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유머가 아님을 사과드립니다.
어제 오후 베스트게시판에 올라왔던 '각국의 관광객 이미지'라는 글에서 댓글 하나를 봤습니다.
저는 중국인 와이프와 아들 하나가 있기 때문에
저 댓글을 보고 상당히 불쾌하여 댓글을 남겼습니다. 댓글에 썼다시피 저희 와이프는 중국인이고, 중국사람은 시끄럽다는 것에 동의하며, 와이프는 그부분을 의식해서 조용히 지냅니다
오히려 중국사람임을 알았을때에 일부 한국사람들이 보내는 눈초리를 무서워합니다.
트러블에 엮인 적이 있기 때문에요
그런데 제가 저 댓글을 남겼을때 원댓글에 추천수가 5개였는데
시간이 갈수록 원 댓글에 추천수가 올라가고 제 댓글에 비공감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글을 쓰면서 내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을 무서워하는 건 아닙니다만,
누구도 왜 제 글에 공감하지 못하는지 의견을 말해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제가 가장 불편한 것은 원 댓글입니다.
'좋은 XX는 죽은 XX뿐이다.'
많이 보던 글귀 아니신가요?
'좋은 일베는 죽은 일베뿐이다.'
'좋은 한남은 죽은 한남뿐이다.'
'좋은 좌빨은 죽은 좌빨뿐이다.'
기타 등등
공통점이 무엇인지는 대충 아실거라 생각합니다.
'혐오'의 의도로 사용하는 구절입니다.
나무위키가 정답은 아니지만, 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잘 설명한것 같아 퍼왔습니다.
유래가 옳은지, 그른지는 지금 중요한건 아니니 넘어가주시고요
보시다시피 어떤 집단에 대한 극도의 증오이자 경멸의 문구라 적혀있습니다
혐오한다와 동일하게 생각해도 되겠지요
중국인은 대체로 시끄럽다는 말에는 제가 쓴 댓글에서와 같이 동의를 했습니다만,
'중국인'이라는 집단에 대한 혐오로 이어져도 진짜 괜찮은가요?
'어글리 코리안'이라는 말 들어본 적 다들 있으실겁니다.
어떻게 생각들 하셨나요? 나는 아닌데.. 나는 아니니까 괜찮아.. 뭐 이렇게 생각하셨나요?
아니면 저 인간들은 도대체 해외나가서 왜저러나 생각하셨나요?
한국 사람만 그런거 아니니까 괜찮다구요? 그게 중요한게 아니죠.
저 일부로 인해서 한국인 손님을 받지않는 식당이 생겼고, 섬에 입도를 거부하는 곳이 생겼고, 현지인들에게 한국인이란 이유만으로 차별을 받습니다.
결국 집단에 대한 차별이 내게도 불이익을 주는 상황이 옵니다.
메x,워xx 들의 말을 옮겨오기는 싫었지만 혐오에 대해 설명하기에 너무나도 적절해서 어쩔수 없이 쓰고자 하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좋은 한남은 죽은 한남뿐이다'
기분 나쁘지 않으셨어요? 저들이 말하는 한남과 나는 아무런 접점이 없는데도요?
저들은 가부장적이고, 성범죄를 일삼는 등 극히 일부를 '한남'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교묘하게 한국남자 전체를 지칭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위 인용한 글과 같이 한국남자 전체를 혐오하고요
그 외에도 좋은 XX는 죽은 XX뿐이다 라는 구절을 혐오와 비하의 의도로 많이들 사용하고 있습니다.
(혹시나, 일베나 페미를 비하하지 말란 이야기냐? 라고 물으실 수 있는데, 그런 의도가 아님은 당연히 아시겠지요
단지 '중국인'이라는 집단 전체를 비하하기에는, 그 특성이 '대부분 나타난다' 하더라도 너무 큰 집단이라는 것이 제 의도입니다.)
인터넷상에 웃자고 올린 글에 뭐 그렇게 진지하게 반응하냐고 하실수도 있는데,
여러분 처음에 일베가 온라인상에서 활동하기 시작할때 다들 뭐라고 하셨나요?
인터넷에 올린 글이니까 그냥 넘어가자 하셨나요? 언젠가 사회로 나올것이라고 미리 밟아없애자 하셨나요?
결국 어떻게 됐습니까? 폭식 투쟁이니 오프라인으로 뻔뻔하게 기어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페미들은요?
온라인 상 일부 여성들의 돌출행동인가요?
시위는 수시로 하고있고, 바로 얼마전 이수역 사건도 있었습니다. 가상세계가 아닌 현실세계로 나와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민자, 외국인에 대한 차별은 괜찮은가요?
