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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두 동생들, 이젠 보호시설로 보낼 수 밖에 없는건가 싶다[펌]
게시물ID : humordata_179016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강한남레이지
추천 : 18
조회수 : 2171회
댓글수 : 23개
등록시간 : 2018/12/28 09:4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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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해왔는데 이번엔 길을 찾기가 조금 어려운것 같다.

난 내년에 졸업하는 대학생이야. 

이 이야기를 하려면 내 가정사를 꺼내야 하는데, 8년전에 부모님이 파산해서 이혼하시고 어머니랑 5남매끼리 살고있었어.

누나 본인 남동생1 남동생2 여동생1

근데 누나는 아버지 어머니가 이혼하신지 3년정도 뒤에 길을 잘못 들어서 대학생이 될때쯤인가? 더 이상 이런 집에서 살고싶지 않다면서 독립해서 나갔어.

그렇게 어머니와 4남매가 남게됐지. 잘 지내는가 싶더니 엄마가 1년뒤인 2014년 말에 갑자기 여행을 다녀오겠다더니 막내 여동생(당시6살)을 데리고 나가는거야.

그때까지는 이상할게 없었어. 근데 어느날 공과금 고지서를 보는데 뭔가 독촉장같은게 있는거야. 보니까 엄마가 지난 몇개월간 공과금을 전부 밀려놨더라.

기초생활수급비도 통장에 없더라고.

그래서 뭔가 이상함을 느낀 나는 엄마한테 전화해서 물어보니까 자기가 잠깐 쓸데가 있어서 안낸거라면서 얼버무리더니,

몇시간뒤에 6살 동생을 집 밑에 두고 연락두절 되더라... 난 그 당시에 고3이었는데 진짜 난감하더라...

뭘 해결하는 방법도 모르겠고, 동사무소 찾아가서 도와달라고 말했더니 후원금을 모아줄 단체를 찾아주시셨지..

그 당시에 밀린 공과금이 백만원 정도를 도와주셨어. 나는 지금도 그 분들께 지금도 정말 감사해. 

어쨌든 그 후에는 엄마가 며칠간 연락이 안돼서 경찰서에 가서 가출신고를 했어. 아동학대로 신고까지 하려고 했는데... 그 때는 아동학대지원팀? 담당 경찰분이 아동학대 신고는 하지 말라고 하더라.

 며칠뒤에 경찰관한테 엄마가 전화를 걸었다는데 대사가 이렇다."이제는 새로운 인생을 살고 싶으니까 더 이상 나를 찾지 말아달라"... 

그렇게 엄마는 포기하고 나도 대학을 진학함과 동시에 소년소녀가장이고 가정위탁부모로 내가 어떻게든 이끌고 살고 있었어. 그렇게 2년쯤 뒤에 내가 대학교 3학년이 되었을쯤 남동생2가 대학을 가더니 자기 역시도 이런 집에서 지긋지긋 하다면서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집을 받아서 나갔어.

 

그렇게 2018년 초에 남은건 나, 초등학생인 남동생 여동생 이렇게 셋이 남게됐다..

난 내 동생들이 부모는 없지만 정말 부모가 없다는 느낌을 받지 않으려고 최대한 노력하고 살았어. 정말 내 아들 딸 같아졌지.

그렇게 나도 슬슬 취업시기가 다가와서 이력서를 넣었고, 몇군데 연락이 왔는데 그때마다 군 문제가 해결이 안되면 곤란하다더라... 회사 입장을 이해하지.

누가 군대 언제갈지 모르는 놈을 뽑고싶겠어.. 그래서 병역 문제도 해결해야할겸 진지하게 병무청에 상담을 받았는데

병무청에서 해준 답변이 일단 양측 부모가 살아있고 내 동생이 돌볼 의사가 없다고 하더라도 부양의무자이기 때문에 나는 조건이 맞지 않는다고 하더라고

그 때 난 머리속으로 진짜 여러가지 과거가 스쳐지나갔지..

나도 엄마처럼 나갈까봐 맨날 불안해하던 아이들 때문에 심리상담센터 다녔던 기억, 애들하고 방학때 놀러간 추억 등,


정말 얘네들만 보고 장남이라서, 가족이라서 사랑하고 키워왔는데 병무청에서는 방법이 없으면 보호시설로 보내라는 답변이 돌아왔어

그렇게 되지 않으려고 노력해왔던게 물거품이 되는것 같아서 정말 마음이 아프다...

 

내일은 병무청에 직접 가볼 생각이야.

자다가 이런 쓸데없는 걱정에 잠을 깼는데 마음이 심란해서 글 한번 적어봤어. 평생에 글을 쓴적이 없어서 좀 이해하기 어려울것같네..


혹시 아는 선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와고인이 있으면 도와주면 좋겠다 ㅎㅎ 긴 글 읽어준 와고형님들 고마워.


--------------추가글---------------

 

이렇게 긴 글을 만명이 넘는 분들이 읽어 주실줄은 몰랐습니다.

