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병신백일장] 누가 그녀와 잤을까?
게시물ID : readers_1472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타이니빵
추천 : 10
조회수 : 627회
댓글수 : 13개
등록시간 : 2014/08/12 16:22:06
옵션
  • 본인삭제금지
밀리터리 옆 책 게시판 자주 와라
안갓다 오면 방법 한다
방법하면 손발리 오그라든다.
자주 오면 안 한다.
 
---------------------------------------------------------------------------------------------------------------------------------------
 
1.
"런...!! 영감님 정신 차려보세요~ 영감님!!"
"....."
"아.. 미치겠네. 알바하러 가야되는데.."
근처 PC 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나는, 출근 하는 길에 쓰려져 있던 한 노인을 발견하였다.
"끄응... 무슨 노인네가 이렇게 무거워.."
깡마른 체구와는 달리, 노인은 이상하리 만큼 무거웠고, 동네 병원에 당도하였을 때, 나는 기진맥진해 있었다.
"여기요!!! 누구 없어요? 빨리....이 분 좀 빨리 봐주세요."
간호사들이 급하게 달려나왔다.
"일단 환자분 이쪽에 내리시고요, 김간호사! 어서 선생님 모셔와"
"네."
준비된 병상에 노인을 뉘이려했지만, 이미 지칠대로 지친 나의 손은 노인의 몸무게를 감당하지 못했다.
'쾅!!!' 금속성의 둔탁한 소리가 병원 안에 울려퍼졌다.
때마침 간호사가 불러온 의사가 달려왔다.
"일단 환자의 옷부터 갈아 입히죠"
의사의 지시에 따라 간호사가 능숙한 솜씨로 옷을 벗긴다.
그 때였다.
"꺄아악 이게 머야~~?!!"
갑자기 간호사들이 소리를 치며 뒷걸음질 쳤다.
'무슨 일이길래 이렇게 호들갑이야?'
병상 위의 노인을 본 순간, 그 자리에서 얼어붙을 수 밖에 없었다.
노인의 하의에는 시커먼 금속광택의 팬티가 입혀져 있었다.
'크고.. 아름다워...'
 

2.
디오에서 12시를 알렸다. 병원에 당도한지 1시간 정도 된 듯하다.
노인은 응급조치를 받은 후 일반 병동으로 옮겨졌고, 나는 멍하게 그가 깨어나길 기다리고 있었다.
'벨렐레레레레~~ 벨렐레레레레~'
아까부터 내 전화기는 미친듯히 울려대고 있다.
아마도 알바하는 PC 방에서 전화가 오는것이겠지?
내 앞 타임에 일하는 형은 딱 보기에도 무서워보이던데.. 도저히 전화를 받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
'내가 지금 여기서 머하는거지? ㅋㅋ'
잘 생각해보니 지금의 내 모습이 살짝 우숩다.
난 노인의 보호자도 아닌데다가, 요즘은 어려움에 처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도, 오히려 험한 꼴을 보기도 한다지?
그럼에도 내가 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은
아마도 거대한 금속 팬티 때문이리라...
'그것은 대체 멀까??'
생각에 잠긴 사이, 나지막한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끄....으으응..."
"영감님! 정신 좀 들어요?"
"....으으... 여긴.. 병원인가??"
마침내 노인의 정신을 차린 듯하다.
나는 그 동안 있었던 일을 차근히 설명하였다.
"음.. 요즘 보기 힘든 젊은이로군.. 정말 고맙군. 자네의 오늘 일당은 내가 주겠네. 거기에 내 목숨 값까지 쳐서.."
노인은 미소를 띄며 연신 내가 고마움을 표했다.
"아참.. 영감님.. 제가 하나 여쭤보고 싶은게 있는데.."
"뭐든지 물어보게"
"음. 영감님의 팬티가 말입니다...."
순간 노인의 입가에선 웃음기가 사라졌다.
"나의 팬티를 보았나...?"
"..네.. 응급상황이다보니, 그 거대한 금속 팬티는 대체 무엇입니까?"
"....내 생명의 은인이니 말해주겠네.."
노인의 표정은 진지하다 못해 사뭇 비장해 보이기까지 했다.
"내 안에는 방사능이 꿈틀거리고 있어서 말이지...."
 

