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지사의 구속수감 이후 소셜미디어에 '근조 대한민국 사법부'라는 사진들이 돌아다니는 걸 봤습니다.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우리가 지금 본 그 모습 그대로 살아 있었고, 아직 그 모습 그대로 있는 겁니다. 사법부가 언제부터 저렇게 됐을까를 생각해 보면 답 나옵니다. 저들은 '일제 시대부터' 그랬고, 그때 만들어진 사법부의 뿌리는 지금까지도 그대로 살아남아 적폐의 뿌리가 되어 있는 겁니다.
양승태같은 인물이 대법원장이 되어 그 잘못된 관행들을 더 교묘하고 더럽게 만들어 놓은 것은 아쉬운 일이지만, 원래 대한민국의 사법부를 책임지고 있었던 이들이 일제 때부터 그런 모습으로 살아온 겁니다. 독립운동가들에게 사형을 선고했던 자들이 다시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면서 빨갱이 누명을 쓴 이들에게 똑같이 사형을 내렸던 겁니다. 그러면서 저들 이너서클만의 공고한 관계를 맺었고, 지금 이렇게 촛불 혁명으로 그들이 구축해 온 기득권이 박탈될 것이 우려되자 동원할 수 있는 방법을 다 동원해서 시민들에게, 그리고 촛불 항쟁으로 탄생한 정부에 무력감을 가져다 주려고 하는 것이지요.
저들이 그나마 우리가 생각할 때 정의로운 판결을 내렸던 적이 언제였던가를 생각해 보십시오. 국민의 분노가 피부로 느껴질 때만이었습니다. 촛불이 광화문에 수백만이 타오르던 그 때, 아마 그들은 4.19 때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생각해 봤을 겁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이 기각되던 그 순간에도, 그들은 광장에 모인 사람들의 분노를 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을 겁니다. 저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자기들의 기득권이 박탈되고 자기들만의 카르텔이 붕괴되는 겁니다.
왜 저들이 저렇게 기를 쓰고 지금의 불합리하며 개개인의 특질을 살리지 못하는 기형적인 교육제도를 계속 유지하려 하겠습니까? 공부 잘 하면 출세의 사다리를 탈 수 있다는 환상을 기층민중에게 심어주는 동시에(실제로 그게 가능했었던 시절이 있긴 했지요. 한국전쟁으로 수많은 기득권 인사들과 그들을 보필하던 엘리트들이 죽어 사라져 버린 자리엔 결원을 채워야 할 필요가 있었으니, 그때의 입시 같은 것들은 그런 순기능을 하긴 했습니다. 근데 그게 지금도 그럴 것 같습니까? 이른바 SKY라고 불리우는 소위 명문대학의 요즘 입학생 출신 지역이 어디인지 통계를 들여다보면 거의 서울, 그것도 강남 출신 아닙니까?) '그들만의 카르텔'을 더욱 공고하게 만들기 위한 것 아닙니까?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판검사라는 것들이 과연 평범하게 일상을 살고 있는 수많은 다른 이들에 대해 가슴으로 공감할 수 있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저들은 자기들이 누리고 있는 기득권을 놓을 생각이 없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들에게 지금 정부는 그들이 누리는 권리를 박탈하려는 매우 불온한 세력으로 보일 수 밖에 없으며, 그 때문에 국민의 감정을 무시한 저런 판결도 내리는 게 가능한 겁니다. 바로 자기가 누리는 황금 밥그릇과 숟가락을 놓을 수 없기 때문에.
물론 사법정의가 실종돼 있다는 것을 가슴아프게 생각하며 자신의 양심에 충실했던 판사들도 적잖이 계신 걸로 압니다. 양승태를 구속시키기까지 이탄희 판사가 겪었어야 할 불이익이나 조직 내에서의 비난을 어림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판사 재임용에서 탈락된 서기호 판사같은 분들이 계십니다. 양심과 정의가 살아 있어야 할 법원에서 양심과 정의를 가슴에 품고 있으면 그 집단에서 쫓겨나거나 스스로 물러나야 하는 게 지금 우리 사법 체제의 현실입니다. 많은 평판사들도 가슴에 이런 열불을 안고 있을 줄 압니다. 그러나 지금 이 시대에 그들이 입을 열지 못하는 건 그 카르텔 안에서의 안주가 편안하기 때문 아닙니까?
그래서 우리는 더 단결하고, 다시한번 강하게 촛불을 들어야 합니다. 저들이 왜 우리 사이를 그렇게 이간질시키겠습니까? 함께 하는 우리가 무섭기 때문인 겁니다. 법원 안의 양심적 세력들도 우리의 목소리가 높아져야만 용기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다시한번 보여줍시다. 우리가 박근혜를 탄핵시켰던 바로 그 국민이라는 것을. 빗발치는 총탄 속에서도 민주주의를 외쳤던 4.19 의 피가 우리 안에 흐르고 있음을. 전두환과 노태우가 항복선언을 하지 않으면 안 되도록 만들었던 사람들임을.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던 바로 그 사람들임을.
해외 동포들도 나서서 함께 다시 촛불을 들겠습니다.
시애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