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랑 친해진 길냥이 검둥이를 위해 만들어놓은,
겨울나기 베란다 공간에 무단친입한 노랑아깽이....
눈망울이 너무 서글픕니다.
아직 어린티가 가득한 녀석이 어떻게 높은 베란다까지
점프했는지 신기합니다.
검둥이 먹으라고 놔둔 사료를
엄청 눈치보면서 살금살금 갉아먹길래
습식사료 한통을 까서 주었습니다.
저를 엄청 경계하던 녀석이 한입먹고는
넊이 나간듯 연어참치스프를 들이마시고 있네요.
자꾸 돌아보는데 눈이 너무 슬퍼보이고 아련한거에요 ㅠㅠ
게다가 검둥이와는 달리 웬지 겁많고 다소곳한 모습.
노랑이가 올때마다 꼬마가 반가움을 의미하는 꼬리언어를 보여주네요.
암컷일거같습니다.
하지만 검둥이는 우리 동네 고양이들의 보스격이자
영역침범을 용서하지 않는 미친고양이 입니다.
다른 고양이와 깜짝 놀랄정도로 심하게 싸우는 모습을
몇번이나봤고, 제가 보고있지않으면
몰래 꼬뽀에게 발톱질을 합니다.
제가 그럴때마다 샤아앜 거리면서 난리를 쳐서 이젠 사리고있지만...
여하튼 검둥이가 돌아오면 무사하지 못할거 같아서
몇번 쫒아내기는 했는데....
맙소사 밤에 일어나보니 검둥이가 기꺼이
전기담요 하우스에 한켠에 자리를 내줬더라구요,
게다가 방석 한가운데 파란 수건을 깐 명당을
양보하기까지 했습니다.
이날도 눈이 오기 직전의
영하까지 떨어진 극한의 추운 날씨였는데
아침에 다시 봐도 검둥이가 자리를 양보해준게 분명하더군요.
대채 어떻게 된건지 이해가 안갑니다.
한달전쯤 검둥이가 며칠간 실종되어
매일 새벽 검둥이를 부르며 수색에 나갔었지요.
어디 헤꼬지라도 당했으면 똑같이 만들어주리라
분노와 후회속에 일주일이 지나고,
한쪽 귀가 짤리긴 했으나 다행히 별탈없이 돌아왔습니다ㅠㅠ
비록 밥만 챙겨주는 길냥이지만 이젠 꼬뽀와 다름없는
가족으로 생각하고 있기에 마음이 찢어질것같앗습니다.
그런 검둥이가 인정한 아깽이니까 노랭이도 밥을 챙겨주기로 결심했습니다.
다만 정은 주지 않으려고 검둥일처럼 안아주거나 코뽀뽀하거나 하지않고
절대 손을 안대구 있습니다.
언젠가 검둥이가 집안에 완벽히 적응하고 화장실모래에 용변을 보게되면
이제 창문을 닫아버리고 집냥이로 만들려고 계획중이거든요 ㅠㅠ
하지만 저 슬픈 눈망울을 볼때마다 애정을 나눠주고픈 맘이 불끈불끈 하지만
그건 검둥이의 몫으로 남겨두었습니다.
다른 길냥이들도 이번겨울 잘 버텨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