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하나 있습니다. 서울역.
세종시에 가는데 역 플랫폼까지 차량이 들어와 그것 때문에 과잉 의전 이야기가 있었지요. 저는 바로 이 장면이 이 사람을 말해주는 모든 것이 한 장면에 들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당시 그 정권의 인사들이 다 그모양이었던 걸 기억합니다.
황교안이 대권주자이거나 당대표를 하기에 모자라다는 말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어쩌면 그는 딱 그 당에 맞는 사람일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 안에서도 수많은 난형난제들이 자기가 조금 더 못났다고 자랑들을 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그가 직접 나서서 이런 즐거움을 줄 수도 있는거군요.
그가 이렇게 그동안 그의 가장 단점으로 지적됐던 관료 출신의 '쫄아 있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커다란 행보를 할 수 있었던 배경엔 이른바 '태극기 부대'가 있지요. 그 동네에 권리당원이 되어 많이 들어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 표를 가지고 자기가 당권을 먹고 더 나아가 대선에 나오겠다는 속셈인 건 모두들 짐작할 만 합니다. 즉 그의 행보란 것이 모든 사람이 알 수 있다는 데서 오는 한계가 분명히 존재하는 거지요.
황교안이 그 당의 대표로 나선다는 거, 환영합니다. 그 당이 얼마나 '닭짓거리'를 하는지 그대로 보여주니까요. 촛불이 뜨거울 때 거기에 기름을 부어버렸던 그의 온갖 뻘짓거리들이 다시 들춰지겠지요. 그리고 그건 바로 그 당 안에서 당권경쟁을 하는 와중에서 드러나겠지요. 이렇게 지금 슬슬 기세좋게 나서는 그가 어떤 망신을 당하고 나서 반기문의 뒤를 밟게 될 지, 저는 무척 기대됩니다.
시애틀에서...
[출처] 황교안과 서울역, 그리고 반기문|작성자 권종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