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직업 마다 다양한 고충이 있겠지만, 고객을 상대하는 직업으로서 오늘 너무 힘들어서
위로 받고 싶어요.
저는 주유소에서 일하는 20대 여자 입니다. 고객을 직접적으로 만나는 모든 직업이 그렇듯
수 많은 일들 중에 진상 고객을 만날때가 가장 힘드네요
몇 가지 에피소드를 풀어보자면
1. 반말
셀프 주유를 하는 방법을 모르시거나 모바일 쿠폰, 상품권을 사용하시기 위해
사무실에 방문을 하시는 고객들이 계시는데요.
보통 젊은 분들은 존댓말로 말씀해주시는데 왜 나이 드신 분들은 다짜고짜 반말하시는 분들이 계실까요??
정말 반말 듣자 마자 바로 기분이 확 상하는건 어쩔 수 없네요
2. 셀프 주유 배울 의지가 없으신 분들
그냥 해달라고 합니다. 가르쳐 드려도 의지가 없는게 보이거나 심하면 빵빵 합니다.
나와서 기름 넣어달라구
3. 세차장
주유를 한 후에 세차를 했는데 엠블럼이 떨어졌다고 오신 분이 계세요.
본인이 분명 1월 30일날 세차 했는데 차 망가졌다고하셔서 CCTV 같이 봤는데 주유만 하시고 바로 주유소를 나가는 장면이 나오는 거에요 .
그런데 본인은 CCTV 못 믿는다구 너네가 입맞대로 화면 봐꿨는지 어떻게 아냐며 화 내시길래 경찰 불러서 해결하자고 하니
바쁘다고 가시네요 (20분동안 남자 직원들과 실랑이 하셨으면서)
4. 사장님 친분 과시
사장님과 아는 사이라며 무료 세차 요구하시는 분들 꼭 계세요.
그런데 저희 직원들이 어떻게 그걸 확인하나요?? 심지어 세차 많을 때는 차가 계속 들어오는데 계속 사장님 지인이라면서
돈 안내고 버티시는 분들 정말 민폐 민폐 그런 민폐도 없어요.
결국 세차장 직원들이 이 문제에 대해서 말하니 사장님이 그런 말 하는 사람들 무시하고 돈 다 받으라고 하셨네요.
4. 포인트
SK 주유소다 보니 Sk 엔크린 보너스 카드로 포인트 적립하는 분들이 많으신데요.
이 카드는 사용할려면 무조건 인터넷 혹은 전화로 등록해야 포인트가 적립이되요.
그래서 저희 직원들은 항상 전화나 인터넷으로 등록하라고 말씀드리는데,
어떤 고객이 우리가 말 안해줘서 여기서 10년 동안 주유 했는데 (아직 주유소 오픈한지 10년 안됨) 포인트 적립 하나도 못했다고
난리 난리 개난리 치셔서 결국 그냥 사장님이 돈으로 만오천 드렸어요....
정말 왜 이러시는 거죠???
(글 쓰니깐 생각 나서 그런지 더 빡치네요 ㅜㅜ)
5. 차량 게이지
5,000원 넣구 차량 게이지가 안올라갔다며... 뭐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ㅜㅜ
그 정도 넣으면 원래 안 올라간다고 말 해도 안 믿을때 정말 미쳐버릴 것 같아요
6. 정품 정량 의심
이 부분은 고객으로써 의심하는건 문제가 없다고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저희는 직원으로써 문제가 없다고 말씀들여도 절대 못믿겠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그러면 어쩔 수 없이 그럼 신고 하셔서 직접 확인 하라고 말씀드리면, 말투가 기분 나쁘다고 뭐라 하시네요..
7. 오늘 있었던 일
이 글을 쓰기 전에 전화를 한통 받았어요. 자기가 사기 당한거 처럼 기분 나쁘다고
그래서 무슨 일때문에 그러시냐고 물어보니 본인이 5만원 미만으로 주유했더니 4,000원 세차권이 나오더라
그래서 천원 이나 이천원만 내면 될 줄 알았는데 사천원 내라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다시 세차권 읽어보니 사천원 내는게 맞더라
근데 이게 기분 나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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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해주는 것처럼 하더니 사천원이나 내야해서 기분 나쁘다라고 하셔서
제가 "손님 할인해 드리는거 맞아요. 주유 안하시면 오천원이에요"라고 말하니
그래도 기분 나쁘다 다른 주유소는 이렇게 안하는데 !!!
라고 해서 정말 너무 어이가 없고 실소가 나와서 (어쩌라는 건지!!!)
손님 그런데 저희가 공짜로 해드린다고 하고 사기 친것도 아니고 세차권에 미리 공지를 했는데 그렇게 말씀하시면 어떻하냐고 하니깐
저한테 왜 그딴 식으로 말하냐고 어! 나한테 좋게 말해야지!!! 내가 기분이 그렇다는데 기분나쁘다고 하는데!!
정말 이때 정신 줄이 놔지더라구요
그래서 아니 저희가 잘못한거면 죄송하다고 하겠는데
뭐 이거는 사기 친것도 아닌데 사기 당한것 같다고 기분나쁘다고 저한테 이러시면 안돼죠!!!
라고 말하니
전화를 끊더라구요.
서비스업에서 일하는 대부분 사람들이 그렇듯 저도 의욕 같고 친절하게 대했습니다. 모든 고객들에게요.
근데 사년차인 지금 그런 의욕도 친절도 잃어가고 있네요.
그냥 내 할일 이나 하자 도와달라고 하는 일만 잘 도와드리자 라는 생각으로 하루 하루 일하고 있어요.
힘들더라구요. 내 인생에 티끌 보다 작은 존재들이 내 기분을 좌지우지 한다는게요.
사년 동안 이런 저런일 겪으면서 주변 지인들에게 위로 받았는데
오늘은 그냥 모르는 분들께 위로 받고 싶어서 글 써봤어요.
행복한 글이 아니여서 죄송하네요 ㅠㅠ
제 글 읽고 난 후 재미난 유머글 읽고
오늘도 화이팅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