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 픽사베이
내 마음에 그대 마음 얹는 일
어느 날 내 식탁에
그대의 수저 한 벌을 더 놓듯
그대 비친 유리창에
내 얼굴 비치듯이
그대 듣던 음악에
나 잠시 멈추듯이
내 마음에 그대 마음을 얹는 일
이렇게 소소할지라도,
그대와 나
조금 가깝거나, 조금 멀거나
깊은 강물이 깊은 물소리 품듯
내 마음에 그대 마음 얹는 일은
조용히
그대 마음이 내 마음 얹게 하는 일.
함께 식사를 한다는 것은 식구처럼 가깝다는 뜻이겠지요.
를 함께 마시거나 술을 함께 마시는 일도 가깝지 않으면 쉽지 않습니다.
우리의 식탁에 수저를 한 벌 더 올리는 것은 타인을 자신의 안으로 불러드리는 겁니다.
더 친해지거나 더 가까이 하고 싶은 사람에게 행하는 다정한 인사이지요.
누군가 바라보는 유리창에 나를 살짝 비춰보고 싶을 때,
누군가 듣는 음악을 나도 함께 듣고 싶은 생각이 나면
아마도 그 누군가는 바로 좋아하는 사람이거나 사랑하는 사람임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비추거나 비춰주기 위해서는 자신이 깨끗하지 않으면 가능하지 않습니다.
제대로 된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없고 보여 줄 수 없으니까요.
잡념을 가지고는 음악도 제대로 들을 수 없는 것과 다르지 않지요.
그러니 내가 남에게 가거나 남을 내게 오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순결하지 않으면 안 되겠지요.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라면 더욱 그럴 겁니다.
누구의 마음에 자신의 마음을 오롯이 얹는,
자신의 마음에 누군가의 마음이 조용히 얹어지는 황홀한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