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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이 많아서 한번 더 올라온 추리스릴러....43화..
게시물ID : animation_43769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홍염의포르테
추천 : 2
조회수 : 42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12/31 22:48:19

휴일에 나갈 일이 없어서.... 집에서 게임하며 소설만 썼더니... 하나 더 나왔습니다.


크리스마스에 뭐했는지는 노코멘트 할겁니다. 후...


아무튼 43화 잘 부탁드립니다.



43.


 “가라. 어머니께서 밖에 오셨나 보네.”


나는 그의 말을 듣고 일어서 밖으로 나가다가 발을 멈췄다.


“혹시 전화번호 좀 알 수 있을까요?



----



나는 엄마가 경찰서에 오고 나서야, 경찰서에서 나갈 수 있었다. 스마트폰을 돌려받은 것도 그때였다. 이미 시간은 기존에 계획보다 많이 늦어있었다. 아직 신고자도 파악하지 못한 것도 문제였다. 스마트폰을 돌려받자마자 하연이에게 연락하려 했지만, 연락도 닿지 않았다. 내일 찾아가 봐야 하나.


집으로 돌아가던 중 갑자기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후우우... 그래도 내 아들이 학교나 경찰서에서 엄마를 안 불러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야.”


그러나 딱히 질책하는 말투는 아니었다. 나도 이렇게 될 줄은 몰랐는데... 하아. 슬쩍 흘겨보는 엄마의 눈을 피했다. 질책을 안 한다고 해서 내 잘못이 없는 것은 아니었으니까. 좀 더 주의할 필요가 있었는데 황급했다. 어차피 되돌린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으니까.


“무슨 생각으로 그랬어?”


“그게...”


나는 망설였다. 털어놓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부담감이 나를 짓누르고 있었다. 혼자서도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이긴 했지만 그 가능성은 너무도 실날과 같아서 붙잡기조차 쉽지 않았다. 몇 번이고 반복해야만 간신히 그 끝에 닿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걸 놓치면 감당할 수 없는 결말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의 하연이도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지금이라고 해서 후유증이 없는 건 아니었다. 그런 쪽의 치욕은 오히려...


이런 모든 결과를 혼자 짊어지는 것은 너무나도 부담이었다. 물론 내가 한 짓은 아니다. 그러나 막을 수 있었는데 막지 못했다라고 돌아오는 것은 죄책감이 되어 나를 사로잡았다.


“사실은...”


엄마는 나의 말을 차분히 기다려주었다. 그리고 그 태도는 조금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고마웠다. 믿어줄지 아닐지는 모르지만 솔직하게 말하면  편할 것 같았다. 입술을 벌려 숨을 내뱉듯 자연스럽게 말을 하려는데 혀가 굳어 움직이지 않았다.


“...”


숨이 내쉬어지지 않았다.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것을 말하는 것은 마치 금기가 된 것 마냥 심리적으로 그것을 생각한 것만으로 입과 목 폐까지 말하기와 관련된 모든 것이 기능을 정지해버린다.


“아들?”


“흐읍. 하. 하아. 흡. 흐읍. 하아.”


그리고 그 생각을 멈추자 간신히 숨을 쉴 수 있어 급하게 숨을 들이켜 내쉬었다. 말할 수 없었다. 리와인더에 관해서. 그동안도 심리적으로 꺼려지긴 했었다. 그러나... 말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니. 이해하지 못할 건 아니었다.


“괜찮아. 아들? 왜 그래. 갑자기? 괜찮아?”


어머니가 걱정스러운 듯 내 어깨를 짚으며 말했다.


“응. 아냐. 괜찮아. 아무것도 아냐.”


횡설수설 변명을 꺼낸다. 리와인더에 대해 말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 짐은 혼자 짊어져야 한다. 아니면 포기하던가. 하지만 포기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사레 들렸었나 봐.”


“그래?”


말도 안 되는 변명도 엄마는 고개를 살짝 주억거릴 뿐이다.


“하연이가 너무 걱정돼서 나도 모르게...”


“그러니?”


“응.”


“그래.”


간단히 수긍하는 엄마를 보며 미안함과 고마움의 감정이 동시에 들었다. 집에 도착하고는 씻고는 바로 잠들어버렸다. 하루종일 계속되는 수사에 피곤도 쌓였고, 깨어있어도 내가 뭘 하기엔 너무 늦은 시간이었으니까.



