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의 시작에 전화로 통보를 받았네요.
"오빠가 정말 열심히 노력한 건 알겠는데, 내 가슴이 설레지 않아"
......장거리 연애였는데, 뭐 꼴 보니 '설레는' 사람이 생겼나 봅니다. 제 연휴는 박살났지만요.
잘 듣고 이해하고, 잘 이야기하고, 이해한 바에 의거해서 이것저것 챙겨주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나 봅니다.
외모가 설레지 않으면 그 모든 것이 다 소용없는 것이었을까요?
저는 이성 외모조차 볼 줄 모를 정도로 시각 감각이 없는 사람인데 말입니다.
혹시나 해서 소개팅 어플 깔아 봤더니, 점수가 터무니없이 낮네요.
나름 1%급 커리어를 가졌다 자신하고 있는데, 딱 평균보다 조금 더 나오는 거 보니 제 얼굴은 확실히 -2σ 정도는 되나 봅니다.
같이 일하고 일정 시간 동안 같은 공간을 공유했던 사람들만 저에 대해 좋은 평가를 주더군요.
말 잘하고, 표현력 좋고, 통찰력 있고, 일 잘하고, 재능 있고...... 이런 건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는 쓸모가 없나 봐요.
농담처럼 말하는 게 아니라, 정말 이 생은 틀린 걸까- 싶어요.
그저 제대로 된 가족을 갖고 싶었는데, 그게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니.
......뭐, 넋두리에요.
올해는 너무나도 끔찍한 일들만 가득했기에, 이렇게라도 투정하고 싶었어요. 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