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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인종혐오 테러와 인구대체론
게시물ID : science_6790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이름없는자
추천 : 0
조회수 : 115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9/03/16 16:02:55

어제 뉴질랜드의 이슬람 사원에서 끔찍한 총기난사 테러가 났다는 뉴스가 났다.

범인은 호주 출신 뉴질랜드 거주 백인인종주의자로 중동 아프리카 등 무슬림 민족인종들이 

백인국가인  유럽이나 호주 뉴질랜드 등에 대량으로 이민해 오는 것에 반감을 가지고 

총기난사 테러를 일으켜 49명 가량이 죽고 40명여명이 다쳤다고 한다.


국내에서는 이 범인이 테러 장면을 인터넷으로 생중계 했다든지 북한을 다녀왔다든지 하는 

자극적인  기사만 낼 뿐 이 범인의 범행동기에 대해서는 이슬람 혐오 백인우월 주의자 

정도로 가볍게 다루고 있다. 하지만 이번 범인은 단순한 미친 백인우월주의자의 

소행으로 보기에는 꽤 뿌리가 깊다.


마침 그 범인의 주장은 어제 제가 과학게시판 에 올린 글인 "세계 인구성장 역사와 한국의 저출산" 글의 

내용과 약간의 관련이 있어서 과학글이 아니라 사회나 시사문제임에도 이 과학게시판에 

이글을 올린다. 범행시각은 한국시간 어제 오전11시이고 제 글은아침 8 시에 게시되었다.


이번 범인은 자기가 이번 테러를 저지르는 이유에 대한 무려 74페이지에 달하는 장문의 문서를 발표했다. 

범인은 무려 2년 전부터 이번 테러를 준비했다고한다. 그러니 자기 딴에는 매우 깊게 생각한 것이다. 

즉 저번 노르웨이 극우 테러리스트나 유나바머 같은 확신범이다. 다만 유나바머 같은 지식층은 아니고 

그냥 공부를 못하는 고졸일 뿐이다. 스스로 학교성적이 바닥이었고 고졸의 극히 평범한 

가난한 가정 출신 백인 노동계층임을 밝히고 있다. 그래도 낙제를 간신히 면한 고졸 열등생의 글 치고는 

비교적 조리도 있고 오랫동안 다듬은 글이라는게 보인다. 역시 호주의 교육시스템은 우수하다.


범인의 주장을 담은 문서의 내용은 길지만 요약하면 

그는 백인과 다른 문화를 가진 무슬림 민족 이민자들을 백인들의 땅에 쳐들어온 침략자로 규정하고

무슬림 이민자들은 출산률이 높고 백인은 출산률이 낮으니까 결국 무슬림 이민자 들이

백인 인구를 압도하게 되어서 백인은 결국 "인종말살(white genocide)"을 당할 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건 과거 호주가 중국인등 아시아인의 이민을 금지하던 백호(白濠)주의나 황화(黃禍, Yellow Peril)론

의 연장선에 있는 주장이고 직접적으로 프랑스의 인구대체 음모론 (Great Replacement) 에 기반을 두고 있다.

https://en.wikipedia.org/wiki/The_Great_Replacement_conspiracy_theory

범인의 문서의 제목도 The Great Replacement 로 인구대체론 문서의 제목과 같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 범인이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다.  그가 간과한 중요한 점이 있는데 

바로 합계출산률은 같은 인종이라도 세월과 시대에 따라 크게 변한다는 거다.

그는 백인은 출산률이 낮고 이슬람 인종들은 출산률이 높다고 주장하는데 현재는 맞는 얘기다. 

그러나 과거에는 백인도 출산률이 높았으며 백인들이 잘살게되고 개인주의 가치관이 확산되고 나서 

출산률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거다. 즉 합계출산률은 변하는 것이고 인종과 별 관계가 없다는 거다.


합계출산률(Total Fertility Rate)은 가임기의 여성 1인이 평생에 걸쳐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의 수를 말하는 것으로  2.0 은 넘어야 세월이 지나도 인구가 일정하게 유지될 수 있다.


우리나라도 1950년대 까지는 합계출산율이 6.8 정도로 매우 높았다.

그러다가 지금 60년대부터 점차 떨어져 1983년에는 완전 대체 비율인 2.0을 기록했다.

그후 계속 줄어들어 현재는 1.2-1.0 정도로 세계 최저 수준이 되었다.

그래도 한국의 인구는 2100년에도 3800만 정도로 유지되는걸로 예상되고 

이는 1950년 때 남한인구 2000만보다 2배나 많다.

북한 인구 빼고 남한만 3800만이 한국 인종멸종인가? 결코 아닐 것이다.


즉 같은 인종 같은 문화라고 해도 경제적 조건이나 시대의 변화에 따라 

출산률은 변하고 대체로 경제와 사회가 발전할 수록 출산률이 떨어지는 건

유럽이나 미국 일본 등 거의 모든 선진국에서 이미 겪어서 증명된 변화이다.


다른 후진국 등에서도 경제와 의료 등이 발전함에 따라  그러한 경향이 보이고 있다.

다만 먼저 그런 경제발전과 출산률 변화가 시작된  유럽보다 크게 시간이 뒤지기는 하지만.

인구학자 들도 동남아시아나 중동 아프리카 등등 무슬림국가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시간차를 가지고 일어날 거라는데  대부분의 인구학자들이 동의한다.


그 이민자들의 본국인 중동이나 아프리카 국가들에서도 그러한 인구증가가 멈출 것이다.

그래서 21 세기 말까지는 전세계 인구가 정체 또는 감소하게 될거라고 예측하고 있다.

그러니 인식의 변화등 오랜 시간이 걸리기는 하겠지만 선진국에 정착한 후진국 이민자들도 

장기간에 걸쳐서는 결국 이민한 정착국의 출산률을 따라가게 될 것이다.

참고로 현재 뉴질랜드의 중동/아프리카 등 무슬림 이민자 비율은 

전체 인구의 1%를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그 범인이 주장하는 "백인 인종말살" 같은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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