다음날. 일어나자마자, 씻고는 옷을 챙겨입고 나왔다. 하연이에게 연락해봤지만, 여전히 전원이 꺼져있다는 수화음만 들렸다. 찾아가야지. 이래저래 물어볼 것이 있었다. 범인에 대해 모르더라도, 피해자인 그녀라면 신고자에 대해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범죄를 당한 지금 하연이가 걱정되었다.


하연이의 집까지는 한 걸음이었다. 어느새 보니 하연이의 집 앞이었다. 조금 나중에 와야 할까. 당장은 나를 만나기도 부담스러워 할지도 몰랐다. 그래도... 그건 부딪혀보기 전엔 모르는 거니까.


나는 초인종을 눌렀다. 조용했다. 반응이 없는 걸까. 집에 없나? 입원했다는 소리는 못 들었는데. 잠시 어디 나갔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한번 초인종을 누르려는데 덜컥이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그리고 그 벌어지는 문틈 사이로 보인 것은 하연이의 어머니였다.


“안녕하세요!”


나는 빠르게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들었다.


짝!


“......”


나는 순간적으로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고개는 돌아간 채로 원래대로 돌릴 생각도 못했다. 지금 상황을 이해하지 못 했다. 어? 왜... 지금 따귀를 맞은 건가? 갑자기? 왜? 얼떨떨한 표정을 한 채 고개를 천천히 들어 하연이네 어머니를 바라봤다.


“어....”


“여기가 어디라고 찾아와!”


당황스러웠다. 정말로. 당황스러웠다. 멍한 상태로 몇 초나 지났을까. 그제야 떠올릴 수 있었다. 어제 아침에 있었던 일. 단순한 의심이었지만, 지금은 내가 용의 선상에 올라왔다는 사실. 하연이의 어머니는 나를 범인으로 단정 짓고 있었던 거다. 그랬기에 이런 반응을 보인 거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입맛이 썼다.


변명하면 통할까? 아니. 이미 단정 짓고 있는 사람의 생각이 변명으로 바뀔 리가 없었다. 어제 경찰도 그랬으니까.


내가 아무 말도 못 한 채 가만히 있으니, 내 어깨를 밀치고는 문을 쾅 하며 닫았다.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 하아.”


한숨만 자꾸 늘어간다. 몸에 힘이 전혀 들어가질 않는다. 힘없이 발걸음을 옮겨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어떻게 해야 하지. 아마 하연이와 연락이 닿지 않는 것도 하연이네 어머니가 막고 있어서일지 모른다. 집에 들어갈 수도 없고, 스마트폰도 꺼져있고... 경찰 쪽에 용의자가 물어봐봤자, 신고자나 목격자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을 리도 없었다.


그래. 문제는 모두 내가 용의 선상에 올라가 있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그렇다면 그 목격자도 용의 선상으로 끌어당기면 될 일이다. 당장 수상한 것은 목격자였다. 문제는 그것을 잘 설명해서 경찰을 설득할 수 있냐는 것인데. 나 혼자로는 안 되었다. 하연이의 증언이 필요했다. 타임 리미트는 오늘 밤. 리와인더가 계획되어 있는 밤 10시까지. 그 이후여도 상관은 없지만 최선은 오늘 밤까지다.


경찰서에 가볼까? 아니 찾아가도 우호적인 분위기는 아닐 것 같았다. 그럴 바엔 어제 받아둔 전화번호를 쓰는 편이 나았다. 나는 아파트를 나와 걸음을 옮기며 바로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이 조금 이어지는가 싶더니 곧 전화가 연결되었다.


“예. 예. 전화 받았습니다.”


“네. 어제 전화번호 받아간...”


“아. 그... 전남석인가? 걔냐?”


“네. 네.”


“진짜 전화를 할 줄은 몰랐는데.”


“...”


내가 어이가 없어 말을 하지 않자, 그가 먼저 물었다.


“그래서 왜?”


너무 빠르게 진행하게 의심할 것이다. 차근차근 풀어나가야 한다. 신고자의 신상에 대해 바로 물어봐선 알려주지 않을 것이다. 신고자도 용의자로 몰고 가야 한다. 신상을 내가 아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고 어필하듯이 말한다. 그리고 경찰이 신고자를 의심하게 만들어 자연스럽게 조사하게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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