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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네 원수를 사랑해라
게시물ID : panic_9992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학신
추천 : 3
조회수 : 125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9/03/02 22: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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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커먼 곰팡이가 여기저기 피어있는 습한 지하실.
 
지하실 바닥에는 핏자국이 난자하게 튀어있고 칼을 가지고 있는 한 사내와 나무 기둥에 묶여있는 늙은이가 마주 보고 있다.
 
대체 왜 이러는 거야왜 그러는 거냐고!!!”
 
손과 발이 줄로 묶여있는 성직자 윤병철은 울부짖었다.
 
검은 마스크를 쓴 사내는 서슬이 시퍼런 칼을 그의 목에 겨누면서 병철의 귀에 입을 가까이 댔다.
 
밥을 이유가 있어 서서 먹나.. 그냥 먹는 거지..”
 
자신의 일가족을 살해하고 자신을 이렇게까지 모욕하는 이유가 없다니 윤병철은 억울했다. 화가 났다. 분노가 치밀러 올랐다.
 
마스크를 쓴 사내는 큰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악이 받친 윤병철은 눈이 충혈된 채 외쳤다.
 
!!.. !!!! 이 새끼야!!!!!! 악마야!!!!!!!!!!!”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에 윤병철의 눈가에 눈물이 흘러나왔다.
 
사내는 윤병철의 눈가의 묻어있는 눈물을 손가락으로 닦으면서 말했다.
 
악마라그것도 괜찮은데~~”
 
너 같은 악마 새끼는!!! 꼭 지옥 갈 거야!! ?? 이 죄 100010000배로 영원히 고통받을 거라고!!!”
 
윤병철이 목에 핏대를 세우며 사내를 보며 소리쳤다.
 
이제 뭐 끝낼까?
 
사내는 칼을 윤병철의 배에 깊숙이 넣었다.
 
.. 으윽!!!”
 
배의 상처 부분으로부터 타드러 가는 통증이 온몸에 펴졌다.
 
[. !!!]
 
사내가 연속으로 더 찌르자 타드러 가는 통증이 점점 사라지면서 의식이 흐려졌다.
 
윤병철은 의식이 흐려지면서 신에게 빌었다.
 
저런 악마 새끼는 지옥, 그것도 아주 고통스러운 지옥 한가운데에서 영원히 고통받게 해 달라고, 이 치욕을 1000배로 갚아달라고 윤병철은 의식이 사라질 때까지 빌고 또 빌었다.
 
“흠,,30명 정도만 더 죽일까?
 
사내가 칼을 씻으면서 말한 소리를 뒤로한 채 윤병철은 숨을 거두었다.
 
……
 
 
 
.
 
 
여기는..”
 
윤병철은 눈을 떴다.
 
바닥은 푹신푹신한 구름으로 뒤덮여있고 배경은 푸른 하늘, 그리고 앞에는 황금으로 된 궁전까지 그가 생각했던 천국 그 자체였다.
 
.천국이야.그래 이젠 푹쉬는 거야
 
윤병철의 입가에 행복한 미소가 피었다.
 
아빠아아아~~”
 
여보!!”
 
그의 아들과 아내가 멀리서 그를 향해 달려온다.
 
눈물을 흘리며 서로 부둥켜안는 윤병철과 가족들.
 
그래 그런 악마 새끼는 잊자 지옥에서 영원히 고통받을
테니깐.. 이젠 영원히 가족들이랑 천국에서 행복하게 사는 거야.영원히.영원히……'
 
윤병철은 가족들과 손을 잡고 황금 궁전으로 들어간다.
 
오랜 시간이 지나고 윤병철은 그 일을 잊었다.
 
아니 잊을 수 밖엔 없었다.
 
매일 나오는 맛있는 음식, 좋은 사람들, 가족들, 돌아가셨던 아버지, 어머니, 할아버지, 할머니 그를 행복하게 만드는 모든 것이 여기 천국에 있었다.
 
이런 행복한 삶을 영원히 즐기다니정말 행복하다..’
 
윤병철은 푹신한 구름에 누은 채 선선한 바람을 느끼며 평화로운 일상을 보냈다.
 
평소대로 나른한 일상을 보내는 윤병철은 하늘에서 울려 퍼지는 중저음의 목소리에 벌떡 일어났다.
 
[나의 백성들이 왔노라환영해주거라..]
 
윤병철은 재빨리 옷을 가꾸고 사람들을 맞이하러 황금 궁전 대문 앞으로 갔다.
 
앞으로 가니 여러 사람들의 실루엣이 보였다.
 
인사를 하러 가까이 간 순간 윤병철은 깜짝 놀랐다.
 
……ㄴ…… !!!!”
 
그 사내였다.
 
이유 없이 자신을 죽이고 자신의 일가족을 몰살한 악마.
 
그 악마가 선한 웃음을 그에게 비추었다.
 
. 네가 어떻게……
 
사내는 선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 윤병철 씨,, 지난 일은 사과하겠습니다 진심으로 회개하고 신께 용서를 빌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도 여전히 윤병철이 부들부들 떨고 있자 근처의 신도들이 말을 걸었다.
 
형씨 왜 그려!!”
 
저 양반이랑 무슨 일 있었는겨?”
 
사내가 윤병철 근처의 신도들에게 슬픈 표정으로 말했다.
 
제가 신의 사랑을 받아들이기 전에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사내의 눈에 눈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교도소에서 목사님을 만나고 회개하고 진심으로 신께 용서를 빌었습니다..”
 
한눈에 봐도 예전과는 다르게 선해진 느낌이 드는 그였다.
 
신도들은 이제 알겠다는 듯이 윤병철의 어깨를 두드렸다.
 
,, 그런 일이 있었는겨,, 형씨 진심으로 회개한 거 같으니께 맘 풀어!!”
 
그려!!”
 
괜찮아, 괜찮어어
 
하지만 이미 윤병철의 귀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윤병철은 눈의 초점이 사라진 채로 중얼거렸다.
 
어떻게. 용서를 하실 수 있지,, 어떻게,,,,”
 
윤병철이 하늘을 보며 중얼거렸다
 
그러면.. 그러면.용서했겠지
 
윤병철의 뇌리에 생각이 스쳤다.
 
(오른쪽 뺨을 맞으면 왼쪽 뺨을 내주어라.)
 
(네 원수를 사랑해라)
 
 
(네 이웃을 용서해라)
 
 
……. 아아...”
 
넋이 나간 채 윤병철은 무릎을 꿇고 신음을 하였다.
 
명령이었구나.. 자신은 용서하겠으니너를 위해서라도용서해라.”
 
.. 아아아....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윤병철은 실성을 하면서 웃었다.
 
세상이 끝나가도록.
 
지옥까지 웃음소리가 들리도록.
 
윤병철은 이제 매일 나오는 맛있는 음식, 좋은 사람들, 가족들, 돌아가셨던 아버지, 어머니, 할아버지, 할머니 그를 행복하게 만드는 모든 것과 '그'와 함께 있을 것이다.
 
영원히 지옥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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