3.
"져버리시겠구만~~ 대체 이게 말이 되냐?"
"교수님이 까라면 까야지.. 대학원생이 무슨 힘이 있어?"
"그래도 그렇지.. 말년에 방사선실험이라니~~~"
지금으로부터 약 50년 전, 노인 아니 당시 K군은 졸업을 앞둔 대학원생이었다.
그가 속해있던 연구실에서는 방사성 물질을 이용한 프로젝트를 하나 맡게 되었는데,
절친한 친구인 J군과 함께 방사성 실험을 하게 되었다.
"오빠!!"
K과 J의 등 뒤에서 한 여학생이 튀어나왔다.
"아 깜짝이야~~! 왜 사람을 놀래키고 그래?"
K의 후배인 L이었다.
"헤헤~~ 오빠들 방사선 실험하게 되었다며? 나도 그거 하믄 앙대?"
"이런 미친!! 누구 놀리냐? 안그래도 말년에 실험하는거 짜증나 죽겠구만?"
K는 귀찮은듯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래도 해보고 싶다구....아앙아앙~~"
"야야~ 덩치는 울트라리스크만한게 어디서 애교질이야~~ 저리가~!!"
"흥!! 알았다 모..."
K는 L을 쫓아냈다.
"야 여자라고 방사선 실험에서 열외가 말이되냐...? 난자는 중요하고 정자는 안 중요해?"
"그만 꿍시렁 대고, 빨리 하고 끝내자~"
 
 
4.
"... 그렇게 우리는 교수님의 명에 따라 방사선 실험을 하게 되었지. 처음엔 모든 게 순조로웠었어."
노인은 눈을 지긋히 감으며 다시금 회상에 잠겼다.

"이 기계가 바로 방사능에 피폭된 정도를 측정하는 기계인가?"
J는 난생 처음 보는 기계에 흥미를 보였다.
그것의 외형은 거대한 체중계와 같았다. 기계 위에 오르면, 방사능에 노출된 정도를 신체 부위별로 확인할 수 있었다.
"내가 한번 테스트해 볼까?"
K가 기계 위에 올랐다.
'삑삑삑~~'
피폭측정기가 경보음을 울려댔다. K의 손에서 반응을 보인 듯 하다.
"아! 아까 손에 약간 시약이 묻어서 그런가? 장갑을 끼어서 천만 다행이군"
K는 재빠르게 장갑을 벗어 던졌다.

"크으윽.."
갑자기 노인이 말을 멈추고 가슴을 움켜지었다.
"영감님.. 괜찮으세요? 지금 의사 부를께요"
호출 벨을 누르려했지만, 노인의 앙상한 손이 나를 가로 막았다.
"괜찮아... 납 팬티를 입어온지도 벌써 50년. 항문을 타고 들어온 중금속의 독성으로 내 몸은 이미 한계네."
노인은 말을 이어갔다.
"실험이 거의 완료되었던 시기에 그 일이 발생했네.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그 날의 실험을 마치고 피폭량을 측정하고 있었어"

'삑삑삑삑삑삑삑삑삑삑삑삑!!'

그 날따라 피폭측정기의 경보음은 날카롭게 들렸다. 그리고 기계 위에 올라가 있는 J의 얼굴은 새파랗게 질려있었다.
"미친.... 이게 어떻게 된거야?"
놀랍게도 피폭측정기는 J군의 소중이 부위가 피폭 되었음을 알려 주고 있었다.
"J! 실험을 그것으로 한거냐??"
코끼리 아저씨는 코가 손이라지만, J의 소중이가 손처럼 작동하지는 않았을터...
"기계 고장일 수도 있으니, 내가 한번 올라가보지."
세상을 다 잃은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J를 뒤로 하고, K가 기계 위로 올랐다.
'삑삑삑삑삑삑삑삑삑삑삑삑!!'
이럴수가.. 기계는 여전하게 비명을 질러댔다.
K의 소중이에 격한 반응을 보이며..
"안돼. 이건 말도 안돼!"
 
