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회사 올해로 7년차 기획일하고 있는데
요즘 게임업계를 보고 느끼는, 정말정말 중요한건데 유독 게임회사가 등한시하는거 두개를 적어볼까 합니다
1. QA(품질관리)를 소홀히 했다가 게임 개판납니다
높으신 분들은 QA가 하는 일을 단순히 반복작업 해서 버그 찾고
어디 던전에 끼이는데 없나 경계선 벽 비비기 이런거나 하고 찾는 팀으로 생각하고 있는거 같습니다
'야 쟤네 저런 일 하는거 고급인력 갖다 쓸 필요 없고 그냥 대충 파견직으로 구하거나 외주 줘서 대충 구색이나 맞춰'
항상 이런 마인드로 하다가 게임 개판나는게 한두개가 아닙니다
(예시 : 콘솔게임 디비전 멀티 버그 엄청 많이 나서 유저 대거 이탈, 트리 오브 세이비어 버그 때문에 인식 개판남)
게임 전반적인 품질에 대해 진짜 잘못 생각하는 윗대가리들이 너무 많은거 같아요
품질 관리라는게 단순히 버그 찾고 그런거만 하는게 아니라
캐릭터(직업)간의 밸런스, 스토리의 짜임새, 멀티미디어 요소 검수(일러스트, 음악, 영상 등등)을 두루 확인해야 하는
그야말로 스페셜리스트 집단이 모여서 해야 하는게 품질관리인데
게임업계에서 등한시 하다보니 전문인력이 있을리 만무합니다
실제로 QA만 담당하는 외주 업체가 있긴 한데
내부에 상주하고 있는 QA팀에 비해 외주업체가 개발팀하고 계속 커넥션 하면서 게임의 품질을 향상시키기가 힘든건 사실입니다
솔직히 개인적인 입장으로 게임 개발 중 입김이 가장 쎄야 되는 팀이 바로 QA팀이여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얘네가 태클을 부지런히 걸어줘야 클라, 그래픽, 서버 애들이 짜증내면서도 고칠거 고쳐주죠
그런데 당연히 죄다 파견직, 비정규직 인원으로 구성을 한 QA팀이 힘이 있을리가 없습니다
QA팀이 힘이 진짜진짜 없으니 게임은 계속 개판 나고 스노우볼 오지게 굴러가는거죠
오히려 실제로 회사가 힘들면 제일 먼저 자르는게 QA인게 참 답답하기만 합니다
2. 비인가 프로그램(핵, 매크로)과 비매너, 부도덕 유저를 너무 나몰라라 하다가 게임 개판납니다
어느 게임이든 핵이든 매크로가 없을 수는 없고
트롤링하는 유저와 욕하는 유저, 혹은 보편적인 정서에 반하는 사상을 가진 유저가 없을 수가 없는데
그걸 제재하고 순화하고 막는거는 당연히 유저가 아니라 당연히 게임회사에서 해야 되는것입니다
그런데 게임회사에 다니다보면 이런거에 진짜 아무 생각이 없는걸 알 수 있습니다(비록 제가 여러 회사를 다녀보진 않았지만..)
개발단계에서 보안을 좀 더 신경쓰거나, 운영정책 상 처벌 수위를 조절해서 어느정도 억제를 할 수 있음에도
아무도, 단 한명도 이거에 대한 언급을 안합니다 우리 핵 나오면 어쩌죠? 이런 말 꺼내기도 힘듭니다 분위기가
의도적으로 모른척 하는건지, 아니면 아예 생각이 없는건지 알 수 없지만 진짜 언급 1도 안합니다
결국 배그는 핵 논란이 국정감사에서 언급되고, 던파는 일X,메X 게임이라는 불명예 스러운 별명에
비인가 프로그램 의심 유저가 대회에 출전하고 이미지 다 개판나고 엉망진창 되어버렸습니다
개발단계에서 대비 안하고 뒤늦게 와서 핵, 매크로를 프로그램 상으로 막고 운영정책 개정하고 필터링 한다?
이미 초반에 다 망쳐놓은 이미지는 스노우볼 굴러갈대로 굴러가서 절대로 바뀌지 않아요
이미 고객센터와 유저응대 외주 다 줘놓고, 전문 인력도 없는 마당에 한번 박힌 이미지를 어떻게 바꿀까요 힘들죠...
진짜 게임회사들 정말 사내 정치질만 하지 말고
다같이 으쌰으쌰해서 게임이 하나의 문화가 될 수 있도록 게임업계 종사자들이 힘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