처음 올리는 글이기도해서 절실한 마음으로 시작했던 글인데 많은 분들께서 응원해주시고 자신의 일처럼 생각해주셔서 울컥했습니다

글을 읽어주신 분들, 응원해주시는 분들께 정말 고맙습니다.


 

제가 글재주가 없어서 설명하지 못한것이나 이해하시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금부터 병무청에 다녀올 생각입니다.

 

혹시 궁금하신 점이 있으면 제가 아래에 달아놓은 댓글에 답글로 질문해주시면 다녀온 뒤로 추가글로 올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제게 여러 방법을 강구해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일일히 인사를 드리고 싶지만 스케일이 생각보다 커져서 모든 분들께 인사를 드리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정말 감사하는 마음으로 모든 분들께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ㅎㅎ

원래는 친구한테 말하는 형식으로 글을 썼지만 워낙 많은 분들께서 봐주시게 되어서 말 한마디가 조심스러워집니다 ㅋㅋ

그래서 딱딱한 글씨체로 쓰게 되었습니다 ㅋㅋ 글이 재미 없어졌더라도 양해 부탁드려요


 




--------------추가글 2--------------

 

오늘 병무청에 다녀왔습니다. 사전에 병무청과 이야기를 하지 않아서 어떤 서류를 준비해오라는 이야기는 없었지만

왠지 제대로 대비를 하고 가야할것 같아서 동사무소에서 뗄 수 있는 모든 인적사항들이나 어머니 가출신고를 했던 기록을 가지고 갔는데 결과적으로는 쓸모가 없었네요.

 

제가 병무청에서 듣고온 답변을 말씀드리기 전에!!! 그 분들은 공무원이고 법의 테두리 안에서 말씀하실 수 밖에 없는 분들이기 때문에

그 분들을 욕하는건 제가 무안해집니다ㅜㅜ 현재로써는 법이 제정되면 좋겠지만요ㅎㅎ

어쨌든 병무청에서 들은 대답은 전화상에서 이야기했던것보다는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해주셨습니다.

부양비가 맞지 않는데 왜 부양비가 맞지 않느냐면, 아버지가 노숙자라고 하지만 아직 살아계시고 아이들을 돌볼 수 있는 몸이기 때문에 부양의무자,

어머니와는 4년째 연락을 하지 않지만 아직 살아계시고 아이를 돌볼 수 있는 몸이기 때문에 부양의무자,

그리고 성인이 된 동생과도 연락을 하지 않는다지만 의무적으로 부양의무자라고 합니다.

어쨌든 결론은, 그 사람들이 아이들을 돌볼 의사가 전혀 없다라고 주장해도 국방의 의무이기 때문에 그들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부양의무자라고 합니다.


정말 절실하긴한데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수가 없으니까 많이 답답하네요.


그리고 여기에 의견을 써주신 분들께는 정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원래 전 진심으로 감사한다, 여러분들께 감사합니다. 라는 말은 기업에서 형식적으로 쓰는 멘트인줄 알았는데 이제는 그게 뭔지 알것 같습니다ㅋㅋㅋ 감사합니다. 

 

그리고 써주신 댓글들은 전부 읽어봤습니다.

 

우선 산업체로 가라는 의견을 내주신 분들께 감사합니다. 열심히 조사해봤는데 대학 4년제 졸업생이 산업체로 가려면 정말 어려운 기사 자격증이라는게 필요하더라구요.

그리고 복지에 관해서 알려주려고 댓글을 달아주신 분들께도 감사합니다 ㅋㅋ 모르는게 있으면 쪽지로 또 질문하겠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청와대국민청원에 올려라, 올리면 응원하겠다" 라고 해주셨는데 그것도 정말 감사합니다.

만약 국민청원에 글을 쓰게 된다면 글을 다듬어야할텐데 제가 글재간이 없어서 조금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도 국민청원에 글을 쓰고 싶지만 글을 썼다가 왠지 더욱 불이익을 줄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에 사실은 조금 겁이 나기도 합니다.

여러분들께서 저에게 힘을 실어주신다면 글을 다듬어서 더욱 이해하기 쉽게 청원을 올려보는 방향으로 진행하겠습니다

 

 

 

그리고 오늘 제 사정을 듣고 동생들에게 금전적으로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씀하신 분이 계십니다. 

제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이 저의 사정을 공감해주시는 것만으로도 저에게는 굉장히 큰 은혜입니다.

거기에 돈까지 받는것은 두 번이나 은혜를 입는 것이기 때문에 제가 감당하기가 어려울것 같습니다.

그래도 도움을 주고 싶으시다면 나중에 국민청원란에 청원을 하게 되었을 그 때 여러분들께 염치 불구하고 다시 한 번 도움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제 동생들에게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주려는 분들께 정말 감사합니다. 좋은 결과가 나올때까지 잊지 말고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출처 https://www.ygosu.com/community/best_article/yeobgi/1481400/?type=daily&sdate=2018-12-27&frombes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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