 
5.
"렇게해서.. 우리는 중요 부위가 오염되었고, 방사능 차단을 위해 납으로 팬티를 만들었네. 몇번의 개량 끝에 만들어 진것이 이놈이지.."
"......"
놀라운 이야기에 나는 한동안 아무 말을 할 수 없었다.
노인이 납 팬티를 입지 않았다면, 이 나라 대한민국은 체르노빌과 같은 황무지가 되었을지도...
종족번식의 본능을 거슬러 50년간 봉인된 소중이를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젊은이.. 노인내의 잡소리가 많았구만.. 바쁠텐데 이제 그만 가보게.."
"어르신!!"
"열도 속담에 '남자는 말이야. 25세가 넘어도 동정이라면, 마법을 쓸 수 있게 되지.' 라는데, 애석하게도 난 마법사는 아닌듯 싶네.. 허허!!"
슬픔 가득한 내 마음을 꿰뚫어 본 것일까? 노인은 농담을 건네며 위로했다.
나는 두 눈에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어르신.. 그 때 친구분은 어떻게 되셨죠?"
"그놈은 변절자야. 난 그놈을 절대 용서할 수가 없어~~"
온화하던 노인의 눈은 어느새 분노로 이글거리며 불타고 있었다.
 
 
 
6. 
랙을 벗어난 자동차처럼, 노인의 정신은 이미 육체에서 벗어난 듯 보였다.
의사의 말에 따르면 납 중독이 심각해서 오늘밤을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 한다.
국가를 위해 한 평생 본능을 죽여왔던 사나이의 말로가 이렇게 비참하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유공자들은 이렇게 힘들게 살아가는데, 높은 분들은 grab 이나 일삼다니.. 이 나라는 먼가 잘못되었어. '
 
"으..으음..."
노인의 정신이 든거 같다.
"내가.. 또 정신을 잃었군.. 드디어 이 납팬티에서 해방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구만.."
고통으로 일그러진 노인의 얼굴이지만 한편으론 희미한 미소가 보였다.
"젊은이.. 내 마지막 부탁을 함세.. "
"말씀하십시오.. 어르신..."
"내 평생 재산이 들어 있는 이 통장은 자네가 맡아 줬으면 해."
"....이건 받을 수가.."
"어짜피 난 자식도 없어서 불필요한 물건이네. 내가 빚진 목숨 값에 비하면 푼돈이지 않겠나?"
노인은 힘들게 목소리를 이어갔다.
"그리고.. 내가 죽거든 납 팬티를 가지고.. 여기 이 주소에 사는 사람에게 전해주게."
구깃구깃 접혀진 메모지 하나를 넘겨 받았다.
"고맙네 젊..은이... "
 
7. 
산의 어느 변두리 작은 집, 메모에 적혀 있는 주소가 틀림없다.
'딩동딩동'
노인이 남겨준 재산은 상당했다. 대학교 등록금 걱정은 앞으로 없으리라.
하지만 나는 돈을 떠나서, 노인의 마지막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이곳에 왔다.
'딩동딩동'
아무래도 사람이 없는 모양이다. 발걸음을 돌리는데 등뒤로 인기척이 느껴졌다.
"게 누구시오~~?"
머리가 새하얀 노인이었다.
순간적으로 알아차렸다.
이 사람이 죽은 노인의 절친이었던 J라는 것을.
나는 노인에게 준비해 온 물건을 꺼내 보였다.
"이것은 납으로 된 팬티?!! 그렇다면 K가 죽었단 말인가?"
J 영감은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먼 길 왔을텐데, 일단 안으로 들어오게..."
 

8.
"..틀..림없이 K의 물건이군. 자네가 임종을 지켰나? K는 양지바른 곳에 묻혔나?"
갑작스러운 옛친구의 죽음 탓인지, 노인의 몸이 아직도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네. 어르신은 납 중독에 내부 피폭이 심각해서 방사성 폐기물 처리법에 따라 후쿠시마 앞바다에 고히 모셨습니다."
"음 잘했군. 고맙네 젊은이!"
노인은 내 손울 두손으로 꼭 잡았다.
 
"그런데.. 영감님.. 돌아가신 어르신이 말씀하시길 J 영감님은 변절자라고 하던데.. 두분 사이에 데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음.. K가 자네에게 그런 말을 했나? 하긴 우린 평생 그 일 때문에 서로를 의심했었지.."
J노인은 나지막하게 옛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K 와 나의 소중이가 봉인되고 얼마 안되었을 때 일이네..
우리는 소중이가 오염된 이유를 찾아보았지만, 별다른 소득은 없었어.
하지만 반감기가 수천년에 달하는 방사선 동위원소를 이용한 실험이었기에,
원인을 알아낸들 별 의미는 없었네."
 