제 댓글에 썼다시피 이미 현실에서 저희는 겪고있는 문제입니다
아직 직접적인 위해는 겪지않았지만,
한국인 유학생들 영국이나 러시아 등지에서 백인우월주의자에게 인종차별로 폭행당했다는 뉴스 몇번이나 나왔지요.
한국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질까봐 노심초사합니다. 그 대상이 우리 가족이 되지 않길 바라면서요.
이런 혐오가 조직적이고 대규모로 나타난다면 어떻게 되는지 아시지 않습니까?
나치의 유태인 학살, 인종청소입니다
너무 비약하는거 아니냐 생각하시나요?
이번 총선때 페미당 출마했습니다, 일베당은 이미 있지요
한국에도 나치당이 나오지 말란 법 있습니까?
한 분이 댓글로 물꼬를 터주자 많은 사람이 동조했습니다.
한 사람이 분열의 정치를 하고자 정치계로 나서 물꼬를 트니 더 많은 사람이 동조합니다.
그러면 한국형 나치당이 탄생합니다.
'오늘의 유머'라는 사이트가 하나의 인격체는 아니지만,
저렇게 많은 분이 혐오에 동조한다는 사실에 너무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지금까지 가장 이성적이고, 무차별적인 혐오 자체를 혐오하는 커뮤니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요.
제가 이 글을 쓰고 있는 동안에도 꾸준히 추천과 반대가 박혀서
현재 원 댓글에는 23개의 추천과 10개의 반대가, 제 댓글에는 12개의 추천과 11개의 반대가 있습니다.
어느 쪽으로 흘러가는지는 이미 결론이 났다고 봅니다만,
아직도, 아무도, 왜 동의하지 못하는가에 대한 의견은 주시질 않네요.
저는,그리고 저희는 참 많은 혐오의 대상입니다.
그들이 말하는 한국 남자이고, 좌빨이고, 다문화 가정입니다.
때문에 이수역 사건과 같은 페미와의 트러블이 생기진 않을지,
정치적 성향을 드러냈다가 차별당하진 않을지,
다문화 가정이란 이유로 이유없는 멸시를 당하진 않을지,
항상 걱정이 있습니다.
저와 제 와이프와 제 아들은 앞으로 계속 한국에서 살 수 있을까요?
여러분은 끝까지 당하는 입장이 되지 않을수 있으신가요?
요즘같은 혐오의 시대에 제 글을 보시고 조금이라도 생각에 변화가 있으셨다면, 저런 무차별적인 혐오에서 벗어나셨으면 합니다.
끝으로, 너무나도 유명한 글을 하나 올립니다.
나치가 그들을 덮쳤을 때
나치가 공산주의자들을 덮쳤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다.
그 다음에 그들이 사회민주당원들을 가두었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사회민주당원이 아니었다.
그 다음에 그들이 노동조합원들을 덮쳤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다.
그 다음에 그들이 유대인들에게 왔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유대인이 아니었다.
그들이 나에게 닥쳤을 때는,
나를 위해 말해 줄 이들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덧붙이는 글
1) 이 글은 시끄러운 중국인을 옹호하고자 하는 의도와 내용은 전혀 없으며, 오히려 시끄럽다는 의견에 동의합니다.
단지 집단 전체를 혐오하지 말자는 내용입니다
2)그러게 누가 중국인이랑 결혼하라고 했냐? 라는 분이 있을까봐 걱정되는 마음에 드리는 말씀입니다만,
중국사람이라서 좋아했겠습니까, 사람이 좋았던 건데 단지 국적이 중국이었을 뿐이지
3)제 와이프는 한국을 참 좋아합니다. 어지간한 한국사람보다도요.
가이드가 꿈이어서 한국사나 한국어 능력 시험도 치면서, 직접 밝히지 않으면 중국인인 줄 모릅니다.
한국사 왜곡해서 안내하는 중국인 가이드들 뉴스 보고 저런 사람들때문에 중국인 전체가 욕먹는다고 저보다 더 화내기도 했고요.
국적은 중국일지언정, 본인이 오고싶어서 온 나라에서 저와 결혼하고 아이까지 키우면서 더욱 한국에 대한 애정이 커져가는데
차별과 멸시 때문에 상처받는 와이프가 보기 안쓰러워 늦은 시간에 글 올렸습니다.
4)퇴고를 참 많이 했는데도, 중간중간 전개가 자연스럽지 않은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실력이 모자라 그렇겠지요.
시간이 늦은 만큼 얼마나 많은 분이 보실지 모르겠지만,
제 글에 반대하시는 부분이나 말이 안되는 부분이 있으면, 댓글로 질책과 반론 부탁드립니다.
사족이 길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