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도로 엠티를 다녀왔습니다.
다 늙은 몸이라 후배들 노는 데 끼기 조심스럽지만
삼겹살에 소주와 과자로 때우는 불쌍한 인생들을 구원하기 위해서 따라붙었습니다.
저녁 고기는 보쌈입니다. 바베큐가 불가능한 숙소를 잡은 점도 있고... 방안에서 고기 굽기 귀찮기도 해서 곰솥 하나 들고 가서 수육을 삶았습니다.
물에 쌈장, 생강, 마늘, 통후추, 월계수잎, 감초 넣고 1시간 정도 삶았습니다.
나중에 저기에 순대도 삶고 라면도 삶습니다. 라면 30개쯤 동시에 삶을수 있는 거대 솥입니다.
포실포실하게 잘 익었네요.
숙소에 있을 칼이 미덥지 않아서 제 칼을 가져갔습니다.
아예 칼이 없더라구요... 가위로 다 썰뻔함...
나머지 상차림은 단출합니다. 이것저것 차리기에는 귀찮기도 하고 수육은 원래 김치정도만 있으면 충분하니까...
애들이 두점 세점씩 집어먹길래 그냥 두껍게 썰어줍니다. 잘 먹네요. 두당 400g씩 먹었습니다. 제가 조금만 먹었으니 어떤 녀석은 한 근을 먹었을 겁니다.
순대 2kg입니다. 업장에서 쓰는 제품인데... 저거 한 덩어리에 6000원 정도입니다. 분식집 기준으로 10접시 정도 나올겁니다. 더 나올수도 있고...
순대 맛은 괜찮네요. 내장을 안 산게 좀 아쉽지만 내장 포장단위가 너무 커서 어쩔수가 없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맥주만 먹고 있습니다. 역시 맥주엔 감튀죠. 슈스트링보다 웨지가 맛있지만 슈스트링이 빨리 튀겨지니까 조리사의 편의에 따라 저걸로 갑니다.
치킨을 부르짖는데 치킨은 좀 귀찮거나 비싸거나 둘 중 하나라서 너겟으로 했습니다. 맥너겟이랑 비슷한 맛이 나네요.
튀기기 편해서 좋았습니다.
최종 보스 연어입니다. 반마리 1.7kg을 다 먹었습니다.
케이퍼를 깜빡하는 만행을 저질렀지만
홀스래디시는 있으니까...
여기까지 꾸역꾸역 먹여서 사육하고 보니 정작 술은 얼마 안 먹었더라구요.
역시 안주가 좋아야 됩니다. 술만 많이 먹여서 죽여봐야 좋은게 없어요.
체중증가가 최곱니다.
인간이 더 많았다면 더 다채로운 메뉴가 가능했겠지만 이번엔 열명 조금 넘는 정도라 저걸로 끝입니다.
생각해보니 과일젤리푸딩, 후르츠칵테일, 사이다로 만든 화채가 있었는데 그거는 안찍었네요. 젤리 맛있었는데...
다음번에는 더 많은 메뉴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