠 당연히. 야~ 형 다녀올게!

 

3개월 여정의 동남아 일주였어요.

처음 도착지는 미얀마였어요. 정말 낙후되었더군요. wifi가 잘 안돼서 밤 늦어서야 엄마랑 통화 할 수 있었어요.

“어 엄마. 나 잘 도착했어. 응 락희 뭐하고 있어?”

제 첫인사였어요. 그 후로도 애 사진 보내달라고 매번 졸라댔죠.

나중에는 wifi 터지는 장소에 가면 카톡 알림음이 연달아 울리더군요. 엄마가 미리 보내놓은

락희 사진들이 여러장 전송되는 소리였죠.

영상통화도 여러차례 했는데 얘가 뭐 저한테 관심이나 있나요..

지친 몸으로 숙소에 돌아오면 너무 보고 싶고 만지고 싶더라고요.

장장 90일 정도의 시간이 흐르고 저는 집으로 돌아왔어요.

들어서면서 락희~ 신락희~~ 하고 불렀죠. 엄마한테는 대충 인사하고요. 제가 새카맣게 타서였을까요. 아니면 시간이 오래 흘러서 였을까요. 아니 글쎄 저를 못알아보고 도망치고 숨는거에요. 주인도 못알아보는 멍청한 애라고 한바탕 웃음바다가 되었어요. 저는 서운하지 않았어요.전혀요. 그냥 이제 다시 보고 만질 수 있다는게 너무 좋았죠.

머리만 숨기고 있는 애한테 몰래 가서 꼬리를 움켜잡고 끌어당겼어요. 이잉~ 소리를 내요.

억지로 끌어안고 “형이야 임마, 형 까먹었어?” 어르고 달랬죠.

시간이 꽤나 지나서야 우린 전과 같은 사이로 돌아갔어요. 여전히 외사랑이긴 했지만요.

지금 생각해보니까 얘가 저를 다시 알아보았던 건지, 아니면 새롭게 사귀게 된 건지. 그 속을 모르겠네요 풋.

지금 시간이 많이 지났어요. 41일.. 90일의 거의 반이네요.

락희는 지금 흐르는 시간속에서 무엇을 잊어버리고 있을까요?

저의 얼굴 저의 냄새? 어쩌면 제 자신의 이름이 락희라는 것도 잊어 버렸을 수도 있겠어요.

그래서 제가 매일 부르는 소리가 허공에서 산산히 부서져 버릴 수도 있잖아요, 아이가 그 소리를 들었어도요.

 

주인은 애타게 그리워하고 찾아헤매고, 우리 애는 그런 저를 까마득히 잊어버렸다면, 그냥

비극 그 자체네요.

한쪽은 다가가려 하고 한쪽을 멀어지려 하고. 그게 의도했던 그렇지 않던간에..

 

N극와 S극의 비극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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