 
9.
"면 좀 그만 쳐먹고 이리와봐, J! 이게 내가 만든 납 팬티야."
"납 팬티.. 초호기? 우린 평생 이 딴걸 입고 살아야되는건가?"
"우리의 똘똘이는 다시는 청정해 질 수가 없어. 하지만 이 불행은 우리 대에서 끝내야 돼."
"그래.. 방사능을 대대손손 물려줄 수는 없겠지.."
K와 J는 그날부터 방사선 방호복을 개량한 납팬티 초호기를 입게 되었다.
그리고, 몇일 후 그들은 맡았던 실험을 끝마치게 되었고, 마지막 날 대청소를 하게되었다.
"짠!!"
"어이! 울트라리스크. 넌 여기 왜 왔어?"
"방사성 실험실 구경하러 왔지. 교수님께서 오늘은 청소 하는 날이라 구경해도 된다고 하셨어."
처음보는 실험 기구들에 눈이 휘둥글해진 L양은 이리저리 구경하느라 여념이 없다.
"야 청소 안하려면 나가~~"
K의 면박에도 L은 별 다른 동요가 없었다.
"선배 선배!! 이건 머야?"
L이 방사능 피폭측정기계를 가르키며 물었다.
"아 이거 방사능에 피폭되었는지 측정하는 기계인데.."
"나~ 나~ 이거 해봐도 돼?"
J의 설명이 끝나기도 전에 L 기계 위에 올랐다.
 
'삑삑삑삑삑삑삑삑삑삑삑삑!!'
"응? 이게 무슨 소리지??"
고개를 갸우뚱 거리는 L에게 K와 J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L양의 불인견지처에서 방사능 오염이 감지되었다.
 
 
10.
"스트! 그래.. 방사성실험실 출입 리스트에 따르면 L은 방사성 실험실에 온적 조차 없었어.
우리 중 누군가가 봉인을 깨트리고 소중이를 세상 밖으로 내보냈다고 생각했네. 우리는 서로를 의심하기 시작했어."
노인은 K의 유품을 쓰다듬으며 말을 이어갔다.
 
"이 물건을 보니 이제야 평생 내 눈을 가려 왔던 의심이 거두어 지는군. 개미 새끼 한 마리 들어갈만한 틈도 없지 않은가?
이 친구가 결국엔 천의무봉의 경지에 이르렀구만.."
노인은 큰 한숨을 쉬었다.
"그렇다면... 역시 영감님께서 범인이십니까?"
J는 아무 말을 하지 않은 채, 가만히 손을 들어 방구석을 가르켰다.
그곳에는 컴퓨터가 켜져 있었고, 나는 조심스레 다가가 모니터 화면을 보았다.
 
"투데이..... 유머 닷 컴?!!"
침묵을 지키던 노인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A S K Y"
 
 
11.
치듯 지나칠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나는 곤경에 빠진 노인을 도왔고,
그 과정에서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비밀을 하나 알게 되었다.
노인의 마지막 소원은 오늘 다 이루어졌고
더 이상 내가 신경 쓸 일은 없었다.
 
그렇지만 이 끝나지 않은 듯한 기분은 뭐지?
진실을 알지 못한채 서로를 원망하며 죽어간 노인의 얄궂은 운명 탓일까?
오늘따라 차가운 내려앉은 밤공기 만큼이나 집으로 가는 발걸음도 점점 무거워졌다.
 
그녀를 왜 방사능에 오염되었을까?
 
 
12.
"~아~ 좋다!!"
"이 년아 그만 쳐마셔~~ 딸꾹"
L의 자취방에서 술파티가 벌어졌다.
"L! 술 떨어졌다.. 히잉.. ㅠㅠ"
"웅~ 울 베프 울지마.. 이 언니가 빨리 사다줄께..!! "
L이 자취방을 나왔을 때, 밤하늘엔 수많은 별이 반짝이고 있었다.
"이야. 오늘은 별들이 유난히 밝네. 좋다!! 헤헤헤~"
원래도 활발한 성격의 L이었지만 반짝이는 별빛 아래를 거닐다보니 기분이 한껏 더 좋아진 것 같았다.
"응..? 근데 저건 머지? "
별들 사이에 둥그런 물체가 희미하게 보였다.
"UFO인가? 내가 취해서 헛것이 보이낭? 딸꾹! 동글동글 귀엽게 생겼넹~"
"여기요!!! 여기~~ 안녀어엉??"
 

 
 
---------------------------------------------------------------------------------------------------------------------------------------
 
글은 비록 병신같지만, 세월호 참사는 잊지 않겠습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