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도 사고 시장도 구경할 겸 가락시장에 버스를 타고 갔다.
한시간 가량을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둘러보며 장을 보고서는 돌아오는 버스가 오길래 냉큼 탔다.
가락시장에서 시장을 오래봐서인지 버스에 앉자마자 졸음이 쏟아졌다.
졸았다 깼다를 반복하다가 잠결에 이번정류장은 xx정류장이라고 안내방송이 나오길래
잠에 취해 허둥지둥 내릴려는데 뒤에 앉아 있던 아주머니께서 '이거 떨어뜨렸어요'하며 검은비닐봉지를
다급하게 주길래 받아들고서는 정류장에서 내렸다.
난 잠시 멍하게 있었고, 멀어져가는 버스안의 아주머니는 나를 보고서 흐믓하게 미소 지었다.
마치 착한 일을 제법 잘했다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내가 시장에서 이것도 샀던가? 하며 검은비닐봉지를 열어봤는데,
그 안에는 소금간을 잘 쳐논 토막난 갈치가 한뭉텅이가 있었다
대체 이게 뭐던가?? 산 적이 없는데??
아마도, 내가 앉은 자리에 그 전에 내리신분이 까먹고 안 가지고 내렸고
난 그 자리에 앉아서 졸다가 뒤에 아주머니가 중간에 앉았고
아주머니는 내가 까먹고 안 가지고 내리는 줄 알고 나한테 준 거 같다.
뭐... 어찌됐건 토막난 갈치에게 주인이 누구냐고 물어봐서 찾아줄 수도 없고해서
그냥 그날 저녁은 갈치를 구워먹었다. 한 이틀은 먹었다 양이 꽤 돼서..
출처 |
졸음이 쏟아지는 이른 봄날에 가락시장에 갔다오며 내가 겪은 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