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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그림이 있는 풍경] 의자 - 6 /김용국
게시물ID : lovestory_8674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푸헤헹
추천 : 2
조회수 : 358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8/12/31 13: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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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10545_10624_1741.jpg
빈센트의 의자 / 빈센트 반 고흐 / 1888
 

 

의자

한 사람이 앉고 그 옆에
한 사람이 앉는다.
한 손씩 내밀어 깍지를 낀다.
두 사람은
한 사람처럼 의자에서 일어난다.
 
한 사람은 앉고
한 사람은 서 있다.
잠시 바람 같은 게 불고
한 사람이 떠나고
한 사람도 떠난다.

한 사람이 의자에 앉아 있다.
사람들이 무수이 지나가도
한 사람은 끝끝내 오지 않는다.
한 사람도 어디론가 사라진다.

의자가 새롭게 바뀌었다.

다른 한 사람이 앉고
그 옆에
다른 한 사람이 앉는다.

의자 뒤의 나무가 많이 자랐다.


 
 
있는 것을 언제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싶지만,
있는 것이 그대로 있는 것은 없습니다.
모든 있는 것은 변하거나 없어집니다.
시인 오상순이 '흐름 위에 보금자리 친'이라고 썼듯이,
있다는 것은 흐름이라는 무상성無常性 위에 위태롭게 있을 뿐이지요.
여기서 무상성은 항상 그대로인 것은 없다는 뜻입니다.
부처님의 말씀이지요.

우리의 삶도 만남도 그렇습니다.
삶은 생로병사의 흐름 위에 있고 만남은 헤어짐 위에 있습니다.
그러나 이 흐름을 이해한다면 아무리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이 찾아와도 견딜 수 있고
대단한 행운을 맞아도 무덤덤할 수 있을 겁니다. 길흉吉凶도 영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의자는 머무는 장소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만나고 사랑하고 헤어지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그러한 한 무리의 사람이 나타났다 사라지면 또 한 무리의 사람들이 그러하겠지요.
그리고 바람과 햇볕이 의자 위로 내리면 낡아져 새 의자로 교체됩니다.
이렇게 세월이 흐르니 의자 곁에 나무는 자라겠지요. 그러나 자란다는 것조차도 흐름에 있습니다.
세상에 고정된 것은 없지요. 우리는 흐름 속에 흐르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니 ‘카르페 디엠 carpe diem’입니다. 지금 이 순간만이 우리가 오로지 누릴 수 있는 시간입니다.
출처 http://www.newsroad.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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