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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기팝 감상정리
게시물ID : animation_44039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흰장미
추천 : 4
조회수 : 45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9/03/31 00:07:27
부기팝은 웃지 않는다 - 처음 읽었을 때는 ???이었는데 다시 보니까 부기팝 시리즈 안에서도 독보적이네요. 미스터리한 분위기, 사회고발 요소, 특유의 씁쓸하고 우울한 감정, 철학적 사유 등등 이미 부기팝이란 작품은 1권에서 정립된 거나 마찬가지. 내용도 지금 봐도 진부하지 않고, 군상극 형식은 모든 소설의 모범입니다. 한 소녀의 사소한 호의와 친절이 결국 세상을 구하는 열쇠였다고 사건 다 끝나고 담담하게 말해주니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잖아요?

이미지네이터 - 시리즈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 전작보다 철학과 캐릭터가 한층 더 발전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야기도 전편이 시점만 다양하지 기본은 일직선 스토리라면, 이미지네이터는 각 인물들의 사소한 행동이 유기적으로 조합되며 꼬이고 꼬인 맛이 일품. 전편 마지막에 이미지네이터란 키워드가 가지는 함축성을 깨달았을 때는 흥분을 주체하기 어려웠습니다. 사람이 가진 마음의 형태에 대해서 이것저것 생각하게 만들어준 계기.

인 더 미러 판도라 -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린 동료..를 빙자한 친구들의 우정 이야기. 이미지네이터와 거의 비슷하게 일어난 사건. 시작부터 결말까지 스피드 있게 이루어진 한 편의 영화 같은 구성입니다. 처음에는 주제가 진부하다고 생각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우러나오는 깊은 맛이 있네요. 그 느낌이 부기팝의 최고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 나오는 캐릭터 중에서 유진과 츠지 노조미는 이후에도 언급이 간간이 되는데 어떤 결말을 맞았는지 알고나니 차가운 눈으로 작품을 보지 못하도록 만드네요.

오버드라이브 왜곡왕 - 페이지수는 가장 많은데 재미는 글쎄요. 기존 시리즈 캐릭터들이 집결하고 문템플에 테라츠키에, 시리즈상 중요한 내용이기는 한데 큰 흥미는 느끼지 못했습니다. 애니도 ‘부기팝이니까’ 보고 있네요. 폐쇄공간이나 환각에 모에를 못 느껴서 그런가. 가슴에 뭘 쌓아두는 타입이 아니라 그런가.

새벽의 부기팝 - 포텐 폭발하는 부분. 그동안 떡밥만 던지던 양대 주인공 부기팝, 키리마 나기의 과거는 물론 키리마 세이이치라는 인물도 본격적으로 조명됩니다. vs imaginator part III 파트는 작가의 소소한 센스. 역자 왈 아저씨 셋이 나오는 작품이라는데 그 아저씨들 너무 멋집니다. 한편 악역을 도맡아하던 통화기구가 점차 주연급으로 부상하기 시작하는 에피소드.

페퍼민트의 마술사 - 전혀 다른 이야기로 비슷한 느낌을 주던 부기팝 시리즈답게 갑자기 왠 아이스크림 판매 이야기. 그런데 읽어보면 정말 부기팝스럽습니다. 왜곡왕 흑막인줄 알았던 테라츠키 씨가 실은 얼마나 대단했는지, 그리고 시리즈 사상 가장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캐릭터가 나오는 작품. 부기팝에게조차 버림받다니.. 간간이 전작 인물들(아스카이 진 등등) 근황이 나와서 좋았네요. 부기팝의 시간대가 얼마나 빙빙 꼬여있는지 이 편에서 확실히 느꼈습니다.

엠브리오 - 호나미 가(?)를 중심으로 최강 포르티시모에 번개..?.. 등등 한바탕 싸워대는 배틀물. 무난하게 읽을만 했는데 이상하게 흥분되진 않더군요. 이런 잘 짜인 배틀물은 정말 몰입해서 읽는 편이라 생각하는데... 무협스러운 분위기가 취향이 아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포르티시모 최강 치고는 캐릭터가 너무 안습하네요. 동분기 방영중인 어떤 졸작의 최강씨 생각나게.:

하틀리스 레드 - 저번에 한 번 끄적이긴 했지만 다시 한 번. 새벽의 부기팝에 이은 과거편 2. 프라이데이 양을 주인공으로 나기 등등과 얽히는, 큰 틀에서 보면 활극에 가까운 작품. 캐릭터적 의미로 인상깊었는데, 아케미랑 노조미랑 닮은 꼴끼리 좀 더 어울렸으면 좋았을 것을... 언제나 그렇지만 아무것도 없으면서 말빨과 눈썰미만으로 초능력자들과 동등하게 맞선다는 소재는 감정을 움직이는 무언가가 있어요. 책 서장 컬러 일러스트에서 로빈슨이 아케미를 처음 만나면서 하는 독백, 그 특유의 눈빛과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애니2019판 - 일단 원작의 그 이야기가 동적으로 재현된다는 점은 플러스 요소. 애니메이션적으로 훌륭한가 하면 그건 절대 아니고, 그렇다고 원작 재현에 실패하거나 못 만들었냐 하면 그건 더더욱 아닌 느낌이네요. 호평과 혹평 중에 호평 쪽에 훨씬 가깝기는 합니다. 어쨌든 덕분에 한 분기가 즐거웠고, 오랜만에 원작 꺼내서 읽고 후속권까지 뒤져보고 있으니까.


다음권인 홀릿 & 고스트까지는 사놨지만 이후 권은 사기 조금 겁나네요. 저번에도 이 소리 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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