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꾸었다.
2년 전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았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가 보는 꿈이었다.
분명 노란 고양이인건 맞는데... 꼬리 모양도 비슷한데...이빨 난 모양도 비슷하고... 다 비슷했다. 눈빛도 비슷한 것 같았다. 그런데 확신이 서질 않았다.
원래 얘가 이렇게 생겼던가? 얼굴이 생각이 나질 않는다.
애옹 하고 고양이가 울었다. 고양이 목소리도 솔직히 말하면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다 비슷비슷한 것 같다. 모르겠다.
얘가 맞나?
그러다 꿈에서 깼다.
잠에서 깬 후 한동안 생각했다.
내가 만약, 이 세상의 모든 운을 다 써서 고양이를 찾는다 하더라도, 알아볼 수나 있을까?
고양이가 죽었다고 시간이 멈춘다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세상은 마치 원래 그랬던 것처럼 돌아간다. 마치 처음부터 고양이가 없었던 것처럼.
이건 희망도 아니고 뭣도 아니다. 그냥 자기만족이지. 내가 찾고 있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자기위안을 하는 거야. 이기적이게. 나 좋으라고. 이젠 더 이상 찾을 힘도 희망도 없으면서.
요즘에도 가뭄에 콩나듯 연락이 온다. 처음엔 직접 얼굴을 보고 확인해야 직성이 풀렸는데 요즘에는 사진만 봐도 아닌 애들은 가지 않게 되었다. 가봤자 아니었다. 다 헛된 희망이었고, 원래부터 내 것이 아니었던 고양이를 보는 것에 아등바등했다. 희망을 가졌다가 다시 바람빠진 풍선처럼 일상으로 되돌아 갔다.
이 모든 일은 꽤 오랜 시간동안 반복되었다. 그러나 나는 이 모든 것이 당연한 줄 알았다. 찾지 못했으니까. 나와 고양이의 이야기는 아직 끝이 아니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냥 언젠가는 만날 거야 라는 결말이 정답이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리고 그 결말은 그래야만 한다고 믿었으니까. ...
하지만 결국 고양이와 나의 스토리에는 결말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끝을 맺어야 다음 책으로 넘어갈 수 있는데 결말이 없으니까 그 자리에 머무는 수 밖에 없었던 거다. 차라리 내 눈앞에서 죽었더라면 고양이를 추억하며 살 수 있다. 그런데 내가 자식처럼 키운 고양이가 어느날 갑자기 이유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면 고양이가 어디있는 지, 적어도 죽었는지 살았는지를 알아야 그 이야기는 끝이 난다. 나는 이 모든 불확실 속에서 살아있을 지도 모른다는 약간의 희망을 붙잡고 여기까지 끌어온 것 뿐이다.
그러나 나는 절망이 반복되는 일을 기약이 없는 날까지 반복하며 살 용기가 없다.
그저 이 모든 일을 삶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
그러기에 나는 더이상 고양이를 찾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